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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사회복지에 관심있는 청년들이 참여연대로 모였다. 바로 8월 25일부터 8월 29일까지, 총 5일간 진행된 2025 여름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우리가 꿈꾸는 복지국가'(아래 '청년복지학교')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모집글을 올리자마자 신청이 쏟아지는 바람에 조기마감을 할 수밖에 없었던 만큼, '복지'를 향한 청년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여름이었다. 복지국가에 대해서 치열하게 토론한 청년들의 생생한 후기를 듣기 위해, 청년복지학교 참가자 김은서, 김현규, 오정은, 정서윤을 지난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서면으로 인터뷰 했다.

 김은서, 김현규, 오정은, 정서윤ㅣ2025년 여름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참가자
김은서, 김현규, 오정은, 정서윤ㅣ2025년 여름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참가자 ⓒ 참여연대

- 안녕하세요? 각자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은서: "저는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김은서라고 합니다."

김현규: "김현규입니다.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사회복지 공부를 했고,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오정은: "저는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에 재학 중인 4학년 오정은입니다."

정서윤: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정서윤입니다."

- 청년복지학교에 참가하게 된 경로와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떻게, 왜 신청하셨나요?

김은서: "저는 새내기 때만 해도 '3학년이 되면 진정한 사회복지 전공생이 되겠지, 더 성숙해지고 전문적인 사람이 되겠지'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3학년이 되어 보니, 사회복지는 배우면 배울수록 고민이 더 깊어지고 정해진 답이 없는, 끝없이 공부해야 하는 학문이라는 걸 실감하게 됐어요. 특히 '사회복지정책론' 수업을 들으면서 그걸 강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교수님께서 항상 답이 없는 문제를 던져 주시고, 저희가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거든요. 그 과정에서 제 부족함도 많이 깨닫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이 공부는 끝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마침 그 교수님(윤홍식 교수)의 강의가 청년복지학교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고, 전공 공부에 대한 갈증이 있던 저에게 큰 동기가 되었습니다."

김현규: "사회복지정책 중에서도 청년정책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러다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를 알게 되었고,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인이라 참여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직장의 배려를 받아 청년복지학교 참여가 가능했습니다."

오정은: "학교 수업 중 정책론 시간에 '복지국가'에 대하여 탐구한 적이 있어요. 한국은 어떤 유형의 복지국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논의를 진행했는데요.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 즉 북유럽형의 복지국가가 되면 좋겠으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이분화 되어있는 노동구조, 그로 인한 사회보험의 사각지대, 공적보험에 대한 낮은 신뢰, 증세에 대한 강한 비판 등의 한계로 인해 다소 어려울 수 있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이때부터 한국에게 복지국가란 어떤 의미이고, 어떤 조건들이 있어야 복지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아요. 궁금증을 가지고 살아가다가 학과 단톡방에 청년복지학교 참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올라왔어요. 제가 의문을 가졌던 주제와 맥을 같이 하고 있었기에, 전문가들의 이야기와 다른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정서윤: "평소에 참여연대 <복지동향>을 자주 읽던 터라 참여연대의 활동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마침 복지국가 관련 강의도 듣고 싶고, 이 주제로 편하게 이야기 나눌 곳을 찾고 있었는데, 딱 맞는 자리여서 바로 신청했어요."

- 청년복지학교는 5일 동안 연금, 주거, 빈곤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진행하였고, 참여연대 건물 이외에도 국회나 동자동 쪽방촌을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청년복지학교의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프로그램이 궁금합니다.

김은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국회 방문이었어요. 제 인생 첫 국회 방문이었거든요. 사실 이전까지는 정치나 국회의원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직접 국회를 방문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분들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제가 그동안 정치에 대해 너무 단편적으로만 바라본 건 아닌지 돌아보았어요. 정치가 결국 제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영역이고, 무관심으로만 일관하기보다는 최소한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도 느꼈어요. 특히 허희수 보좌관님께서 인용해주신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서 받는 벌 중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라는 플라톤의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그 말씀처럼 정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은 계속 유지하되, 무관심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김현규: "동자동 쪽방촌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서울 중심지 한복판에 쪽방촌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거든요. 개인화된 대도시 한 가운데 작은 마을공동체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정서윤: "저도 동자동 쪽방촌 방문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곳에 직접 가보니,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높고 화려한 고층 빌딩과 작은 쪽방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는데요. 눈으로 직접 보니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후 마무리 시간에는 사랑방에서 해주신 말씀도 마음에 오래 남았어요. 후원금 같은 물질적인 도움도 감사하고 중요하지만, 직접 찾아와서 함께 연대해주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하셨거든요. 그 말이 정말 와닿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이어가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오정은: "저는 '주거, 왜 사회복지의 영역인가?' 강의가 인상 깊었어요. 강의에서는 주거복지의 개념과 적절한 주거에 살 권리에 대한 내용을 학습했는데요. 시장주의와 성장주의가 핵심 가치로 자리잡아 주거 부문에서 복지적 시각이 결여된 한국에서 주거복지가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것을 깨달았어요. 또 교수님께서 소개해 주신 'housing first model', 즉 홈리스에게 주거권이 있음을 인정하고, 아무 조건이나 장벽 없이 신속하게 주거를 연결하는 접근이 굉장히 신선하고 놀라웠어요. 한국의 복지를 떠올려 보면 대부분 조건부 형식이고 자격을 증명해야 하니까요. 한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는 것이 정책과 서비스에 반영된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2025년 8월 26일 ‘입법과 예산은 어떤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나요?’ 강의를 진행한 허희수 보좌관과 참가자 단체 사진
2025년 8월 26일 ‘입법과 예산은 어떤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나요?’ 강의를 진행한 허희수 보좌관과 참가자 단체 사진 ⓒ 참여연대

- 청년복지학교에서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김은서: "청년복지학교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인 것 같아요. 변호사, 교수님, 활동가분들처럼 평소에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분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게 큰 기회였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강의해주신 모든 분들이 각자 한 분야에 정말 깊게 몰입해계신 분들이라는 점이 인상깊었어요. 주거, 연금, 빈곤 등 사회복지 안에서도 특정 주제를 오랫동안 연구하시거나 현장에서 활동해 오신 분들이라서, 그 전문성과 깊이가 그대로 전해졌거든요. 덕분에 강의 시간뿐 아니라 집에 돌아가서도, 또 지금까지도 청년으로서 어떤 과제를 고민해야 할지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오래 여운이 남는 경험이었습니다."

김현규: "청년들이 복지국가를 논하기 위해 한 장소에 모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너무 의미있고 좋았습니다. 또한 사회복지분야 전문가 분들의 귀한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요."

오정은: "다양한 주제를 놓고 다른 청년들과 깊이 있는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 제일 좋았어요. 사회보장, 청년정책, 입법과 예산, 빈곤 담론, 공적 연금, 건강, 주거권, 돌봄 등 폭넓은 주제를 강연과 토론으로 접하면서, 이론적 지식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의 고민과 맥락까지 이해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어요. 국회에서 이루어진 현장 실무진 강연은 사회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안에 담긴 노력을 체감하게 해주었고, 동자동 쪽방촌을 방문해 주민들의 삶을 직접 마주한 경험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고요. 현장에서의 열정과 실천의 힘을 느끼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운동'과 '실천'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또한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결국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지금의 양극화와 치열한 경쟁 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요. 그 변화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시도와 노력을 이어가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정서윤: "저는 사회복지학과에 다니고 있지만, 사회문제나 돌봄에 대해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 할 자리가 많지 않다고 자주 느꼈어요. 그런데 청년복지학교에 와서 또래 친구들과 복지, 돌봄 문제를 좀 더 깊이 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제 생각을 다시 정리하고 곱씹어보는 과정도 좋았어요. 덕분에 제 시야가 한층 더 넓어진 느낌이었고요. 꼭 복지나 돌봄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함께 연대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도 있어서 더욱 의미 있고 즐거웠어요."

- 모두 각자 일상을 살다가 청년복지학교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잖아요. 네 분을 연결해준 키워드는 '사회복지'인 것 같아요.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은서: "저는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처음 가까이에서 접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실제로 대학교 지원도 모두 사회복지학과로만 쓸 정도로 확신이 있었고요. 공부를 하다 보니, 사회복지사는 개인의 삶을 직접적으로 돕는 미시적인 역할을 하지만, 사회복지정책은 더 많은 사람들, 나아가 국민 전체의 삶에 거시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의 삶에 좋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욕심)이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된 큰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김현규: "저는 사회복지사이신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학창시절부터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 계신 어머니를 보며 자연스럽게 사회복지의 꿈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오정은: "사회가 모두에게 똑같이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부터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졌어요.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자본의 격차, 사회경제적 위치, 주어진 환경에 따라 삶의 기회가 크게 달라지는 현실을 보며 불평등의 문제를 깊이 느꼈거든요.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꿈꾸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공평하고 공정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 길을 찾는 과정에서 사회의 여러 문제를 직접 마주하고, 삶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사회복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서윤: "사실 저는 사회복지보다는 사회학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사회복지는 사람을 직접 만나서 개입하는 일만 있고 현상을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분야는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것도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라, 처음에는 저랑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고민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학과 수업을 듣고 참여연대같은 시민단체 활동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제가 사회복지를 너무 실천과 임상 위주로만 편협하게 생각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복지라는 건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고, 정말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거잖아요. 게다가 사회복지는 사회학의 일부이기도 하고요.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까 사회복지에 대한 흥미가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 청년으로서, '복지'가 삶에 와닿는 단어인가요? 와닿는다면 어떤 부분이 그러한지 궁금합니다. 와닿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도 궁금하고요.

김은서: "저는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청년과 복지가 굉장히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 또래 많은 청년들은 사실 복지가 당장 와닿지 않는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청년을 위한 복지 제도나 정책이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요. 그렇지만 최근 주거 불안이나 청년 고용 문제, 연금 개혁 논의 같은 이슈들을 보면, 많은 청년들이 복지가 나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는 걸 점점 느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청년들이 복지 의제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국가도 청년을 위해 더 고민하고 변화할 수 있다고 봐요."

김현규: "사회복지 전공자이기에 복지라는 단어가 멀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다만 삶에 와닿는 문제는 또 다른 것 같고요. 사실 청년이 다른 대상에 비해 복지 관심도가 좀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흔히 복지를 약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복지의 권리성과 보편성이 더 강화된다면 청년 복지도 같이 강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오정은: "청년 전체에게는 여전히 크게 체감되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청년정책이 자산 형성, 취업, 주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도움을 주고 있음에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인식은 부족한 것 같거든요. 복지가 보편적으로 열려 있기보다 여러 자격 조건 속에서 '얻어내야 하는 제도'처럼 느껴지니까요. 특히 청년에게 가장 직접적인 고용 정책조차 구조적인 변화가 부족한 상태에서 일부만 혜택을 누리게 되다 보니, 복지마저 경쟁을 통해 따내야 하는 제도처럼 다가와요. 이러한 경험이 청년들에게 복지를 '멀고 제한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청년 세대가 겪는 일자리 불안, 주거 문제, 그리고 그로 인한 정신 건강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누구나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복지가 확대되어야, 청년에게 '복지'가 비로소 삶 속에서 실질적으로 와닿는 단어가 될 것 같습니다."

정서윤: "저에게 복지는 삶에 와닿는 단어예요.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기도 하지만, 봉사 활동을 통해 직접 체감했기 때문이에요. 복지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사실 힘들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운 특정 사람들만 복지 혜택을 받는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지역아동센터와 종합복지관에서 봉사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복지관을 찾아오시더라고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복지가 나랑은 먼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025년 8월 27일 청년복지학교 3일차, 김윤민 교수의 ‘빈곤에 대한 굴절된 시각이 놓치는 가치’ 강의를 듣는 참가자들 모습
2025년 8월 27일 청년복지학교 3일차, 김윤민 교수의 ‘빈곤에 대한 굴절된 시각이 놓치는 가치’ 강의를 듣는 참가자들 모습 ⓒ 참여연대

-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복지'는 무엇을 할 수 있나요? 혹은 무엇을 해야하나요?

김은서: "저는 복지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라고 생각해요. 흔히 복지를 취약계층만을 위한 제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복지는 모든 국민의 삶과 연결된 문제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복지가 특정 집단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포괄할 수 있어야 해요. 물론 이게 단순히 복지의 규모나 예산을 늘리자는 의미는 아니예요. 누구나 필요할 때 기본적인 안전망을 활용할 수 있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복지는 '누군가를 돕는 제도'를 넘어서, 사회 전체를 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만들고, 나아가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현규: "복지는 약자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권리성과 보편성을 가진 모두의 복지가 이루어져야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오정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복지는 무엇보다 불평등을 해소해야 해요. 자본과 환경의 격차로 인한 기회 불평등은 개인의 잠재력을 제한하고, 이는 사회 전체의 행복과 성장을 저해하니까요. 복지는 이러한 격차를 줄이고, 누구나 최소한의 기반 위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더 나은 사회라는 뚜렷한 목적성이 있다면, 구조적 변화를 이끄는 힘도 필요할 텐데요. 복지는 단순한 제도나 서비스 제공을 넘어, 연대의 가치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아가 복지는 국민이 상상하고 지속적으로 질문하며 '듣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져야 해요. 제도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지역의 특성과 삶의 다양성을 반영한 맞춤형 복지가 실현될 때, 비로소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결국 복지는 모두가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과 동시에, 서로를 지탱하는 공동체적 힘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정서윤: "현재로서는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장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복지의 가장 근본적인 역할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그저 보호하는 것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존엄성과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는 것이니까요. 이러한 기반이 갖춰진 후에야 복지는 더 넓은 의미로 나아가 사회 전체에 기여할 수 있어요. 복지는 단순히 어려운 사람을 돕는 행위를 넘어, 사회 통합과 연대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해요."

 2025년 8월 28일 동자동 쪽방촌을 방문한 청년복지학교 참가자들
2025년 8월 28일 동자동 쪽방촌을 방문한 청년복지학교 참가자들 ⓒ 참여연대

- 청년복지학교 부제가 '우리가 꿈꾸는 복지국가: 청년의 시선으로 복지를 그리다'인 만큼, 참가자로서 각자가 꿈꾸는 복지국가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김은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아직 '제가 꿈꾸는 복지국가는 이런 모습입니다'라고 명확히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그 해답을 찾고 싶어서 복지학교에 참여했는데, 막상 참여하고 나니 더 많은 과제와 고민이 생긴 것 같아요. 복지학교를 통해 다양한 전문가분들을 만나면서, 학부생으로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깊은 시각과 복잡한 문제들을 접하게 되었고, 해답을 찾는다기보다는 오히려 질문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아마 평생 확실한 답을 내릴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배워야 할 것 같네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복지국가는 '완성된 정답'이 아니라, 세대와 사회가 함께 토론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이에요. 그리고 저는 앞으로도 그 과정에 계속 참여하고 싶습니다."

김현규: "복지는 약자의 것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꿈꾸는, 우리의 복지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편적 권리로서 복지가 보장되어야 진정한 복지국가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오정은: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상태를 복지국가라고 정의한다면, 청년으로서 제가 꿈꾸는 복지국가는 경쟁이 다소 완화된 사회인 것 같아요. 현재 우리 사회는 생계와 미래를 위해 지나치게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좋은 대학이나 직장을 얻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압박감 속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어릴 때부터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해요. 특히 적절한 주거권, 일자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행복할 권리 등은 모두에게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요. 권리는 당연히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하는 것인데, 사회적 약자라고 해서 그 권리를 덜 누려야 한다고 말할 수도 없고요. 따라서, 제가 상상하는 복지국가는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된 사회 속에서 건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국가입니다."

정서윤: "제가 생각하는 복지국가는 결국에는 '돌봄'이 중심이 되는 사회인 것 같아요. 단순히 취약한 사람들을 돕는 것을 넘어, 국가가 사회 전체에 돌봄을 적용하고 돌봄이 모두의 보편적인 권리로 보장되는 사회, 돌봄이 선순환을 이루면서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사회에 기여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사회를 꿈꾸어요. 이러한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복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복지를 힘들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운 특정 사람들만 받는 혜택이라고 여기잖아요. 복지가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한 보편적인 안전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만, 돌봄중심의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5년 8월 26일 국회 앞 청년복지학교 참가자 단체 사진
2025년 8월 26일 국회 앞 청년복지학교 참가자 단체 사진 ⓒ 참여연대

- 청년복지학교에 참여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김은서: "저청년복지학교는 저에게 복지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 계기였습니다. 연금, 주거, 빈곤 같은 주제들이 사실 제 세대와 직접 맞닿아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현장 탐방을 통해 책에서만 보던 문제들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체감할 수 있었어요. 이번 경험을 단순한 체험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앞으로 제 공부와 고민 속에서 계속 확장시켜 나가야겠다고 생각해요."

김현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짧은 기간동안 다양한 전문가분들의 강의를 듣고, 청년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청년복지학교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면 좋겠네요."

오정은: "청년복지학교에 참여하며, 많은 사람들이 복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힘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힘이 되었어요. 더 나은 세상과 행복한 시민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동료들이 생긴 것 같아 든든한 마음이 들어요. 주거권에 대해 더 공부해보고 싶은 열의가 생겼고, 한국 사회의 지배적인 불평등 담론에 대해서도 더 탐구하고 싶어졌고요. 새로운 열정을 만들어주고 다시 나아갈 원동력을 준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정서윤: "청년복지학교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다행이라고 느낄 정도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강의 시간이 짧지 않았는데도 강사분들이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셔서 지루할 틈이 없었거든요. 만약 다음에 또 청년복지학교가 열린다면, 주저하지 않고 다시 신청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좋은 경험이었어요."

- 마지막으로 <복지동향> 구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김은서: "<복지동향>을 구독하시는 분들이라면 사회복지 분야에 종사하시거나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일 텐데요. 저는 복지가 정답이 하나인 주제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면서 점차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이런 고민을 이어간다면, 조금씩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김현규: "저는 참여연대 <복지동향>을 평소에 많이 찾아보는 사람 중 한 명인데요. 구독자님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시고, 내년 복지학교에도 함께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정은: "여러분이 꿈꾸는 복지국가는 어떤 모습인가요? 어떤 사회가 되어야 '더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주변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고 이야기하며, 우리가 꿈꾸는 복지를 함께 상상하고 실현해 나가면 좋겠어요. 작은 질문 하나, 짧은 대화 하나도 사회를 조금씩 바꿔 나가는 힘이 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모두가 함께 더 나은 복지국가를 만들어가는 여정에 지금처럼 동참해주시길 바라요."

정서윤: "아직 학생이라 배울 것도,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요. 인터뷰도 많이 고민하고 답변했으니 좋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청년복지학교 정말 재밌었고 배워가는 것도 많아요. 다음 청년복지학교에서도 더 많은 분들을 뵙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월간 <복지동향> 10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정성진·정지원 활동가가 인터뷰하고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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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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