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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장 없이 이민자를 체포, 구속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항거해 시민들이 거리에 나섰다.
영장 없이 이민자를 체포, 구속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항거해 시민들이 거리에 나섰다. ⓒ 이순영

지난 18일 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 (No Kings)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업무를 정지시키고 공무원을 해고한 것, ICE(이민세관단속국)의 폭압적 이민자 단속에 관해 분노를 표출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복지 등의 예산을 삭감하고 언론과 대학을 탄압하는 반민주적인 정책 또한 비판했다.

 18일 미국 전역에서 반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18일 미국 전역에서 반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 이순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생일인 지난 6월 14일, 막대한 국가 예산으로 열병식을 열었다. 이에 미국인들이 항거해 "(미국에) 왕은 없다"를 선언하기 위해 연대한 것이 바로 '노 킹스' 시위다. 시위대는 미국은 1776년 이래로 왕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며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도시에 연이어 주방위군을 투입하는 모습을 보이자, 국민들이 '제 2차 노킹스' 시위를 단행한 것이다. 이번 시위는 50개 주, 2700개 이상의 장소에서 7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6월에 열린 시위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반트럼프 시위의 상징이자, 평화 시위의 상징이 되어버린 동물 할로윈 복장
반트럼프 시위의 상징이자, 평화 시위의 상징이 되어버린 동물 할로윈 복장 ⓒ 이순영

미시간주에서도 100개가 넘는 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로체스터에서 열린 시위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리고 있는 반트럼프 시위와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이 유니콘, 공룡 등 동물 풍선 할로윈 의상들을 입고 나왔다. 이는 트럼프가 시위대를 '폭력 좌파'이며 매우 위험하다고 한 것에 대응해, 폭력과는 전혀 상관 없는 평화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가 침묵할 때 민주주의는 죽는다"

 18일 700만명 이상이 50개주 2700개의 장소에서 시위를 벌였다.
18일 700만명 이상이 50개주 2700개의 장소에서 시위를 벌였다. ⓒ 이순영

이날 시위대는 사람들은 각자가 만든 피켓들을 가지고 나왔다. 권력의 남용을 비판하는 것에서부터 이민자 단속 반대, 헌법 수호, 반전시위 구호인 '팔레스타인에게 자유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민주화 시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리가 침묵할 때 민주주의는 죽는다"라는 내용의 문구도 여럿 보였다.

 히틀러 집권 당시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의 말을 들고 나온 시위 참여자.
히틀러 집권 당시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의 말을 들고 나온 시위 참여자. ⓒ 이순영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자 정책에 반기를 든 사람들은 미국이 이민자로 인해 위대해진 것임을 상기시킨다. 현재 미국은 멜팅팟(Melting Pot, 인종의 용광로)서의 정체성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문화 다민족으로 융합된 나라가 이민자들에게 적대적인 정책을 취하면서 폐쇄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위에 나온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이민자들을 위해 나서지 않으면 다음은 우리 차례'라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며 이민자 편에 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었던 문구는 히틀러 집권 당시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의 글이었다.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로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앱스타인 파일' 공개를 요구하는 시위자
'앱스타인 파일' 공개를 요구하는 시위자 ⓒ 이순영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연대한 시위자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연대한 시위자들 ⓒ 이순영

 "독재에 반대하는 것보다 더 미국적인 것은 없다"
"독재에 반대하는 것보다 더 미국적인 것은 없다" ⓒ 이순영

시위에서 사람들이 들고 나온 의견들은 미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시위대는 일제히 "도널드 트럼프는 물러나야 한다. (Hey Hey Ho Ho Donald Trump has got to go.)"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교차로를 지나가는 차들은 시위대를 지지하며 경적을 울렸다.

조국을 사랑하고 이민자를 내 이웃으로 여기는 미국인들이 만들어낸 평화적이고도 민주적인 사회적 연대가 미국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트럼프 정책에 항의하며 사위를 하고 있는 미국인들
트럼프 정책에 항의하며 사위를 하고 있는 미국인들 ⓒ 이순영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죽고 없어진다는 경고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죽고 없어진다는 경고 ⓒ 이순영

 파시즘으로 치닫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비판
파시즘으로 치닫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비판 ⓒ 이순영

 250년 역사상 왕이 없던 미국에서 노킹스 시위를 하는 시민들이 그 이유를 피켓에 써서 거리에 나왔다.
250년 역사상 왕이 없던 미국에서 노킹스 시위를 하는 시민들이 그 이유를 피켓에 써서 거리에 나왔다. ⓒ 이순영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아닌) 파시즘의 셧다운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아닌) 파시즘의 셧다운 ⓒ 이순영

 미시간주 로체스터에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노킹스 집회 시위가 열렸다.
미시간주 로체스터에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노킹스 집회 시위가 열렸다. ⓒ 이순영

 시위대가 가지고 나온 피켓을 보면 현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시위대가 가지고 나온 피켓을 보면 현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 이순영

 찻길을 끼고 도로변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미국인들
찻길을 끼고 도로변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미국인들 ⓒ 이순영

 민주주의를 위해 침묵을 깨고 거리에 나선 시민들
민주주의를 위해 침묵을 깨고 거리에 나선 시민들 ⓒ 이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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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킹스#반트럼프#미국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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