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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자민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가 지난 4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대표 선거 이후 당 대표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본 자민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가 지난 4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대표 선거 이후 당 대표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의 강경 보수파 다카이치 사나에가 신임 총재에 당선되며 일본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 사실상 확정됐다.

다카이치 총재는 자민당 내에서도 보수색이 매우 짙은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의 극우 성향은 외교와 역사인식에서도 드러나 한국, 중국이 벌써 경계하고 있는 데다가 미국과도 마찰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일 언론서도 "참배 단행하면 동아시아 외교에 반드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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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카이치 총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했고, 총리로 취임하더라도 참배를 계속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최근 협력 기조를 이어왔던 한일 관계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다카이치 총재는 기시다 후미오 내각에서 경제안보상을 지내던 2023년 현직 각료로는 이례적으로 봄 예대제, 패전일, 가을 예대제에 모두 참배했다.

일본의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2013년 당시 집권 1년 차였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참배가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한 질문에 "야스쿠니신사는 전몰자 위령을 위한 시설"이라며 "어떻게 위령할지, 어떻게 평화를 기원할지는 적시에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불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것은 외교 문제로 삼을 일이 아니다"라며 "조국을 위해 목숨을 잃은 분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는 국제환경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어떤 직위에서도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계속하겠다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자신을 지지하는 자민당 보수층의 여론과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눈치를 살펴본 뒤 결정하기 위해 확답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자민당에서는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경제안보 논쟁을 이끌어 온 다카이치 총재가 빼앗긴 보수층을 탈환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다"라면서도 "참배를 단행한다면 개선 기조에 있는 동아시아 외교에 반드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 언론에서는 다카이치 총재를 '강경 보수', '극우 성향'의 정치가로 표현하면서 한일 관계의 앞날을 걱정하는 논조가 강하다"라고 전했다.

미일 무역협정 재협상 가능성 언급... 미국도 '촉각'

미국과의 관세 협상도 어려운 과제다. 당장 이달 말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달 28일 총재 선거 토론회에서 5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미일 무역합의에 국익을 해치는 불평등한 부분이 나오면 확실히 말해야 한다"라며 "재협상 가능성도 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일본은 관세를 내리는 조건으로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74조 원)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협정을 체결했으나, 이 자금의 운용 방식이 미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미일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도 "지금 당장 합의를 뒤집는다든가 그런 일은 없다"라면서도 "투자 운용 과정에서 일본과 미국이 협의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며, 이 자리에서 나오는 의견을 미국 측이 트럼프 대통령에 제언하는 구조로 안다. 일본의 국익에 맞지 않는 일이 있다면 이 협의 틀에서 확실히 말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카이치 총재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협정이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자 아시아의 강력한 파트너인 일본에서도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NBC방송도 "일본 차기 총리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한 무역 협정의 이행이 될 것"이라며 "다카이치 총재는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포함한 협정 내용에 재협상 가능성을 제기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재가 안보 강화와 보수층 결집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의 노선을 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그는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 "무엇보다 미일 동맹 강화를 확실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한미일로 협력해야 할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다카이치#한일관계#야스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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