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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8일 남지철교 쪽 낙동강 녹조.
지난 8월 28일 남지철교 쪽 낙동강 녹조. ⓒ 임희자

과거 녹조 논란이 단순한 시각적 피해나 상수원 수질 위협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마이크로시스틴으로 대변되는 녹조독소로 인한 국민 건강 위협과 심각한 환경보건 현안으로 그 쟁점이 확장되었습니다.

이 녹조독소는 간과 신경계에 유해하며, 일부는 생식독성을 가진 맹독성 물질로 알려져, 단순한 수질 생태계의 건강성 문제를 넘어섰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특히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을 비롯한 보 설치 구간에서 녹조 문제가 빈번해졌고, 이는 '녹조라테'라는 용어를 낳으며 강력한 대응 요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15년이상 해묵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후처리 중심의 미온적 대응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하천의 물리적 구조 왜곡을 바로잡는 정책적 결단이 시급합니다.

녹조 대규모 발생의 근본 원인, 멈춰버린 강과 관리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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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가 대규모로 발생하는 핵심 원인은 '보라는 인위적인 하천 구조물 설치와 영양염류 과잉의 복합적인 작용입니다.

첫째, 하천의 물리적 구조 왜곡입니다.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16개 보, 특히 낙동강의 8개 연속 보는 강물을 정체 수역으로 변모시켰습니다. 이로 인한 유속 감소와 체류 시간 증가는 녹조 창궐의 물리적 원인이며, 통제하기 어려운 기후변화(폭염, 수온 상승)와 결합하여 심각성을 더합니다. 댐·보 운영에 따른 수체 정체와 같은 인위적 요인은 최적 관리를 통해 반드시 제어해야 합니다.

둘째, 부실한 오염원 관리입니다. 녹조 발생의 기본 요건인 과잉 영양염류(인) 유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의 인 농도 기준이 호소 부영양화 임계 농도보다 10~100배 높아 실질적인 부영양화 억제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농업 비점오염원은 수질오염총량관리에서도 제외된 규제 사각지대로 남아있어 녹조 문제를 가중하는 요인입니다.

물을 넘어 공기, 농산물까지 위협

녹조 독성은 단순히 먹는 물 섭취를 넘어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노출될 수 있어 국민 불안을 가중하고 있습니다. 수상스키, 카약 등 친수활동 시 발생하는 에어로졸(공기 중 흩날림)을 통한 독소 흡입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실제로 낙동강 인근 주민의 콧속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친수활동 중 발생 가능한 녹조독소 수준과 건강 위험성에 대한 근본적인 조사와 분석을 시행할 책임이 있습니다.

또한 녹조로 오염된 농업용수를 사용할 경우, 상추, 쌀 등 농작물에 조류독소가 축적될 가능성이 해외사례를 통해 다수 보고되었습니다. 낙동강에서는 채집된 어류 체내에서 조류독소가 검출되어 수산물 섭취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현재 조류경보제는 농업용수원에서는 운영되지 않아 농작물을 통한 인체 위해성 규명은 시작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법, 하천의 물리적 구조 회복과 과학적 관리체계 구축

녹조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환경권 및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사후처리 중심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사전예방을 포함하는 적극적인 최적 관리 대책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과학적 논거에 기반을 둔 하천의 자연성 회복이야말로 기후위기 시대에 국민의 안전과 하천 생태계를 동시에 지키는 가장 확실하고 지속가능한 근본 해법입니다.

1. 근본 원인 제거: 하천의 물리적 구조 회복
우선적 보 개방 시행: 녹조 발생 우려 기간(7월 말~9월 말)이나 비영농기에 보를 최대한 개방하여 체류 시간을 감소시켜야 합니다. 과거 연구 결과, 보 개방은 체류 시간 감소 효과로 이어져 조류 농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추정된 바 있습니다.

장기적인 구조 회복 : 보의 부분 개방 → 완전 개방 → 철거의 순차적 시행을 통해 하천의 물리적 구조를 회복하고 물흐름의 연속성을 개선해야 합니다.

하굿둑 개방과 연계 : 낙동강을 포함 닫힌 하구의 하류 녹조 해소를 위해 하굿둑 개방과 연계하여 흐름을 회복하면 조류 농도 감소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2. 과학적 녹조 독성 관리 체계 마련
경보제 기준 강화 : 유해남조류 세포 수 단일 기준에서 벗어나 세포 수와 조류 독소 농도를 병행하는 복수 기준으로 경보제를 발령해야 합니다. 현재 환경부가 취수구 인근으로 모니터링 지점 이전을 시도 중인 것은 바람직합니다.

물 관리 기준 전환 및 강화 : 먹는 물 독소 감시 항목을 MC-LR에서 독성 등가치(TE)를 적용한 총 MCs (Microcystin) 농도 기준(MC-LR TE)으로 전환하고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합니다. 농업용수와 친수활동을 위한 물 관리 기준도 더 세심한 관점에서 검토하고 기준을 강화해 나가야합니다.

다각적 노출 경로 규명 및 관리 확대 : 먹는 물 외에도 농업용수, 수산용수, 지하수에 대한 위해성 관리 범위를 확대하고, 에어로졸 및 농작물/어패류를 통한 인체 위해성에 대한 역학조사를 시급히 시작해야 합니다. 특히 에어로졸 확산 범위 및 독소 흡입 가능성에 대한 연구개발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친수활동 구간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대해야 합니다.

녹조 문제는 이제 환경부뿐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까지 포괄하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천의 물리적 왜곡을 바로잡아 강이 스스로 흐르게 하는 정책적 결단만이 기후 위기 시대에 국민의 건강과 식수 안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입니다. 이 기사는 굿모낭 충청에도 실립니다.


#녹조#독성#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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