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안보리 주재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9월 미국에서 유엔 총회가 열렸고,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으로서 공개 토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엔드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오는 31일~11월 1일에는 경주에서 APEC 열리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계 정세에 대해 의견 들어보고자 지난 2일 박원곤 북한학과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 9월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의장국으로 참석했잖아요. 어떻게 보셨어요?
"예상했던 대로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예상했던 대로고요. 이번에 북한도 김선경이라고 나름 높은 수준의 사람을 보냈고요. 제일 중요한 건 우리가 이번에 유엔 총회 의장국으로 참석한 거니까 그것은 나름 의미를 찾을 수 있죠. 특히 AI 같은 경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일부에서는 AI 자체가 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고 얘기 많이 하잖아요. 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근데 AI를 지혜롭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없죠. 기술적인 큰 변화가 갖고 오는 거에는 늘 장단점이 다 있죠. 잘 쓰면 인류에게 축복이 되는 거고, 잘못 쓰면 인류에게 저주가 되는 거죠. AI도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잘 사용하고 잘 관리해야 되는 되죠. 그걸 국제사회가 모여서 같이 의논하고 뭔가 규칙과 규범, 표준을 만들어야 되는데 그런 작업이 전혀 안 되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이 대통령이 AI와 관련된 토론 주제를 갖고 같이 얘기한 건 매우 적절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이재명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엔드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는데.
"긍정적인 면은 비핵화를 언급했단 점입니다. END의 D가 북한의 비핵화죠. 비핵화라는 의제를 얘기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북한이 비핵화라는 말도 꺼내지 말라고 하는 상황이고 유엔의 가장 중요한 의제 중에 하나가 비핵화 문제죠. 그렇기에 북한의 비핵화를 얘기하는 것은 매우 중요했고,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죠. 더군다나 세계적으로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너무 관심들이 없는 게 맞아요.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한 국가라는 식의 얘기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인정하지 않는 목소리가 많이 있기 때문에 비핵화를 얘기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죠. 근데 엔드의 여러 가지 구체적인 내용은 문제가 있어요."
- 어떤 문제인가요?
"일단은 엔드의 E가 Exchange로 교류잖아요. 그다음에 N이 Normalization이라고 해서 관계 정상화 그다음에 D가 비핵화인데요. 이게 마치 전후 순서가 있는 것처럼 보여요.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이 기자간담회 통해 이건 선후 순서가 있는 게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상식적으로 보면 순서가 보이죠. 또 위성락 실장이 기자들한테 설명하면서 2018년에 있었던 싱가포르 합의의 원칙도 생각해서 만든 거라고 얘기 했어요. 싱가포르 선언은 세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가 미북 관계 개선 둘째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성 셋째가 한반도 비핵화죠. 이것에 대해 미국은 순서 없는 거라고 얘기했는데 싱가포르 합의문 보면 숫자가 일단 달려 있어요. 그리고 2018년 6월에 싱가포르 합의를 맺은 이후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 합의 이행하라면서 협상하러 평양 갔었죠. 그런데 북한의 외무성이 명백하게 이건 순서가 있는 거라고 밝혔어요. 그래서 이게 순서가 달린 것처럼 보여요.
순서가 있으면 뭐가 문제가 있냐면 비핵화가 맨 뒤로 가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하기 전에 교류와 관계 정상화만 먼저 한다면 이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는 거고요.
또 하나는 엔드 이니셔티브의 두 번째 N이라는 게 영어로 Normalization이잖아요. 근데 이 표현은 국교를 맺지 않은 국가들이 서로 국교 맺을 때 쓰는 외교 용어예요. 그래서 이 표현은 오해의 여지가 있습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로는 2023년 12월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발표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과 정상국가로서 국교를 맺는 형태가 된다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수용하는 오해를 살 수 있어요. 때문에 결론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정부의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세계는 북한의 비핵화에 관심이 없다고 하셨어요, 왜 그럴까요?
"일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강해요. 왜냐하면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이죠. 그리고 지난 30년 동안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 노력 해봤는데 안 됐죠. 때문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한 일이고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미국 워싱턴에서도 주류예요."
- 현실적으로 비핵화가 가능할까요? 북한 김선경 외무성 부상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 포기 안 하겠다고 했는데.
"이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를 떠나서 우리가 북한의 핵에 대해 외교를 통해서 포기하도록 하는 비핵화 노력을 중지하는 순간, 북한은 핵보유국이 돼버리는 거죠. 그리고 그걸 포기하는 순간 우리도 북한을 군사적으로만 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고요. 그러니까 저는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외교적 노력은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러시아와 중국 때문에 대북 제재가 사실상 무력화된 거 아닌가요?
"이번에도 제재가 작동한다는 것을 확실히 확인했어요. 북한 김정은의 지난 9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서 확인됩니다. 거기서 제재라는 단어가 다섯 번이나 나와요. '우리는 제재가 소용없다. 제재로 절대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없다'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면 그런 얘기 할 필요가 없죠. 그건 제재가 역설적으로 작동한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거고요. 또 김정은이 트럼프를 만나러 나올 가능성이 높거든요. 트럼프를 만나러 왜 나오겠습니까? 유일한 이유는 결국 제재 때문이에요. 미국과 유엔이 주도하는 제재가 없어지지 않는 한 북한의 경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걸 북한이 너무 잘 알죠."
-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면 미국과 대화하겠다고 했잖아요. 비핵화 거부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대화할 수 있을까요?
"북한은 지난 2018~19년 같이 비핵화 대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계속 얘기하고 있고 거기에 대해 최근까지 미국은 비핵화 협상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죠. 미국과 북한은 서로 만나서 얘기를 하지는 않지만, 장외에서 주도권과 협상 의제를 갖고 얘기 하고 있어요. 북한의 입장에서도 비핵화 안 한다는 입장이 분명하지만 핵 군축 하겠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완전히 비핵화 안 한다는 것은 아닌 거죠. 때문에 그 부분은 앞으로 협상을 통해서 풀어나가야 되는 부분이죠."
- 북한과 미국이 뭔가 오고 갔는데 우리는 빠진 거잖아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중요한 문제 같은데.
"매우 중요한 문제죠. 한국이 이른바 패싱되는 게 분명하죠. 북한은 2023년 8기 9차 전원회의 때 '적대적 두 국가론'이라고 해서 한국과 상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고 그것이 지난 9월 21일 최고인민회의 때 꽤 긴 연설 통해 다시 한번 확인 했죠. 또 트럼프 행정부도 사실상 한국을 패싱해요. 근데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만 패싱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미국의 동맹국 우호국을 다 패싱하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한국이 미국과 철저하게 공조해야 하고 한미 공조가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북한의 핵 문제는 사실 우리의 문제잖아요. 북한의 핵이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니까요. 근데 안타깝게도 북한 핵에 대한 협상은 한국이 아닌 미국이 하고 있죠. 저는 내년쯤 김정은과 트럼프가 대화하고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요. 그 과정에서 우리 한국의 입장을 반영토록 해야죠.
이게 결론 같은 얘기인데 전 지금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 두 가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아까 말한 것처럼 엔드 구상을 비롯해서 비핵화 3단계론 구상 같은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통일 정책을 공식적으로 확실하게 발표할 필요가 있어요. 지금은 단편적으로 얘기가 나오고 자꾸만 정부 내에서도 다른 입장이 나오니까 혼선을 주잖아요. 일단 그걸 빨리 공식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고요.
두 번째 이게 더 중요한데 특히 비핵화 정책은 한국이 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과 같이 공조해서 만드는 게 중요하죠. 한국이 혼자 3단계 비핵화로 만들어 봤자 미국에서 그걸 수용 안 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잖아요. 이건 한국이 혼자 얘기할 게 아니라 미국과 협력하고 협상을 해서 한미가 같이 빨리 정책 공조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근데 현 정부에서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게 매우 안타깝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박원곤 제공
- 31일 경주에서 APEC이 열리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참석하잖아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이 가장 주목 받을 것 같은데.
"가장 관심을 받을 건 분명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APEC보다 더 미중의 만남이 훨씬 부각될 가능성이 있고요. 또 하나 트럼프가 워낙 APEC 포함해서 다자 협의 체제를 싫어해요. 그래서 과연 APEC 회의에 제대로 참석할지도 의구심이 들고 있고요."
- 트럼프 대통령은 왜 오는 걸까요? 의도가 있을 거잖아요.
"트럼프는 아마 시진핑 만나러 오는 것 같아요. 가장 큰 이유가 시진핑이 온다고 해서 지난번에 사실상 미국과 중국이 APEC에서 만나기로 합의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온다고 보는 게 맞겠죠."
-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 가능성 없을까요?
"가능성 거의 없다고 봅니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이미 협상을 시작했고 서로 간의 조건을 맞춰보고 있는데 조건이 아직 맞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전과 같이 일방적으로 트럼프가 부르면 김정은이 나올 생각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트럼프 대통령 방북 가능성은요?
"그 가능성도 없어요. 트럼프가 아무리 불예측성이 강하다 하더라도 지금 북한에 가서 뭐가 나올 게 없죠. 더구나 적성국인 북한을 쉽게 갔다가 미국 내에서 오히려 굉장히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거예요. 그건 너무 한국 중심으로 세계가 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