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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집권 자민당 총재
다카이치 사나에 집권 자민당 총재 ⓒ AP=연합뉴스

지난 10일, 일본 정계에 정치적 변동이 일어났다. 1999년 오부치 내각 이래 26년간 이어온 자유민주당(자민당) - 공명당 연립 정권이 공명당의 전격 탈퇴 선언으로 무너진 것이다. 지난 4일 자민당 당대표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가 일본 정치 사상 첫 여성 총재로 선출된 지 단 6일 만에 찾아온 파국이다. 이 때문에 다카이치의 총리 지명은 사실상 불투명해졌고, 일본 정치는 예측 불허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공명당 탈퇴로 자민당은 야당과의 협상이 불가피하며, 다가올 총선 압박도 상존한다. 야당은 총리 지명을 발판 삼아 조기 해산·총선 구도를 유리하게 전개할 수 있다. 양원 과반 미달로 연립 여당이 총리 지명전을 주도하기는 어려우며, 다카이치 총리 지명은 쉽지 않은 시나리오가 되었다. 이는 일본 정치가 다당제 체제로 본격 전환될 조짐이며, 안정적 국정 운영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립정권의 갑작스러운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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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 공명당 연정은 1999년 10월 공명당 합류로 시작되었다. 자민당은 보수 우익 성향으로 안보 강화·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공명당은 불교계 소카학회를 기반으로 평화주의·복지 정책을 견지했다. 자민당의 안정적 과반 운영에 공명당의 조직적 지지가 결합해 장기 집권 체제가 구축되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총선 이후 중의원 의석은 자민당 196석·공명당 24석으로 급감해 연립 합계는 220석에 불과했다. 과반(233석)에 13석이 부족한 수치다. 반면 야당은 입헌민주당 148석·일본유신회 38석·국민민주당 28석·공산당 8석·레이와신센구미 9석·무소속 등 기타 14석을 합쳐 245석을 차지, 이미 중의원에서 연립 여당이 과반을 내준 상태였다.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전체 248석 중 절반이 교체되었다. 선거 결과 자민당은 39석을 얻어 전체 100석, 공명당은 8석을 얻어 전체 21석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입헌민주당은 67석, 일본유신회는 46석, 국민민주당 11석, 참정당 14석, 공산당 6석, 레이와신센구미 9석을 확보했다. 선거 후 '자공' 연립 의석은 121석으로 과반(125석)에 4석이 부족했다. 이처럼 양원 모두 과반 미달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려면 중의원·참의원 합동회의에서 야당 연합의 반발을 돌파해야 하는 국면이다.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다카이치는 아베 신조의 후계자로서 보수 본류 집결에 성공했다. 그러나 정치자금 스캔들 대응 미흡, 기업·단체 헌금 규제 이견, 역사 인식 문제 등이 공명당의 불만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명당은 다카이치 총재 당선 직후 "정치자금 개혁 미흡과 이념적 괴리"를 이유로 연립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10일 다카이치 -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 회담이 결렬되며 연립 종료가 확정됐다. 공명당은 이번 총리 지명 투표에서 다카이치 대신 사이토 데쓰오 대표에게 투표하겠다고 발표, 사실상 다카이치 총리 지명을 저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연립 붕괴 배경에는 2023년 말 시작된 자민당 '비자금·탈세' 스캔들이 있다. 기시다 전 총리 사퇴·2024년 총선 대패·이시바 총리의 사임 표명 등으로 자민당 내 정치 자금 문제는 뿌리 깊은 불신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다카이치의 강경 보수 행보가 공명당 평화주의 이념과 충돌하며 최종 결별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헌법상 총리 지명 선거는 중의원·참의원 각각 투표 후, 지명자가 다를 경우 합동 회의를 열어 결정한다. 합동회의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중의원의 결정이 우선한다. 그러나 연립 여당이 양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이상, 야당 연합이 합동 회의에서 과반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합동회의에서 여당이 다수파를 형성하기는 거의 불가능해, 다카이치 총리 지명은 현실성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 인물보다 정책 의제에 주목해야

핵심은 차기 총리가 누구든 한국의 대응 전략이 한일 관계의 향방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관저(官邸)를 중심으로 한 권력 구조와 관료 네트워크가 유지된다면 일본의 외교 레짐은 상당 부분 연장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즉, 수상 교체에도 실질적 국정 운영 '엔진'은 멈추지 않는 셈이다.

따라서 일본 새 정부 출범기에 주목해야 할 것은 인물보다 정책 의제다. 특히 한일 경제협력의 전략적 과제로 꼽히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이 그렇다. CPTPP는 2018년 발효 후 아태 지역 다자 자유 무역 체제를 대표하며, 일본 주도로 캐나다·호주·멕시코·영국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미중 경쟁 심화 속에서 한국은 대외 시장 다변화와 통상 규칙 편입을 위해 CPTPP 가입을 적극 모색 중이다. 한국 정부는 경제적 실익과 국제 통상 질서 편입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새 일본 지도부에 가입 필요성을 설득하고, 동시에 기존 회원국과의 협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26년간 유지된 자-공 연정 붕괴는 일본 정치의 장기 집권 체제를 흔들며 다당제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다카이치가 총리로 성사되더라도 소수 정권 출범이 불가피하고, 야당 및 소수 정파와의 협상 없이는 국정 운영이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 변화 국면에서 냉정하고 전략적인 외교로 미래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파인에도 실립니다. 글쓴이 김영근은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겸 인문학과동아시아문화산업과정 교수이다. <포스트 제국주의>(공저), <한일관계사 1965-2015. II: 경제>(공저), <한일 관계의 긴장과 화해>(편저)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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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ikimyg) 내방

현재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로 있으며, 사회재난안전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주된 관심분야는 글로벌 위기관리 및 재난·안전학, 일본의 정치경제, 동아시아 국제관계, 국제기구론, 국경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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