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5.10.22 10:33최종 업데이트 25.10.22 10:33

나의 제로웨이트 숍 이야기

우리에게는 용기와 친구가 필요하다

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 ben_brunner on Unsplash

2019년, 코로나19 때의 일이다. 당시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있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일회용 배달 용기, 일회용품 문제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차츰 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숍이라는 단어들이 눈에 띄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가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뭐라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아주 단순한 생각이 들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제로웨이스트 숍 '일상공감'을 열게 되었다.

시작 당시에는 제로웨이스트라는 단어조차 들어본 사람들이 드물었다. 무엇을 하는 가게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제로웨이스트가 무엇이고 이곳이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부터 설명하며 공간을 조금씩 채워 나갔다. 시간이 지나자 환경에 진심인 지역 활동가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각자 살고 있는 삶과 일터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활동을 하는 분들이었다.

어디에도 광고한 적이 없었으나 우리 동네에 제로웨이스트 숍이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조금씩 늘었고, 덕분에 나는 좋은 고객이지만 그 이상인 존재, 즉 좋은 친구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일상공감'이 단순한 물품 판매처가 아니라 하나의 거점이, 네트워킹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AD
'일상공감'은 다른 일로도 나를 이끌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 제로웨이스트와 환경 이야기들을 전하는 일도 하게 되었다. 여러 지역 마켓에 초대되어 나가기도 했다. 숍을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동네에서 작은 축제를 해보자고 제안해 '지구살림장', '일상의마켓' 등에 참여했고, 그러면서 함께하는 힘과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지역, 사람과의 연결고리들이 생겼다. 전국의 제로웨이스트 숍 사장님들과 연대할 기회가 생겼고, 숍이 자리하고 있는 성북의 조직들인 성북기후위기비상행동, 햇볕은쨍쨍사회적협동조합의 자발적 모임을 통해 마음과 뜻을 나누는 친구들이 생겼다.

그렇게 '일상공감'은 플라스틱(PP, PS, PE)을 수거하는 거점이 되었다. 플라스틱 뚜껑, 폐전선들을 모으는 과정은 '환경'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도 모았다. 이곳에서 우리는 환경 관련 책을 함께 읽었고, 수리와 수선을 했고, 강의도 같이 들었다. 이처럼 여러 인연과 힘이 이 공간에 흘러들었고, 자연스럽게 내 안에도 이 공간을 지켜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생각해보면 이 공간 자체가 나와 친구들에게 힘이 되어 주었다.

아직도 우리의 일상에는 일회용 쓰레기들이 넘쳐난다. 길에서 흔하게 보게 되는 생활 쓰레기들을 보게 되면, 저 많은 쓰레기는 어디로 가게 될까라는 질문으로 마음이 무겁다. 몇 해 전과 비교해볼 때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변했을까? 제로웨이트스 운동을 한다고, 기후행동을 한다고 지구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을까라는 비관적인 생각이 아직도 많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상황의 심각성을 알게 된 우리부터 조금씩 바꿔나가면 어떨까. 상황의 심각성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주저함 없이 생활을 바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모임 혹은 단체가 필요하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 사람과 모임과 단체는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혼자서도 의지만 있으면 줄이기, 재사용, 재활용 같은 활동도 바로 시작할 수 있겠지만, 혼자 하는 활동은 지속되기 쉽지 않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용기를 지탱해주고 키워줄 이들인 동료, 동지, 친구가 필요하다. 우리의 뜨거운 여름을 함께 버텨줄, 함께 이 길을 걸어갈 친구들을 나는 더 많이 찾고 싶다.

*김민이
제로웨이스트 숍 운영자. (주)땡큐플레이트 사회적기업 대표로 8년간 일하면서 환경 관련 사업과 제로웨이스트 활동에 관심에 가지게 되었다. 현재는 성북구에서 제로웨이스트 숍 '일상공감'을 운영하면서 환경교육운동을 하고 있다. 성북기후위기비상행동(공동대표), 햇볕은쨍쨍 사회적협동조합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제로웨이스트숍#환경문제#쓰레기#자원순환
댓글

한신대학교 생태문명원입니다. 한국의 생태전환과 생태문명사회로의 이행을 꿈꾸며 실천합니다.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