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35 NDC 4개안 발표 이후 첫 부문별 논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립을 위한 대국민 공개 논의의 첫 부문별 토론회로 전력 부문에 대한 논의가 23일 오후 한전아트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정부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진행된 총괄 토론회에서 2035년 NDC에 관해 2018년 대비 ▲48% (현실적 여건 고려) ▲53% (선형감축) ▲61% (IPCC 1.5도 억제 평균 경로) ▲65% (탄소예산과 공정배분을 고려한 시민사회안) 감축이라는 네 가지 경로를 제시하고, 부문별 토론회와 온라인 의견수렴을 통해 2035년 NDC에 대한 안을 확정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35년 NDC 4가지 경로(안) ⓒ 환경부
전력 부문은 온실가스 감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문이다.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원을 태양광과 풍력으로 교체하는 '에너지 전환'이 가장 비용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수단일 뿐 아니라 감축잠재량 역시 가장 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과 수송, 건물 부문의 핵심 감축수단이 '전기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력 부문의 '탈탄소 전환과 확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부문별 토론회에서 전력 부문이 가장 먼저 논의되는 이유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관건… 2035년 비중 29%에서 37%까지 제시
토론회의 핵심 주제는 단연 재생에너지 확대였다. 개회사에서 김성환 환경부장관은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보급율이 "OECD 국가 중 격차가 많이 나는 꼴찌"에 머물러 있다며, "오직 원전만 얘기했던 윤석열 정부 3년"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확대가 단순히 꼴찌를 벗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수출경쟁력과 녹색산업 경쟁력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2035 NDC 대국민 공개논의 토론회의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다 ⓒ 플랜1.5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최민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4개 NDC 경로안에 따른 전력 부문 감축목표를 공개했다. 전력 부문의 감축률은 NDC 감축률보다 높은 68%부터 79%이상으로 제시되었으며, 핵심적인 차이는 재생에너지와 석탄의 비중, 즉 석탄을 얼마나 빨리 퇴출하고 그 자리를 재생에너지로 채울 수 있는가로 나타났다.
특히 파리협정의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지구적 평균 수준의 감축인 ▲61% 이상의 감축 달성을 위해서 재생에너지는 2035년까지 37% 수준으로 증가해야 하며, 이때 석탄의 비중은 28%에서 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보급용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2035년까지 130-160GW가 추가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떠한 경로를 따르더라도 현재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재생에너지 목표(107.8GW)는 대폭 상향이 예상된다.

▲4개 NDC안에 따른 2035년 전력 부문 감축목표와 전원 믹스 ⓒ 환경부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승문 재생에너지정책연구실장은 그동안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한 수용성, 계통망, 재생에너지 시장구조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이격거리 규제 완화, 유연성 자원 확보, 산업생태계 구축 등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인하대학교 원동준 교수는 "전력망 유연성 확보"에 관해 전력망 구축뿐 아니라, 저장장치와 마이크로그리드를 활용한 '비증설대안'을 제안하면서 탄소중립을 위한 차세대 전력망 운영의 원칙을 제시하였다.

▲23일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진행된 2035 NDC 대국민 공개 논의 토론회의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플랜1.5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김성환 장관의 주재로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한 과제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조용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아직까지 재생에너지 가격이 다른 국가들보다 높은 상황이고 계통의 한계나 인허가 문제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어려움이 존재하는 현실적 제약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였고, 김종남 에너지기술연구원 온실가스감축량평가연구단장은 우리나라의 태양광의 82%가 1MW 이하의 소규모 사업이라는 점이 평균단가가 높아진 이유라고 설명하며, 대규모 사업 추진을 통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지적된 인허가와 이격거리 문제에 대해서는 김성환 장관이 직접 기후환경에너지부 개편을 통해 전담부처를 둠으로써 빠르게 해결할 계획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2035년 NDC 강화를 위해 해상풍력이 담당해야 하는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태양광 위주로 구성된 재생에너지 발전원은 출력제어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풍력의 건전한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대학교 김범석 교수는 1GW 해상풍력 단지로 연간 350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해상풍력에 대해서는 특히 속도조절이 아닌 최대한의 가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송용현 넥스트그룹 부대표는 해상풍력의 실제 확대를 위해서는 생산뿐 아니라 설치에 필요한 항만과 선박 인프라에 대한 준비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생에너지와 차세대 전력시스템으로 제조업 성장동력도 함께 마련해야
오늘 토론회에서는 전력 탈탄소화가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의 다음 먹거리라는 점도 강조되었다. 김성환 장관은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핵심 수단일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설비, 가상발전소(VPP), 마이크로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아우르는 탈탄소 에너지산업을 대한민국 제조업의 다음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며 토론을 마무리하였다.
전력 부문에 대한 감축방안은 2035 NDC와 함께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현장에 참석한 플랜1.5 윤세종 정책활동가는 "독일, 영국 등은 2035년에 전력 부문의 100% 탈탄소화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고, OECD 국가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평균이 이미 32.8%에 달한다"고 지적하며, 이를 감안한다면 "전력 부문 감축경로안 가운데 ▲48%안과 ▲53%안은 고려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전력 부문을 시작으로 24일 수송, 26일 산업, 30일 건물, 10월 2일 농·축산과 흡수원에 대해 2035 NDC 부문별 토론회를 이어간 후 10월 14일에 종합 토론회를 열어 그간의 논의를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대국민 공개논의"인만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2035 NDC안과 부문별 감축수단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도 수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