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2일 서울역 매표소 앞에 승차권 없이 열차를 탑승했을 때의 부가운임 인상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 박장식
민족 대명절, 한가위가 눈앞입니다. 특히 이번 명절은 10월 3일 개천절부터 추석 연휴를 거쳐 10월 9일 한글날까지, 쉬는 날만 일주일을 꽉 채우기에 '어른들을 위한 방학'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그만큼 이동량 역시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연휴에 3218만여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작년보다 8.2%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다행히 연휴가 길어 하루 평균 이동량은 예년에 비해 적을 것이라 합니다.
이번 명절 이동을 계획하시는 분들을 위해 다섯 가지 '꿀팁'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추석부터 표 없이 열차에 오르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고, 공항은 평소보다 더욱 일찍 도착하셔야 합니다. 연휴에 운전할 때는 높아지는 사고율 역시 조심해야 합니다.
① 한 가지 '내비게이션'만 맹신하지 말아요... '교차검증' 필수
지난해 추석 기간 교통 관련 큰 이슈가 있었습니다. 한 내비게이션에서 가장 빠른 길로 농로를 안내하길래 갔더니, 모든 차가 거기에 몰려서 몇 시간을 도로 위에서 허비해야 했다는 내용이었죠. 최근 많은 운전자들이 온라인으로 빠른 길을 찾아 실시간 안내하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만큼, '나만 아는 길'인줄 알고 갔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동안 한 가지 어플리케이션을 썼던 운전자라로 이번 추석 연휴에는 '교차검증'을 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이번 연휴 기간 많은 내비게이션·지도 어플리케이션이 운전자들을 겨냥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나에게 맞는 어플을 찾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추석 연휴 때는 길을 고를 때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내비게이션이 잘 알지 못하는 농로·비포장도로나 골목길로 안내한다면 해당 안내를 피해 다른 길로 돌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명절을 맞아 라디오 방송국들이 운영하는 '추석 특별 생방송'는 사고나 돌발상황 안내를 가장 먼저 알려주니, 귀성길에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② 공항 갈 때는 '더 일찍' 나오세요... 이번 추석엔 더 힘든 이유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이는 청주국제공항 출국장 모습. 이번 연휴, 이런 모습을 기대했다가는 큰일납니다. ⓒ 박장식
이번 연휴, 국제선과 국내선을 막론하고 공항을 이용하시는 귀성객·여행객은 평소보다 훨씬 일찍 공항으로 나오셔야 합니다. 특히 국내 여행객들이 몰리는 이른 아침 시간이나, 일부 게이트의 운영이 중단되는 저녁 시간대에는 큰 혼잡이 예상됩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일부터 12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객을 245만 명으로 예측했고, 한국공항공사 역시 김포·제주·청주·김해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 281만 명의 여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역대 명절 기간을 통틀어 '최대 규모'인 만큼, 평소보다 훨씬 일찍 공항에 나오셔야 시간에 쫓기는 일이 없습니다.
공항에 빨리 나와야 하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지난 1일부터 전국 공항 노동자들이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2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근무 체계 개선, 그리고 자회사 직원에 대한 불이익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습니다. 대체 인력이 투입된다고는 하지만, 혹시 모르니 미리 공항에 나오는 것이 좋겠습니다.
서울역과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에서도 특별한 임시열차를 운행합니다. 보통 명절 임시열차는 평소의 막차 시간 이후 운행하는데, 평소 첫차 출발 시간인 오전 5시 20분에 앞선 오전 5시 8분에 서울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가는 임시열차를 운행한다고 합니다. '아침 비행기'를 타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③ 이번 추석부터 표 없을 때 기차 타면 '두 배 값' 냅니다
이번 추석 '기차표 수강신청' 때 좌절을 맛보신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특히 연휴가 길다 보니 비교적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명절 예매에 도전했건만, 어플리케이션 오류가 발생하면서 좌절을 겪었다는 후기가 인터넷에 줄을 잇기도 했죠.
기차표를 확보했다면 다행이지만, 표를 아직 구매하지 못했는데 내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의 기차표가 없다면 사라지는 표를 '광속 클릭'으로 구하시는 것이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5년간 명절 기간 예매되었다가 취소된 표를 43%가량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코레일톡'과 'SRT' 애플리케이션을 시간 날 때마다 새로고침하면 표를 구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일 표가 없다고 해서, '일단 열차에 타고 부가요금 몇 천원 더 내면 되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그랬다간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10월 1일부터 한국철도공사와 주식회사 SR이 표 없이 열차에 승차하거나, 다른 열차의 승차권을 갖고 열차에 탑승하는 경우, 열차 내에서 승차 구간을 연장하는 경우 부과하던 부가운임을 0.5배에서 1배로 늘렸습니다.
그러니 표 없이 열차를 탔다면, 서울에서 부산 가는 KTX 기준으로 12만 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요금의 기차표를 사야 하니 삼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이런 정책 변경에 대해 열차의 공급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인데도 이를 이용객에게 전가한다는 비판 역시 많기는 하지만 이번 명절 편리하게 귀향하기 위해서는 미리 꼭 표를 확보하셔야 합니다.
[관련기사] 명절 기차표, '대국민 수강신청'이 점점 힘들어지는 이유 https://omn.kr/2c1ao
④ 명절 앞두고 도로·철도 개통도 많아... '이 길' 이번에 이용해볼까

▲목포역에서 전남 곳곳을 거쳐 보성까지 이어지는 남해선 철도가 추석 연휴에 앞서 개통했습니다. 남해선의 첫 역이 된 목포역. ⓒ 박장식
올해 추석 연휴는 다른 명절에 비해 새로 개통하는 철도와 도로가 유독 많습니다. 공사하고 있는 도로도 '임시 개통'을 통해 미리 손님들을 받기도 하고, 도심을 들르지 않고도 원하는 지역으로 향할 수 있는 도로도 새로 열렸습니다. '국토 최남단', 땅끝마을까지 한달음에 갈 수 있는 새로운 철길도 지난 9월 27일 개통했습니다.
전남 목포에서 장흥·해남·강진 등을 거쳐 보성으로 가는 남해선 철도가 9월 27일 개통했습니다. 한반도의 가장 남쪽을 순회하는 남해선의 개통으로 철도를 이용해 목포에서 순천까지 가는 시간이 2시간으로 짧아졌고, 목포에서 부산까지는 4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남해선 철도를 이용하려면 순천이나 목포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직 아쉽지만, 전남 남부 해안 지역에 새 철도가 등장한 것은 반갑습니다.
경북 안동시의 외곽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외곽도로도 지난 9월 30일 완전 개통했습니다. 용상동과 서후면을 잇는 잔여구간이 개통하면서 예천·문경에서 국도를 이용해 청송·영양으로 가는 길이 훨씬 편리해졌습니다. 포항시 역시 시내 혼잡 구간의 교량과 도로를 이번 추석 기간 임시 개통해 시민 편의를 더합니다.
충남 태안에서는 안면도와 태안읍을 잇는 원청사거리 지하차도가 10월 2일 개통했고, 보령에서는 610번 지방도를 이용할 때 오천면소재지를 들르지 않고 직행할 수 있는 우회도로가 같은 날 개통했습니다. 충북 단양에서는 5번 국도 확장사업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던 구간의 도로를 임시 개통해 중앙고속도로의 정체를 던다는 계획입니다.
'극한 정체' 논란이 일었던 서부간선도로의 지상 도로, 오목교 구간도 평면화를 시도했다가 큰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 추석 이전 원상복구된다고 합니다. 수도권 서부 교통의 큰 역할을 하는 서부간선도로가 정상화되는 만큼, 수도권 서부 시민들의 한숨을 조금이나마 덜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⑤ 연휴에는 사고율 증가... 더욱 '방어운전'하고 '안전운전'하세요

▲이른 아침의 경인고속도로 모습. 새벽 운전과 밤 운전 때에는 졸음이 오면 바로 휴게소에 멈추었다 가세요. ⓒ 박장식
이번 연휴에 자동차를 몰고 나온다면 대비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연휴는 평소에 비해 교통사고가 많다는 점입니다. 질병관리청은 추석 연휴 기간 발생한 교통사고 환자를 하루 평균 96.3명으로, 평상시의 하루 평균 75.9명보다 1.3배 많게 집계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추석 하루 전날에는 환자가 평균 108.2명으로, 평상시 대비 1.4배 많은 수가 집계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연휴 기간 사고가 발생한다면 가족과의 만남도, 연휴 기간 계획도 모두 무너지는 만큼 안전운전, 그리고 방어운전을 특히 생활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전 내내 주변 차량을 살피고, 합류 구간에서는 여유를 갖고 진입하며, 고속도로 운전 시에는 지정차로를 준수하고 과속을 삼가는 등 안전하게 운전할 것을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연휴가 아니라도 언제라도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비트밖스'를 기억하세요. 사고가 나면 '비'상등을 켜고, 차에서 나와 '트'렁크를 연 다음, 가드레일 '밖'으로 나와 '스'마트폰으로 119와 한국도로공사에 신고해야 합니다. '비트밖스', 꼭 지켜야 2차 사고로 인한 피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