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6일 오후 난징 더지플라자에서 열린 종루이코리아 이차전지 투자협약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있다. ⓒ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6일 중국 이차전지 기업으로부터 600억 원대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기업의 투자유치는 김동연 지사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2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김 지사는 이날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서 종루이(中瑞)코리아와 600억 원대 이차전지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평택시 오성 외투단지 내 약 2만 1,200㎡ 부지에 종루이코리아가 600억 원 규모의 이차전지 부품 생산 시설을 설립하는 내용이다.
종루이코리아는 중국의 이차전지 부품기업인 종루이전자와 한국의 이차전지 자동화 설비 제조기업인 케이엔에스가 세운 합작법인이다. 중국 종루이전자가 70, 한국 케이엔에스가 30을 투자했다.
"중국의 대한(對韓) 투자 신호탄 될 가능성 커"
김동연 지사는 "임기 내 100조 투자유치를 약속해 내달쯤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 일본 유럽의 자본은 많이 들어왔지만, 중국 투자는 처음"이라면서 "(첫 투자 자본이) 이차전지라는 첨단산업에 들어오게 돼 뜻깊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지사는 "경기도가 비즈니스 활동을 최대한 지원하고 돕겠다"고 약속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6일 오후 난징 더지플라자에서 열린 종루이코리아 이차전지 투자협약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있다. ⓒ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종루이코리아 송형호 대표가 26일 오후 난징 더지플라자에서 열린 종루이코리아 이차전지 투자협약 체결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 경기도
특히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이번 투자유치 협약 체결은 중국의 대한(對韓) 투자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윤석열 정부 3년간 한중 관계 경색과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로 중국에서의 투자유치가 여의치 않았으나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옌팅주 종루이전자(본사) 부사장은 "종루이코리아의 투자는 이제 시작"이라며 "향후 더 많은 투자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동연 지사와 경기도와의 협력관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치엔정 종루이전자 영업부사장도 "오늘 협약체결식은 단순한 MOU 체결을 넘어 이차전지 산업에 관한 경제협력을 끌어나가는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경기도와 긴밀히 협력해 함께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간 500억 원 매출 효과 기대... '대한민국 이차전지 중심' 경기도 위상 강화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투자협약 체결에 따라 평택 오성 외투단지 내 이차전지 부품 생산 시설은 이르면 2026년 초 착공을 시작해 그해 연말쯤 준공할 계획이다.
방전된 이후에도 재충전해서 재사용할 수 있는 이차전지는 모바일, IT 기기에서 전기차, 에너지 저장 장치까지 폭넓게 활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해당 시설에선 이차전지 부품인 '탑 캡 어셈블리(Top cap Assembly)'를 생산하게 된다. 배터리의 상단부를 이루는 '탑 캡 어셈블리'는 전기 연결성을 확보하고, 폭발을 방지해주는 중요한 부품이다.
경기도는 이번 투자협약 체결로 150명의 신규고용과 연간 5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생산능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글로벌 전기차 기업 등이다.
또한,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라는 경기도의 위상과 역할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통계청 자료 기준으로 이차전지 관련 산업 사업체는 경기도에 전국의 32.6%인 1,073개가 있다. 종사자 수만 3만 854명으로 전국의 18.7%를 차지한다.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 모두 전국 1위다.
강민석 대변인은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기업이 국내 이차전지의 주요 부품 공급망을 확대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이번 협약 체결이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중심에서 이차전지 산업의 국제 거점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오후 상하이시정부에서 열린 상하이시 지도부 면담 및 우호협력 체결식에서 궁정 상하이시 시장과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 경기도
중국 경제수도로 경제지평 넓힌 김동연 지사
앞서 김동연 지사는 지난 25일 궁정(龚正) 상하이 시장을 만나 우호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상하이(上海)는 지역 내 총생산(GRDP)이 중국 1위(7,502억 달러)인 경제수도이다.
김동연 지사는 협약식에서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 몇 년간 한중 관계가 불편했으나 이제 (새 정부 들어) 한중 관계에 새 지평이 열리고 있다"면서 "이런 시기에 중국의 경제수도라고 할 수 있는 상하이시와 우호협력을 맺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김 지사와 궁정 시장은 이날 협약에 근거해 구체적으로 ①경제무역협력 강화(상하이시 무역박람회에 경기도 기업의 적극 참여 등) ②반도체 분야 등의 상호 투자협력 강화 ③관광을 포함한 인문교류 강화 ④교육 과학기술 분야 협력 강화 등에 뜻을 같이했다.
특히 김 지사는 "상하이시가 AI, 바이오, 신동력(모빌리티)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데, 이번에 경기도 AI 기업들이 많이 동행했다"며 "경기도에 판교를 포함한 AI 클러스터가 몇 개 있는데, 경기도 클러스터와 상하이시 특구(클러스터) 간 공동투자 등의 구체적 협력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제안했고, 궁정 시장 역시 동감했다. 경기도와 상하이시는 빠른 시일 내에 실무 채널을 만들어 이날 합의한 내용을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