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보강 : 24일 오후 5시 10분]
헌정 사상 첫 전직 영부인 재판이 시작됐다.
김건희씨는 24일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311호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색 정장을 입었고, 검은 뿔테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썼다. 다만 상의 왼쪽 옷깃에 서울남부구치소 수용번호 '4398'이 적힌 배지가 달려 있었다. 전직 영부인으로서 첫 소환 조사와 첫 구속, 첫 기소에 이어 첫 재판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그였지만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있었다.
우인성 재판장 : "직업이 없는 거 맞습니까?"
김건희씨 : "네, 무직입니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재판장 질문에 "아닙니다" 하고 반대 의사를 직접 내비친 김씨는 이후 인적사항과 직업, 본적 등을 확인하는 재판장의 말에 또렷한 목소리로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그의 모습은 언론 카메라에 담겼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우인성 재판장)가 언론사들의 이날 1차 공판 시작 전 법정 모습 촬영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우 재판장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관련해 무죄 추정의 원칙을 해하지 않은 최소한도의 범위 내에서 법정 촬영 신청을 허가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특검 "김건희 주가조작으로 8억 원 부당이득 취해"

▲우인성 부장판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건희 씨(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 첫 재판에 입정하고 있다.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씨 혐의는 ①자본시장법 위반 ②정치자금법 위반 ③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세 가지다. 이날 법정에는 김건희특검(민중기 특별검사) 김형근 부장검사를 비롯해 한문혁·남경우·정덕채·최준환·박기태·주현우·정중일 등 8명의 검사가 참석했다.
특검은 먼저 공소사실을 낭독했다. ①번 혐의를 두고 "피고인이 권오수, 김기현, 이종호 등과 공모해 2010년 10월경부터 2012년 12월 5일경까지 도이치모터스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듯 잘못 알게 할 목적으로 관련 계좌를 이용해 통정매매 96회, 가장매매 5회, 합계 101회의 통정 가장 매매를 하고 주식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관련 계좌를 이용해 합계 3017회 이상매매 주문을 제출해 8억1144만3595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②번 혐의를 '공천개입 사건'으로 명명한 뒤 "피고인이 배우자 윤석열과 공모해 2021년 6월 26일부터 2022년 3월 8일경 사이 20대 대통령선거 관련 명태균으로부터 합계 1억 5840만 원 상당의 공표용 여론조사 36회, 합계 1억 1600만 원 상당의 비공표용 여론조사 22회를 각각 무상으로 제공받음으로써 정치자금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총 합계 2억 7440 만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교부받았다"고 했다.
③번 혐의에는 '통일교 관련 그라프 목걸이 등 수수사건'이라 이름을 붙였다. "피고인이 건진법사 전성배와 공모해 통일교에 각종 프로젝트 행사 관련 대통령 직무에 속한 사항에 대해 청탁 또는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로 부터 2022년 4월 7일경 802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및 인삼 세트, 2022년 7월 5일경 1271만 원 상당의 샤넬가방, 인삼 세트, 2022년 7월 29일경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교부로 합계 8293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특별한 움직임 없이 고개를 아래쪽으로 숙이고 공소사실을 들었다.
김건희 측 "공소사실 전면 부인... 주가조작 일당에 이용 당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씨 변호인단은 공소사실을 전체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는 최지우, 유정화, 채명성 변호사가 출석했다.
①번 혐의 관련해, 채명성 변호인은 "이미 두 차례 정권에 걸친 조사 후 '혐의 없음' 결정이 내려진 사건으로, 지난 10년 간의 피고인 투자를 특정 시기만 추출해 주가조작이라고 주장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주가 조작 공범에게 이용당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며 "특검이 침소봉대하고 있다. 피의자는 주가조작 범행에 공모하지 않았고 주가조작 관여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②번 혐의를 두고 "명태균이 개인적인 목적에 따라 실시한 여론조사를 피고인 카카오톡으로 몇 차례 받은 것"이라며 "(특검이) 58회라고 기재했는데, 그중 피고인이 몇 차례 받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몇 차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명태균과 여론조사 관련 계약을 맺지도 않았고 여론조사를 지시한 바도 없다"며 "여의도연구원 등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가 진행됐고, 캠프를 통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굳이 명태균을 통해 별도 여론조사를 실시할 이유가 없다"고 특검 주장을 반박했다.
변호인들은 특검이 명씨에게 받은 여론조사를 가치로 환산한 데도 의문을 제기했다.
③번 혐의에는 "피고인은 통일교가 전성배, 윤영호를 통해 전달했다는 청탁을 알지 못 한다. 들었던 사실도 없다"며 "샤넬 가방 등 물건도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특히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영호가 '배달 사고가 났다'고 전성배에게 문자를 보냈다는데, 그게 실체다. 공소 사실 모두 부인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을 시작으로 재판은 앞으로 매주 수요일, 금요일마다 열린다. 오는 10월 특검이 신청한 대표 증인 27명의 특검 주심문을 마치고, 11월 반대 심문이 시작된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증인 명단을 확정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