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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 더블린 거리 행진 장면. 정부는 예술인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영구 제도로 전환했다.
아일랜드 더블린 거리 행진 장면. 정부는 예술인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영구 제도로 전환했다. ⓒ Unsplash

아일랜드 정부가 2022년부터 3년간 시범 운영해온 예술인 대상 기본소득 프로그램을 영구 제도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일랜드 기본소득 예술가 2000명에게 조건 없이 매주 325유로(약 47만 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시행됐으며, 참여자들은 매달 약 1500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게 된다.

17일 자 미국 스미소니언 매거진 보도에 따르면, 이 결정은 팬데믹 시기 예술계가 큰 타격을 입은 이후 마련된 시범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보도는 또 신청 절차가 2026년 9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자금이 확보되면 200명의 추가 예술인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제도는 예술을 단순한 산업이 아닌 사회적 공공재로 간주하고, 예술가들이 생계 걱정 없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외부 컨설팅기관 알마 이코노믹스(Alma Economics)는 이 프로그램이 예술 참여를 확대하고 일부 복지 비용을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아일랜드 문화부는 이를 "예술 생태계 유지와 사회 통합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으로 규정하며, 지속 가능한 예술 지원 모델로 발전시킬 뜻을 밝혔다.

기본소득으로 시작했지만, 선별지원인 기회소득이 된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2023 기회소득 예술인 페스티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2023 기회소득 예술인 페스티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경기도

반면 한국에서는 예술인 기본소득과 직접적으로 유사한 제도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경기도는 2023년부터 예술인을 대상으로 '기회소득'이라는 이름의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중위소득 120% 이하 예술인에게 연 150만 원을 지급하는 선별적 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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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지사 시절부터 공약했던 무조건적·보편적 지급을 원칙으로 하는 기본소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다. 김동연 지사는 이를 "누구나 최소한의 기회를 보장받는 사회"로 정의했지만, 실상은 조건부 복지 성격에 가깝고, 보편적 기본소득의 실험으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한편, 한국의 기본소득 논의는 여전히 지방정부 중심의 시범사업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 차원의 통합적 제도화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행정안전부는 '기본사회 TF팀' 구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중앙정부 조직개편 논의의 지연, 부처 간 조율 문제, 예산 확보 난항 등 복합 요인 때문에 정책 추진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농어촌기본소득의 경우 사업 공모와 재정 분담, 주민 참여 기준 등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계획이 낙제점 수준"이라며 "국비 비중 확대와 법제화를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
다. (관련 기사 - 용혜인 "국비 40% 농어촌기본소득 '낙제점'"... 확대·법제화 촉구 https://omn.kr/2ffr1)

이재명 정부가 앞서 '기본사회'를 내세워 기본소득·기본주거·기본금융 등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약속했지만, 이러한 공약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현되기까지는 여전히 과제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가 향후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서창식 기자는 2021년부터 기본사회(기본소득·주거·금융 등) 전문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기본사회위원회 정책단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본사회#기본소득#예술인기본소득#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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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식 기자의 기본사회

기본소득·노동·사회복지 분야를 주로 다루며 권력에 굴하지 않고 공정한 세상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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