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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유가족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 사과 및 사퇴 촉구 아리셀 유가족들과 아리셀대책위 및 가족협의회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이 국감에서 막말을 하며 아리셀 참사 23명의 노동자를 두 번 죽였다"며 즉각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아리셀 유가족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 사과 및 사퇴 촉구아리셀 유가족들과 아리셀대책위 및 가족협의회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이 국감에서 막말을 하며 아리셀 참사 23명의 노동자를 두 번 죽였다"며 즉각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제 아내는 새까맣게 탄 시체로 돌아왔다. 우리는 매일 눈물과 술로 하루를 지낸다."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왜 유가족에게 위안이 아닌 상처를 주냐."
"내가 낸 세금으로 우재준 월급 주기 싫다."
"우재준 의원은 사퇴하고 장동혁 대표는 공식 사과하라."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리셀 참사를 간첩 사건과 비교하고, 책임자에 대한 형량이 과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초선·대구북구갑)에게 분노한 유가족들이 쏟아낸 말이다.

아리셀 산재피해가족협의회(가족협의회)와 아리셀 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우 의원의 망언 이틀 후인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 모여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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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우 의원은 사과도 하지 않고 주장을 철회하지도 않고 있다"면서 그의 사과와 노동자 처벌 강화 주장 철회, 국회의원직 사퇴 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엔 우 의원에 대한 즉각적인 강력 조치를 요구했다.

한편 이들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공식 사과 또한 요구하며 면담을 요청했으나, 경찰과 당직자 등의 저지로 항의 서한만 전달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우재준 같은 사람, 다음에 절대 뽑으면 안 돼"

아리셀 유가족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 사과 및 사퇴 촉구 아리셀 유가족들과 아리셀대책위 및 가족협의회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이 국감에서 막말을 하며 아리셀 참사 23명의 노동자를 두 번 죽였다"며 즉각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아리셀 유가족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 사과 및 사퇴 촉구아리셀 유가족들과 아리셀대책위 및 가족협의회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이 국감에서 막말을 하며 아리셀 참사 23명의 노동자를 두 번 죽였다"며 즉각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이날 긴급 기자회견엔 유가족 9명과 대책위 관계자가 참석했다. 그 외에도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노동건강연대, 김용균재단, 비정규직노동자의집 꿀잠, 기본소득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그리고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씨의 어머니 장연미씨 등이 함께하며 힘을 보탰다.

"분노를 넘어 참담하기 그지없다"면서 마이크를 든 김태윤 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죽음의 공장에선 누구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재준씨! 그곳에서 당신의 가족이 일하다 죽어도 당신이 그 따위 발언을 할 수 있을지 두고 보겠다. (국회의원직) '사퇴'가 아니라 '박탈'당하게끔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했다.

양한웅 대책위 공동대표는 "국민의힘은 헌정을 파괴한 내란도 모자라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 과실치사라니, 간첩 운운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요구는 우 의원의 사퇴와 장 대표의 공식 사과"라고 강조했다.

유가족들도 직접 목소리를 높였다. 딸 엄정정씨를 잃은 이순희씨는 붉어진 얼굴로 "오늘부로 24살짜리 딸을 보낸 지 481일이 됐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왜 유가족에게 위안이 아니라 상처를 주나. 우리를 두 번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울었다.

아내 강순복씨를 떠나보낸 허헌우씨는 "제 아내는 그날 아침에 (아리셀 공장으로) 나갔다가 새까맣게 탄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우리 유가족들은 매일매일 눈물과 술로 하루를 지낸다"며 "당장 사과하라"고 했다.

남편 김병철씨를 잃은 최현주씨도 "내가 낸 세금으로 우재준 월급 주기 싫다"라고, 가족 박영화씨를 잃은 이승철씨도 "(그날 이후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데 또 우리를 열받게 하나. 인간답게 살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에도 한동안 여러 유가족의 발언이 계속됐다.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씨의 어머니 장연미씨도 연대 발언에서 "이런 사람은 다음 기회에 절대로 국회의원으로 뽑아주면 안 된다"라며 대구 시민들을 향해 "여러분들 정신 바짝 차리시라. 우재준이라는 이름을 머릿속에서 지우라"고 강조했다.

우여곡절 끝 항의서한 전달... "장동혁에게 똑똑히 전하라"

아리셀 유가족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 사과 및 사퇴 촉구 아리셀 유가족들과 아리셀대책위 및 가족협의회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이 국감에서 막말을 하며 아리셀 참사 23명의 노동자를 두 번 죽였다"며 즉각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기자회견 뒤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당사 안으로 들어가려는 유가족들과 경비를 서며 이를 막는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아리셀 유가족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 사과 및 사퇴 촉구아리셀 유가족들과 아리셀대책위 및 가족협의회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이 국감에서 막말을 하며 아리셀 참사 23명의 노동자를 두 번 죽였다"며 즉각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기자회견 뒤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당사 안으로 들어가려는 유가족들과 경비를 서며 이를 막는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이정민

기자회견을 마치고 유가족들은 장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당사 정문으로 이동했다. 손에는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 사과 및 사퇴 촉구 항의서한'이라는 문구의 노란 서류봉투가 들려 있었다. 그러나 곧이어 당사 입구를 지키던 경찰과 켜켜이 쌓인 질서유지선(바리케이드)에 가로막혔다.

이들은 "유가족 대표로 3명만 당사로 들어가겠다"라고 말했으나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분노한 유가족들은 "장동혁 대표는 우재준 사퇴시켜라", "사람도 아닌 우재준" 등을 외치며 질서유지선을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몇몇은 그 위로 올라 넘어가려는 시도도 벌였다. 당사에 진입하지 못한 유가족 몇몇은 오열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유가족과 경찰이 대치하던 20여 분 동안, 당사 주변에 있던 극우 유튜버들은 유가족이 항의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거나 비아냥댔다. 붉은색 MAGA 모자를 쓴 사람들 여럿도 이런 상황을 구경했다.

결국 국민의힘 당직자는 "유가족이 질서유지선에서 내려가면 건물 1층으로 내려와 항의서한을 받아 가겠다"라고 했다. 유가족이 이를 따르자 당직자는 건물 밖으로 나와 항의서한을 받았다. 유족들은 "장동혁 대표에게 똑똑히 전하라"고 당부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앞서 우 의원은 지난 15일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하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사업주 처벌이 과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우 의원은 아리셀 참사와 민주노총 전 간부의 간첩 혐의 사건을 비교하며 "얼마 전 아리셀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5년을 받았는데 징역 15년이면 패가망신이다. 간첩 혐의보다 아리셀 업무상 과실치사가 (형량을) 높게 받았다"고 발언했다.

[현장] "아리셀 대표 패가망신"... 우재준 발언에 발칵 뒤집힌 국힘 당사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는 지난해 화재로 23명이 숨진 아리셀 유가족들이 모여와 "우재준 국회의원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장동혁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우 의원은 지난 15일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아리셀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5년을 받았는데, 패가망신 아닌가" "간첩혐의보다 더 많이 받았다" 등의 발언을 해 큰 비난을 받고 있다(취재-촬영: 박수림, 편집: 박순옥, 영상: 국회방송). #우재준 #아리셀 #패가망신 #간첩 #발언논란 박수림

#우재준#망언#국민의힘#아리셀#중대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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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서 국민의힘을 취재합니다. srsrsrim@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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