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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은 '5극3특'을 설명하면서 "지금은 수도권이 집중‧과밀로 몸살이고 지방은 소멸의 악순환이다"라며 "이재명정부에서 국가균형을 살려 나가지 못하면 앞으로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창원 5개 지역위원회 주최로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민주홀에서 '지역과 수도권의 공존 전략 5극3특'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5극3특'이란 말이 어렵다고 한 김 위원장은 "수도권에 사람이 많이 몰린다. 노무현정부 때 공공기관을 이전해 혁신도시를 조성했을 때 5년 정도 수도권에서 인구가 빠져났고 다른 때는 모두 유입만 있었다"라며 "지금처럼 공공기관 몇 개 이전에는 한계가 있다. 수도권에 있는 기업들이 함께 이전해야 하는데, 당시 기업들한테 부동산 개발권까지 주기로 돼 있었지만, 다음 정부가 폐기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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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의 핵심은 청년이 빠져 나가는 것"이라고 한 그는 "2024년에 부산울산경남에서 34세 이하 청년 1만 7000명이 빠져나갔다. 청년 문제를 두고 온갖 대책을 세워도 백약이 무효다"라며 "벤쳐기업 투자자 7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이유는 일자리와 대학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에는 전국 인구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살았다"라며 "수도권이 잘 살아서 대한민국 전체를 이끌어 가면 되는데, 과밀이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기업은 비수도권보다 수도권에서 사업을 하는 게 땅값이나 인건비 등 여러 비용이 3~4배 더 든다"라며 "그래도 수도권으로 간다. 첨단기업들은 수도권 아니면 사업이 어렵다고 한다. 그것은 인재가 가장 큰 원인이다"라고 덧붙였다.

전국을 수도권과 맞먹는 5개 권역(메가시티)으로 묶고 강원‧전북‧제주를 특별자치도로 하자는 게 '5극3특'이라고 한 그는 "우리만 권역을 묶는 게 아니다. 외국에서도 하고 있다. 영국은 인구 21%가 수도권에 사는데 2006년부터 권역별 균형발전을 시작했고, 프랑스는 2010년에 전국 22개 권역을 13개로 만들었으며, 독일과 일본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철도노선도를 보여준 뒤 "마치 우리 수도권 노선도와 같다"라며 "유럽은 다 대중교통으로 관광이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는 외국인이 고속철도에서 내리면 대중교통으로 관광지에 가는 게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가지 않더라도 그 권역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들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생활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가능해야 한다. 서울~수원과 부산~창원이 비슷한 거리다. 서울수원은 자가용이 없어도 이동할 수 있는데 부산창원은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지금은 어렵다. 대중교통을 수도권처럼 만들어주지 않으면 수도권과 경쟁하는 게 불가능하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말뫼가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로 치면 목포와 비슷"

조선소가 문을 닫으면서 인구가 줄어 시장과 시민들이 토론을 벌여 도시를 성장시킨 스웨덴 말뫼를 언급한 김 위원장은 "1998년 말뫼대학을 만들어 첨단산업과 사회분야 위주로 학과를 두었고, 지금은 매일 8개씩 창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라며 "바다 건너 덴마크 코펜하겐을 연결하는 다리를 지었다. 이전에는 20만명 정도 도시였는데 지금은 코펜하겐을 비롯한 인근 지역까지 묶어 350만명으로 확대 되었다. 조선소 부지를 친환경, 재생에너지의 스마트도시로 만들었다"라고 소개했다.

"말뫼가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로 치면 목포와 비슷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조선소에 청년들이 일하기에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이주노동자들을 계속 고용하게 되고, 기업들은 더 늘려달라고 한다. 이주노동자들이 많으면 기업들은 잘 돌아가는데 지역에는 도움이 안된다. 거제가 딱 그 모양이다.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인력이 부족하다. 외국인들이 들어와서 일을 하고 번 돈을 지역에 쓰지 않고 자기 나라로 송금한다. 이주노동자들이 말뫼처럼 그 지역에 정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지역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면서 외국인 관련 비용만 더 들어간다. 잠깐 일하러 왔다가 돈을 벌고 나가버리게 하는 방식은 안된다. 말뫼처럼 외국인이나 이민자들이 와서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이제 이 문제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

김경수 위원장은 "지난 9월 30일 지방시대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권역별 국가균형발전 설계도를 짜서 확정했다. 메가시티 전략이 이재명정부의 공식 균형발전 성장 전략으로 확정되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수도권처럼 권역별 경제권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같이 생활권으로 통합해야 한다. 이를 추진할 수 있는 행정체계와 재정 기반이 필요하다. 부울경 메가시티를 추진하다 좌초됐다"라며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하세월이다. 대구경북, 대전충남 행정통합도 여러 복잡한 사안들이 있어 쉽지 않다. 부산경남 통합이 언제 될지 모른다. 그래서 권역별 사업 추진을 위해 부울경 연합체로 해야 하고, 새로운 특별자치단체를 만들어 지원하자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중앙정부의 지원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메가시티에 대해 지원을 확대하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엘지전자-국립창원대의 '글로컬대학기술센터'를 사례로 든 김 위원장은 "엘지전자 창원연구소가 서울에서 인재를 뽑아와도 20% 정도는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떠난다. 그래서 지역 대학과 협업을 해서 필요한 인재를 함께 만들자는 것"이라며 "이처럼 정부가 전략산업육성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기업이 투자를 해서 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하면 정부가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서울대와 같은 대학을 전국에 10개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서울대와 같은 대학이 아니라 국립창원대가 엘지전자와 손을 잡은 것처럼, 특정 산업분야에 있어서는 그 지역의 주요 대학이 서울대처럼 만들어서 하자는 것이다. 진주사천의 항공우주산업을 경상국립대가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해 1인당 교육비가 서울대는 6000만원 정도이고, 지방대학은 2000만원 정도다. 차별적인 투자를 하는데 지방에서 인재를 길러낸다는 게 사실상 힘들다. 그래서 지역별 전략산업 분야만큼은 확실하게 투자해서 길러나가겠다는 것이다. 해당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빠르게 서울대처럼 하겠다는 것이다. 연구개발사업도 지역전략산업과 묶어서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지역전략산업을 위해서는 관련 규제를 풀고"

"지역전략산업을 위해서는 관련 규제를 풀고, 세제 지원도 할 것"이라고 한 김 위원장은 교육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금 교육은 서울대 중심으로 한 줄로 세워서 성적에 따라 간다. 이렇게 하다 보니 초중고 교육이 제대로 되겠느냐. 친구도 경쟁자다. 아이들은 뛰어 놀아야 하는데, 수업 분위기를 망치면 늘 야단을 맞는다. 유럽 선진국은 운동 잘하고 악기를 잘 다루는 학생이 인기다. 운동을 해서 체력을 기르고, 경기에서 지더라도 승복할 줄 아는 아이를 만든다. 아이들 끼리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만든다. 어떤 현안이든 교사들이 개입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혐오와 차별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한다. 서울대 한 줄로 세우기가 아니라 10줄, 20줄을 만들어 선택해서 가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학생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운데 1위이고 우울증 약을 먹는 학생이 5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권역별 경제권은 지방을 살리자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살리는 길이다."

김 위원장은 "국제학교에 반대하지만, 수도권에 있는 기업의 직원들이 지방으로 오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인 자녀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국제학교도 생각해 볼 수 있다"라며 "그 다음이 의료문제인데 지방에 있는 병원을 서울대병원급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 실패했던 의료개혁을 확실하게 추진해야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김경수 위원장은 "과거는 수도권에서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빼내 오는 정책이었다면 지금은 그런 전략으로는 힘들다"라며 "수도권이 손해 보는 전략으로 하면 성공할 수 없다. 전국이 함께 균형발전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 정책에 지방도 발을 맞추어야 한다. 광주전남이 제일 먼저 움직이는 것 같다"라며 "지방에서도 정부 정책을 담을 그릇이 필요하다. 시간이 걸릴 게 아니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메가시티의 광역권 연합이어야 한다. 정부와 발을 맞추어 가는 지역부터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떠나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고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릴 거 아니냐"라고 밝혔다.

강연회는 김지수 전 경남도의회 의장이 진행을 했고, 송순호(마산회원), 황기철(진해), 이흥석(창원의창), 이옥선(마산합포) 위원장과 이재영 경남도당 수석부위원장, 손덕상 경남도의원, 박준호‧박문철‧이종엽‧김경영‧김석규‧명희진 전 경남도의원, 전창현 경남교육포럼 대표, 송영기 포럼사람과교육 대표, 김명룡 창원대 교수 등이 함께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했다. 오른쪽은 이재영 경남도당 수석부위원장.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했다. 오른쪽은 이재영 경남도당 수석부위원장. ⓒ 윤성효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에 앞서 전창현 경남교육포럼 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10월 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강연에 앞서 전창현 경남교육포럼 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 윤성효

#지방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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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cjnews) 내방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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