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인근에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소환 조사를 받은 뒤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양평군 공무원 A씨를 추모하기 위해 설치한 분향소에서 묵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중기 특검이 폭압적 행태로, 잘못된 수사기법으로, 무고한 생명을 희생케 한 점에 대해서 국민과 함께 강력히 규탄한다."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민의힘이 국회 앞에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양평군청 공무원의 분향소를 마련하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은 사전 양해나 허가 절차 없이 국회의사당 경내에 분향소를 설치하려고 했다. 국회의장과 사무처는 '사회적 참사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이를 허가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국민의힘은 분향소 설치를 강행했고, 실랑이 끝에 국회의사당 정문 안쪽 해태상 인근에 자리를 잡게 됐다.
13일 오전, 상복 차림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의원총회를 마치고 분향소를 찾아 침통한 표정으로 헌화했다. 보수 야당은 특검을 수사할 특검이 필요하다며, 유서와 CCTV 등 관련 자료 일체를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일을 김건희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의 '강압 수사'에 의해 발생한 사고로 규정하고, 대여 투쟁 전선의 주요 지점으로 잡는 모양새다.
"분향소 설치는 정상적인 정당 활동... 국회의장·사무총장에 연락 안 했다"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 근조 리본을 단 송언석 원내대표는 분향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중기 특검의 폭압적인 수사로 인해서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라며, 해당 공무원을 향해 "근면성실한 공무원의 표본"이라고 추켜 세웠다.
그는 "본인의 의사와 뜻과 다르게 폭압에 의해서, 폭력에 의해서, 다른 진술을 한 것 때문에 양심의 가책이 돼서 괴로워하다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며 "수사가 정상적으로 진행이 됐는지 밝혀야 될 부분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해를 전혀 하지 못하고 국회 내 분향소를 설치하는 것을 임의로 막으려고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유감의 뜻을 표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송 원내대표는 분향소 설치가 "정상적인 우리 당의 정당 활동"이라며 "국회 사무처에서 강제로 철거하는 일은 없다고 희망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별도로 국회의장이나 사무총장께 연락드린 바 없다"라고 시인하면서도 "분향소 설치 자체가 이슈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말이 안 된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분향소는 영구히 있는 것이 아니라 장례식이 치러지고 나면 자연스럽게 자진해서 철거하는 게 적절하다"라며, 해당 공무원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분향소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송 원내대표는 "(의석) 과반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자력으로 어떤 법을 통과시키기 힘들다는 점 잘 알고 있다"라면서도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특검에 대한 특검' 추진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민중기 특검의 폭압적 수사 행태와 그 결과로 무고한 목숨이 희생된 부분에 대해서는, 국회의장이나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기본적인 인권이 침해된 사례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반드시 특검이 이뤄져야 된다는 점을 설득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번에 채상병 특검법 같은 경우에도 그때 물난리로 희생된 분을 찾기 위해서 수색하는 과정에서 상병 한 사람이 희생된 것 때문에, 그 이후에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쳐서 특검법을 통과시킨 사례가 있다"라고 비교하기도 했다.
"경찰은 유족에게 유서 되돌려주고, 특검은 야간 조사 동의서 등 공개하라"
국민의힘은 야간 조사 동의서와 수사 당시 CCTV, 고인의 유서도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원내대표는 "당연히 그 부분은 공개돼야 한다"라며 "유서 부분에 대해서도 당연히 유족들에 소유권이 있기 때문에 공개하는 게 맞고 유족들한테 되돌려주어야만 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경찰이 임의로 유족들에게 유서를 돌려주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 법 체계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억압이 있었는지, 회유가 있었는지, 어떤 수사상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사 과정에 있었던 CCTV가 공개가 되는 게 당연하다"라며 특검을 향해 "즉각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특검 측에서 당시 조사 과정과 수사 배경에 대해 브리핑을 했지만, 불충분하다는 뉘앙스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조문 직전에 열린 의원총회를 주재하면서도 "특검이 이를 해명했는데 그 해명이 더 이상하다"라며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는 것을 사실상 자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저는 오히려 그 지적이 설득력 있게 들렸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메모를 보니까 밑으로 내려갈수록 글씨가 점점 흐려지고, 흔들리고 있다"라며 "정말 얼마나 폭력적인 강압 수사 결과, 본인의 양심에 어긋나는 다른 진술을 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 심적인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이어 고인의 메모 내용을 바탕으로 "특검은 고인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한 것이다. 결론을 정해놓고, 증언을 끼워 맞추기 식으로 수사를 했다는 이야기"라며 "이미 진술을 확보해서 필요하지도 않았다는 조사인데, 왜 자정을 넘어서까지 진행한 것이냐. 도대체 무슨 진술을 얻어내려고 반인권적인 수사를 진행한 것이냐"라고 답변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