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원내대표 불러세운 국회의장우원식 국회의장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의 건에 대한 무기명표결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투표수가 명패수보다 한 매 더 많이 나온 것과 관련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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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힘으로 폭주를 자행한다면 국회가 있을 필요가 있습니까? 정치는 속도가 아니라 과정과 합의입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
"정부 조직이 있어야 일하는 거 아닙니까? 국힘 의원님들은 이재명 정부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것만 같습니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대치 상황으로 내달았다.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저지에 나섰다.
정부조직법 개정 중 여야 갈등의 뇌관은 '검찰청 폐지'다. 법 개정안은 검찰청 폐지 뒤 공소청(법무부 소속)-중대범죄수사청(행안부 소속)을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대치 중인 여야는 합의를 시도하려 노력하긴 했다. 이 과정에서 원래 오후 2시에 열기로 했던 본회의는 2시 반, 3시, 3시 반 등 3차례 뒤로 미뤄졌다. 애초 오후 1시 반께 우원식 국회의장 중재로 여야 원내대표가 만났으나, 회동은 20여분 만에 결렬됐다.
의장도 나서 여야 합의 노력했지만... 이견 좁히지 못해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웃으며 들어갔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결렬 직후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과 만나 "법안 상정 순서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면서 "국회의장이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 또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를 '사법-헌법 파괴'라 규정하며 "법 앞의 평등을 깨부수는 민주당은 공화국의 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은 본회의 전 연 의원총회에서 다시금 '내란 청산'에 방점을 찍었다. 의원들 앞에 선 정청래 당대표는 "불법적인 12.3 비상계엄을 국민들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 5년을 준비하려는데, 이재명 정부의 정부조직법을 발목 잡는 세력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이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걸어서 저지하겠다는 건 한국이 미래로 가겠다는 걸 저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 후 정부조직법을 필버까지 걸면서 반대하는 야당이 지금까지 있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은 곳곳에서 "없습니다"라 답변했다. 정 대표는 "내란의 완전한 청산을 위해 더 일치단결하자"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국힘, '4박 5일' 무제한토론 돌입... 신속처리안건 표결하다 "부정투표" 공방 벌이기도

▲한정애, 정부조직법 개정안 수정안 제안 설명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수정안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애초 민주당은 금융위원회 분리와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이 담긴 정부 조직 개편안을 올리려고 했으나 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협의를 거처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 공익신고자보호법 ▲ 공공기관운영법 ▲ 통계법개정안 ▲ 민주유공자 예우법 등 4개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올리고 투표에 나섰다.
그러나 투표-개표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앞 3건은 재석 의원 수(274명)와 투표 수가 일치했으나, 민주유공자예우법 관련해 투표 수가 275매로서 명패 수보다 1매가 더 많이 나온 것.
이에 야당은 "이러니까 부정선거 얘기가 나온다", "부정투표다", "무효다"라며 즉각 항의했고, 투표는 약 1시간 가량 지체됐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여당 원내지도부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우 의장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논의가 길어지자 우 의장은 결국 국회법 조항을 들어 장내를 정리했다. 우 의장은 "국회법 제114조 제3항 단서에 따르면 투표수가 명패수보다 더 많더라도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할 때는 재투표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말한 뒤 다음 안건으로 넘어갔다. "무효" 등을 외치는 의원들에 우 의장은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여야가 유일하게 함께 박수 친 순간

▲필버 첫 토론자로 나선 박수민 의원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이에 반대하며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박수민 의원이 첫 토론자로 나서 있다. 위는 이학영 국회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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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쟁점 법안 4건에 대해 4박 5일간 무제한 토론에 나설 계획이다. 대상 법안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비롯해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 ▲ 국회법 개정안 ▲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개정안(증감법)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뒤 취재진과 만나 "시간을 두고 논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민주당이) 일방통행식으로 통과시키는 것에 함께할 수 없다"며 "강한 반대의 뜻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총의가 모여 4개 법안에 대해선 필리버스터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4개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4박 5일간 지속적으로 국회 내 본회의장에서 국민께 민주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문제를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만 "(나머지) 5개 동의안에 대해서는 굳이 필리버스터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전격적으로 적극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장하는 민주당, 입장하는 국민의힘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이에 반대하며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박수민 의원이 첫 토론자로 나서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하는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하나둘 입장해 대비된다. ⓒ 남소연
민주당은 4개 쟁점 법안마다 진행될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국회법에 따라 토론 시작 24시간이 지난 후 강제 종결 시키고 법안 처리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까지 '24시간 필리버스터-강제 종결 후 표결'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합의에 나서면서,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성공 개최 및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국회 결의안, 산불피해 지원대책 특별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의 건, 문신사법안 등 일부 민생 법안들은 이날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울산 등 초대형 산불피해지역 주민들이 회의장에 직접 와 있는 상황, 우 의장은 법안 통과 뒤 "주민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다. 이 법안으로 피해가 빨리 복구되기를 기원하고, 국회에서도 꼼꼼히 잘 살피겠다"고 말했다. 내내 고성으로 싸우던 여야가 유일하게 함께 박수를 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