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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에 공항을 짓는다고? 가덕도는 다름 아닌 낙동강하구잖아!"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반대하게 된 시작은 단순했다. 가덕도가 바로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이자,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된 낙동강하구였기 때문이다. 이곳이 신공항이라는 이름 아래 또다시 파괴되는 모습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 더욱이, 이번에도 '특별법'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우리는 이미 4대강 사업에서 특별법이 불러온 참담한 결과를 목도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은 강을 무자비하게 파괴했고, 강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특별법'이란 이름은 자연을 파괴해도 된다는 특권으로 기능했을 뿐이다. 낙동강하구와 가덕도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 뻔한 지금, 생태학살이라는 이유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반대해 온 나는, 이제 이 사회를 이해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 사회는 결국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연명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만 있다면 활주로의 수차례 변경도, 사업비가 당초의 3배를 넘어서는 일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항의 적기 개항만을 외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도외시되는 이 사회를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가덕도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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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생태교육 답사로 낙동강하구를 찾던 중 처음으로 가덕도와 인연을 맺었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그 길은 부산의 여느 연안과는 사뭇 달랐다. 배를 타고 바라본 해안절벽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다. 마치 산수화 속 그림처럼, 기암절벽이 펼쳐졌고, 대항 선착장 앞의 대항마을은 소박하고 조용하며 따스함으로 가득했다.

외양포로 향하는 산길은 가파르고 험했지만, 그 숲은 봄의 기운을 품고 있었다. 백 년이 넘은 곰솔들이 곳곳에서 반겨주었고, 언덕을 넘어 마주한 작은 마을은 고요함과 햇살로 가득했다. 그 따스함은 마치 엄마의 품 같았다. 그냥 그 자리에서 잠들고 싶을 만큼 평화로웠다. 그 후로 매년 봄이면 이곳을 찾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가덕도는 거가대교의 개통과 함께 도로가 나고 터널이 생기면서 옛 모습을 조금은 잃었다. 하지만 여전히 낙동강하구에 위치한 가덕도는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아침과 저녁이면 여전히 새들의 짹짹거림이 가득하고, 해안절벽 곳곳에는 보전등급 1등급의 해식애, 해식동굴, 시스택(sea stack), 해안단구 등이 수천 년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이 역사와 생태는 물살이들의 서식공간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왔다.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들이 바로 이 1등급 해양생태지역인 가덕도 앞바다에서 노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양포 마을의 전경
외양포 마을의 전경 ⓒ 김현욱

그러나 그 숲은 파괴되고 있다

이제 평화로운 가덕도의 백년숲인 국수봉과 남산이 폭파된다. 수천 톤의 산을 깎은 흙은 활주로 건설을 위해 상괭이가 노니는 바다로 매장된다. 그 매립량은 우리나라 1년 치 골재수급량과 맞먹으며, 골재 수급 쇼크가 우려됨에도 강행되고 있다.

그 숲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동백나무 군락지와 소사나무 군락지가 존재한다. 수많은 생명들이 그 숲에 기대어 살아간다. 그러나 이들의 서식지는 사라지고 있고, 낙동강하구와 가덕도가 지닌 생물다양성의 보고는 처참히 파괴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육지와 해상을 잇는 총 116m의 매립식 활주로를 건설하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위험천만한 공항이 아닐 수 없다. 활주로 부지의 높이는 31.5m, 수심 25m 아래 60m에 달하는 '두부 같은' 초연약 지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무른 지반에 흙을 쏟아붓고 활주로를 세우면, 하중을 견디지 못한 지반이 비대칭적으로 가라앉는 '부등침하'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활주로가 울퉁불퉁해지고, 항공기 이착륙 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활주로가 다른 섬과 연결되어 있다면, 전문가들은 항공기의 기체가 두 동강이 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국수봉 동백군락지
국수봉 동백군락지 ⓒ 김현욱

인천공항과는 다르다

일각에서는 인천공항도 비슷한 우려 속에서 건설되었지만, 지금은 건재하지 않느냐고 반박한다. 그러나 인천공항과 가덕도신공항은 비교할 수 없다. 인천공항 부지는 가덕도보다 단단한 11m의 모래질로 이루어져 있고, 수심은 고작 1m, 해수면 높이는 7.9m로 총 20m에 불과하다. 가덕도의 60m 연약지반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국내 최고 수준의 건설 기술력을 가진 현대건설이 가덕도신공항 수의계약을 포기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부등침하로 인한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과 기술적 난관,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책임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현재도 가덕도신공항 사업비는 16조 원에 육박하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조류충돌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토대로 추정하면, 가덕도신공항의 조류충돌 가능성은 무안공항의 353배, 김해공항의 8배에 달한다. 가덕도는 새만금이나 제주 제2공항과 달리, 철새 서식지이자 국제적 조류이동 경로에 놓여 있는 곳이다. 이곳에 공항이 들어선다는 것은 '예견된 참사'의 길과 다르지 않다.

"희생자는 특정되지 않는다. 누구나 참사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듯이, 새들의 길목에 선 가덕도신공항은 언제든지 또 다른 비극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싶다면

예견된 중대재해, 가덕도신공항을 멈춰주십시오 가덕도신공항 백지화를 요구하는 용산 대통령실 앞 피케팅. 오늘 26일자로 93일째를 맞았다.
예견된 중대재해, 가덕도신공항을 멈춰주십시오가덕도신공항 백지화를 요구하는 용산 대통령실 앞 피케팅. 오늘 26일자로 93일째를 맞았다.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지난 6월 5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국민 앞에 약속했다. 그러나 가덕도신공항은 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위험천만한 공항 건설은 '예견된 중대재해'의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6일, 나는 반려견 탈핵이와 함께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로 농성 93일째다.

이런 와중 7월 29일, 이재명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의 연이은 사고를 두고 "미필적 고의의 살인"이라며 질타했다. 그렇다면 명백한 위험이 예고된 가덕도신공항을 재검토 없이 국정과제로 강행하는 일은 대통령이 말한 '미필적 고의의 살인'과 무엇이 다른가?

대통령의 말은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책임 있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다시 가덕도에 평화가 깃들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침이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잠이 깨고, 바다 위를 노니는 멸종위기 동식물들의 보금자리가 영원히 지켜지는 모습을 꿈꾼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소망한다.

 반려견 탈핵이 엄마입니다. 가덕도에서 뛰어놀며 행복해 하는 탈핵이를 보면 그저 나도 따라 행복해요. 탈핵이와 소소한 삶을 그리는 탈핵이 엄마.
반려견 탈핵이 엄마입니다. 가덕도에서 뛰어놀며 행복해 하는 탈핵이를 보면 그저 나도 따라 행복해요. 탈핵이와 소소한 삶을 그리는 탈핵이 엄마. ⓒ 김현욱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폐기 운동에 함께 해주세요!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가덕도신공항 백지화를 위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폐기 운동'을 시작합니다. 이 특별법은 안전과 생명보다 개발논리를 우선시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법입니다.

가덕도와 낙동강하구의 생명과 평화를 위해 이 운동은 자본의 이윤 축적을 위해 생태학살이 법으로 보장되고 당연시되는 현실에 대한 저항입니다. 오는 10월부터 진행될 이 운동에 함께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https://bit.ly/가덕도신공항특별법반대

덧붙이는 글 | *필자소개: 반려견 탈핵이 엄마입니다. 가덕도에서 뛰어놀며 행복해 하는 탈핵이를 보면 그저 나도 따라 행복해요. 탈핵이와 소소한 삶을 그리는 탈핵이 엄마.


#가덕도신공항#가덕도#가덕도신공항특별법#생태학살#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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