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없이 남겨진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더욱이 미성년자로서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아이들은 반드시 사회와 제도의 도움을 받아야만 할 것이다. 21세기의 한국 사회에서는 대체로 그러한 상태에 놓인 아이들은 고아원이나 사회복지 시설에 맡겨질 것으로 짐작된다. 이 작품은 프랑스를 배경으로, 부모가 떠나고 남겨진 세 아이가 그들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14살의 남자아이와 여덟 살과 다섯 살의 자매들이 등장하며, 그들의 아버지는 일찍이 가족들을 떠났고 엄마는 불과 얼마 전에 자살을 하여 세상을 떠난 상황으로 설정되어 있다.
"모를르랑 가족은 이 년 전부터 파리의 메르퀘르가 12번지에 살고 있었다. 첫 해에는 세 아이와 어른 둘이, 두 번째 해에는 세 아이와 어른 하나가, 그리고 그 날 아침에는 세 아이 - 열네살인 시메옹, 여덟 살인 모르간, 다섯 살인 브니즈 - 뿐이었다."

▲오 보이!, 마리 오드 뮈라이으, 바람의아이들, 2022.리뷰 도서의 표지 이미지 ⓒ 인터넷 서점 알라딘
소설은 이러한 상황을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이들 남매는 서로 헤어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사회복지사가 가져올 '최종적인 해결책'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는 남매들이 모두 고아원에 맡겨지지만, 열네 살에 이미 고등학교 졸업반인 '천재적인' 소년 시메옹은 오랜 생각 끝에 아버지의 또 다른 자식들 곧 이복의 형제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린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와 후견 담당 판사에게 남매의 의견을 전하고, 판사는 같은 성을 가진 두 명의 이복 형제들을 찾아낸다. 한때 아버지에게 입양되었던 안과 의사 로랑스라는 여성이 그 중 하나이고, 동성애자이자 근근이 살아가는 아버지의 친 자식인 바르텔레미라는 남성이 남매들과 연관이 있는 또 다른 인물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두 사람은 이미 서로의 관계가 좋지 않아 서먹서먹한 사이로 그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두 사람 모두 후견인이 되는 것을 꺼려하지만, 차츰 세 남매와 만나면서 나중에는 서로 후견인이 되겠다고 경쟁하는 상황으로 전개된다. 여기에 천재적인 소년 시메옹이 백혈병에 걸려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이들과 주변인들이 등장하여 감동적인 결말을 이끌어내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제목의 '오, 보이!'는 형제들이 새롭게 만난 이복 형제 바르텔레미가 상대방에게 호의적으로 내뱉는 말로써, 그것을 따라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던 관계가 친밀한 사이로 변했다는 의미로 이해되며, 그래서 이 표현을 작품의 제목으로 삼았을 것이라고 이해된다.
'역자 후기'에 제시된 바와 같이 "이 소설은 가정 해체가 일어나는 즉시 작동되는 사회 안전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하여 "느닷없이 닥치는 불행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불행에 빠진 사람을 구제해야 하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의 몫이라는 점"을 독자들에게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진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신자본주의의 이념이 득세하고 있는 21세기 한국 사회의 상황을 떠올려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