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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장철민(대전 동구).
더불어민주당 장철민(대전 동구). ⓒ 장철민

윤석열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20억 원을 환급하면서 행정비용으로만 11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 운영의 효율성은커녕 전시행정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라는 지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장철민(더불어민주당, 대전 동구)의원은 1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유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윤석열 정부가 총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추진한 '농축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법적 절차도 불분명한 채 급조돼 예산 낭비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3월 '대파 875원' 캠페인과 함께 물가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실시했다. 긴급 물가 안정 대책의 일환이라며 추진된 이 사업은 겉으로는 민생 지원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행사 운영비로 10억 원, 관리비로 1억 원 등 총 11억 원을 사용해 전체 예산의 35% 이상이 행정비용으로만 소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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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다른 환급사업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유통공사가 같은 해 설 명절에 78억 원을 환급할 때 운영비로 15억 원(16.1%), 추석에는 80억 원 환급에 16억 원(16.7%)을 사용했다. 반면 총선 직전 진행된 이번 행사만 유독 행정비용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행정비용이 치솟은 데다 실질적 성과도 미미했다. 정부는 목표 환급액을 70억 원으로 설정했지만 실제 환급액은 20억 원(28%)에 그쳤다. 행사 기간은 선거일을 포함한 단 10일로, 실질적인 물가 안정 효과도 없었다는 평가다.

"총선을 앞두고 예산 쏟아부은 전형적인 선거용 전시행정"

 더불어민주당 장철민(대전 동구)의원이 공개한 '2024년 농축산물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결과보고서, 집행실적'.
더불어민주당 장철민(대전 동구)의원이 공개한 '2024년 농축산물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결과보고서, 집행실적'. ⓒ 장철민

법적 근거의 부실함도 문제로 지적된다. 농식품부는 본래 유통공사에 보조금을 교부하고, 유통공사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유통공사가 별도의 공모나 입찰 절차 없이 민간단체인 한국수산회에 운영을 '위탁'했다. 농식품부는 이를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제42조에 근거했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조항은 농업 및 식품산업 관련 지원만을 규정하고 있어 수산업 단체를 대상으로 한 '위탁'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장 의원은 지적했다.

또한 유통공사는 선금 72억 원을 한국수산회에 지급했으나, 이후 잔액 41억 원을 반환받는 과정에서도 사전 정보공표를 하지 않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위반 가능성, 그리고 향후 농식품부의 입장에 따라 '보조금 관리법' 및 '국가계약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장 의원은 주장했다.

이에 장철민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서둘러 예산을 쏟아부은 전형적인 선거용 전시행정"이라며 "성과보다 행정비용이 더 큰 이런 사업이야말로 행정력 낭비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짜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국가 정책이 설계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 의원은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부에 온누리상품권 연계사업(환급·할인 등)을 운영 중인 부처 및 지자체의 관리체계를 전면 정비하도록 부대의견을 제시했으며, 해당 내용이 포함된 추경안은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했다.

#장철민#전시행정#온누리상품권환급#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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