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왼쪽)과 그가 수감돼 있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입구. ⓒ 사진공동취재단, 권우성
서울구치소가 구치소장 교체 전 윤석열의 '24시간 무한 접견'을 가능토록 한 수용관리계획서를 작성해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앞서 수감된 전직 대통령 이명박·박근혜씨의 수용관리계획서에는 없던 내용으로,이로 인해 윤석열은 1박 2일 변호사 접견 등 '황제 접견' 특혜를 누렸다. 해당 내용은 구치소장 교체 후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교체 전 구치소장이었던 현 김현우 안양교도소장을 징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9일 열람한 '윤석열 수용관리계획서'에는 일반 접견과는 달리 "접견 시간대 외 (접견) 실시 등을 허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통상 수용자들은 일과 시간(오전 9시~오후 6시) 내에 접견이 허락되는데, 윤석열의 경우 사실상 24시간 내내 누구든 접견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장 의원에 따르면, 수용관리계획서는 이러한 특혜를 둔 이유를 "사건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고 설명했으며, 근거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02조"를 들었다. 시행령의 해당 조항은 "소장은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접견 시간을 연장하거나 접견 횟수를 늘릴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첫 구속 후 53일간 140회 변호인 만나, 밤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접견도

▲지난 7월 31일 당시 김현우 서울구치소장(현 안양교도소장)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은 국회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와 면담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서울구치소의 경우 수용 밀도가 높고 접견 수요도 많아 접견 시간대(오전 9시~오후 6시)에 순번을 정해 동시다발로 접견이 진행되며 시간 외 접견의 신청·허가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보고받은 감찰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은 1차 구속 기간(53일, 지난 1월 15일~3월 8일) 동안 총 140회 변호인을 접견했다. 그 중 52회는 주말·명절 등 휴일, 42회는 접견 시간대 외에 이뤄졌고, 이로 인해 현장 교도관들이 관리·감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장 의원은 설명했다. 오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변호인을 접견하거나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의 휴대전화로 반려견 사진을 보는 등 문제가 불거진 것도 이때다.
법무부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운영상 부적절함이 확인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는 "(윤석열의) 변호인 접견과 관련하여 주말, 명절 등 휴일이나 평일 일과시간 이후 다른 수용자에 비해 지나치게 오랜 시간 접견을 실시하는 등 운영상 부적절함이 확인됐다"라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실태조사 결과 밝혀진 일부 부적절한 사실에 대해 감찰 착수를 지시하고, 규정 및 제도를 개선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수용 질서 확립을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문제를 일으킨 수용관리계획서의 내용은 법무부가 지난 8월 구치소장을 교체한 뒤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이 지귀연 재판부에 의해 석방된 뒤 지난 7월 재구속됐으니 2차 구속 후에도 약 한 달간 특혜가 유지된 셈이다.
장 의원은 "김현우 전 서울구치소장이 사실상 윤석열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수용관리계획서를 만든 것"이라며 "윤석열을 위한 특혜 조항을 넣는 과정에 당시 대통령실이나 법무부의 관여가 있었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로 본다면, 김 전 소장은 내란 공범에 준하는 수준"이라며 "징계 등 법무부가 적극적인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윤석열이) 현직 대통령이었던 신분을 감안해 1차 구속 시기 때 시간 외 변호인 접견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파면 이후인 2차 구속시기 때는 접견상 문제될 조치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윤석열의 변호인단인 송진호(왼쪽), 배보윤(가운데) 변호사가 지난 7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1차 구속 후 지귀연 재판부에 의해 석방됐던 윤석열은 이날 영장실질심사 결과 재구속됐다. ⓒ 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