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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steve_j on Unsplash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바둑으로 이긴 것이 2016년 3월이니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사람의 바둑 대결을 기점으로 우리는 인공지능 AI의 힘을 체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22년 11월 챗GPT가 우리에게 나타난 이후 이제 인공지능은 우리 생활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영향력은 가히 혁명적이고 파괴적이기도 하여 거의 모든 영역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계자료를 주고 분석해달라고 하면 거의 논문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줍니다. 사진 몇 장 주고 상황에 맞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달라고 하면 정말 그럴듯하게 만듭니다. 심지어 이야깃거리를 글로 제공하면 동영상도 만들어줍니다. 정말 인공지능은 못 하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불과 일이십 년 전까지만 해도 주입식 교육으로 많은 단편적 지식을 외워 머릿속에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그 사람의 지식수준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무리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인공지능을 이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식의 양이 그 사람의 지식수준을 의미하지 않으며, 이렇게 많은 지식을 두뇌에 기억하게 하는 주입식 교육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고등교육에 닥친 커다란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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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물론 암기를 통해 많은 정보를 머리에 저장하는 것은 당연히, 여전히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아는 사람의 이름을 외워 기억할 필요가 있고, 각종 동식물 및 사물의 이름도 외워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나아가 역사적 사건과 사실, 구구단과 같은 기초 수학적 정보를 기억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이와 같은 단편적인 지식만 가지고 만물의 영장 자리를 차지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인간은 이와 같이 저장된 정보를 바탕으로 사고하면서 논리적인 추론을 거쳐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서 지금의 인류문명을 만들고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데이터나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더 이상 인간만의 영역이 아니라 컴퓨터와 인공지능과 함께 그 영역을 공유하는 시대를 맞이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인공지능 세상에서 우리 고등교육은 커다란 태풍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덕분에(?) 본의 아니게 교육혁신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지식 전달 중심의 교육방식은 점점 의미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대학 강의실에서는 교수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고, 학생들은 이를 충실히 기억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교수가 전달하는 지식은 이미 잘 알려져서 학생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온라인상에서도 스스로 충분히 학습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을 이용한다면 그 학습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만일 대학에서 학위를 주는 권한을 빼앗아버린다면 어쩌면 지금의 대학은 생각보다 빨리 도태할 가능성이 큽니다.

즉 인공지능 시대에 대학이 존재 이유를 가지고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변화를 감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관행을 모두 벗어버리고 대학이라는 두 글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새롭게 재탄생해야 한다. 이제 대학은 인공지능이 못하는 또는 못 알려주는 것을 제공하는 교육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새로운 대학은 커뮤니티형 대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형 대학은 한마디로 대학이 공동체가 되어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부하고 함께 다양한 문제를 찾아 풀어나가 학생에게도 사회에도 기여하는 대학을 의미합니다. 이런 대학에서 대학생들은 동료들과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커뮤니티 생활을 함께 영위하여 사회인으로 성숙해져가는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교수는 멘토 역할 해야

그리고 많은 단순 지식은 온라인과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스스로 학습하는 대신에 강의실에서는 과목의 주제와 연관된 프로젝트를 동료들과 함께 수행하면서 같이 배워나가게 될 것입니다. 많은 경우, 학생들의 프로젝트에 담당 교수도 함께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교수는 가르치는 사람이기보다 프로젝트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멘토의 역할을 진행하고 필요에 따라 조정자의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자면 학생 한명 한명을 대상으로 하는 상대평가는 없어져야 하고, 학생들의 노력 과정과 결과물로 절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 평가는 학생들이 미래에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게 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교수들의 연구도 학생들과 함께 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대학에 입학하면 대학 전체가 하나의 커뮤니티로 활동 영역이 되기도 하지만 전공 분야에 따라 한 명 이상의 교수들과 작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대학 재학 내내 관련된 주제의 연구 프로젝트도 함께 수행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작은 커뮤니티는 전공에서만 운영될 필요가 없습니다. 융복합적인 다양한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대학과 연계된 산업계와의 커뮤니티 형성이 필요합니다. 특히 대학생들에게 산업현장의 경험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는 산업체들과 함께 학생들이 현장실습 및 인턴십을 수시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대학 내 산업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상기업을 설립해서 대학에서도 간접적으로 산업체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커뮤니티형 대학은 크게 가르칠 필요가 없고 대학 재학 기간 동안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 첨단 연구 프로젝트, 산업체에 대한 직간접 경험, 공동체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굳이 학생들에게 이게 쌀이고, 저게 보리라고 하나하나 이야기 해줄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어떻게 우리의 먹거리를 풍요롭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라고 하는 게 훨씬 더 나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굿모닝 충청에도 실립니다. 글쓴이 최병욱씨는 한밭대학교 교수(전 한밭대학교 총장)입니다.


#인공지능#커뮤니티형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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