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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기업이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믹스팀'을 꾸려 놀라운 결과물을 얻었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한 기업이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믹스팀'을 꾸려 놀라운 결과물을 얻었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 오마이뉴스

"요즘 젊은 분들은 다 어디 계시는 걸까요?"
"저희 회사 평균 연령대가 40대라고 보시면 돼요. 저희 회사는 역피라미드 구조거든요."

리더십 교육을 준비하며 기업 교육 담당자와 나눈 대화다. 놀랍게도 이런 말은 특정 회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한국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은 2025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 역을 향해 급행열차처럼 달려왔지만, 아직 좌석 배치도조차 제대로 끝내지 못한 상태다.

한 기업 교육 현장에서 이런 대화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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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너무 옛날 방식 아닌가요?" (30대 김 차장)
"요즘 젊은 분들은 경험이 부족해서…"(50대 박 상무)

마치 테니스 경기를 보는 듯했다. 세대 갈등이라는 공이 좌우로 오가지만, 문제는 이 경기에는 승자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 직장인의 76%가 "세대 갈등을 경험했다"고 답한 조사 결과(2024년, 사람인 발표)도 있다.

우리는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생각해보자. 이력서에 생년월일을 쓸 때 미묘하게 긴장하고, 상대의 나이를 들었을 때 순간적으로 마음속에서 계산기를 두드린 적,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나이의 문제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관점의 문제다.

"와, 50대인데도 정말 젊으시네요."

이 말은 칭찬일까, 아니면 편견일까? 마치 "여자인데도 일 잘하시네요"라는 말의 연령 버전이다. 그 안에는 "50대는 원래 늙어 보이는 것이 정상"이라는 무의식적 전제가 숨어있다.

"젊은 친구가 생각이 깊네요."
"나이 드셨는데 컴퓨터 잘 다루시네요."
"아직 젋은데 벌써 그런 생각을 하다니."

이런 말들, 한 번쯤은 해 본적 있지 않나? 나도 있다. 그리고 말하고 나서 '어? 이거 괜찮은 말인가?' 하고 뒤늦게 깨달은 적도 많다. 문제는 이런 말들이 너무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마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처럼 익숙하게 사용되지만, 결국 상대를 특정 틀에 가두는 말이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디지털 격차'를 목격했다. 줌(Zoom) 사용법을 배우려는 시니어와 답답해하는 젊은 직원 사이의 긴장감.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최신 업무 프로그램 앞에서는 젊은 직원들도 똑같이 초보자가 된다. 결국 누군가에게는 우리가 모두 배우는 존재일 뿐이다.

한 IT기업에는 60대 신입 개발자가 있었다. 처음에는 모두가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6개월 후 그는 팀의 핵심 개발자가 되었다. 꼼꼼하고 체계적인 그의 코드에 20대 동료들이 오히려 조언을 구하게 되었다. 이 사례는 나이는 능력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필자가 최근 다양성 강의 중 가장 많은 주제를 차지하는 것은 세대 다양성, 세대 갈등을 주제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종종 "요즘 젊은이들은 예의가 없다"는 불평을 자주 듣는다. 그런데 이런 말은 고대 수메르 점토판에도 기록되어 있다. 5천 년 전에도, 500년 전에도, 50년 전에도 똑같은 말이 반복되었다. 그렇다면 정말 젊은 세대가 계속 타락해온 걸까? 아니면 매 세대가 같은 착각을 반복해온 걸까?

아마도 후자일 것이다. 5천년 전 문제적 젊은이들이 피라미드를 쌓았고, 2천년 전 젊은이들은 로마제국을 건설했고, 200년 전 젊은이들이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지금의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을 만들고 우주로 나가고 있다. 문제는 젊은이가 아니라, "요즘 애들은..." 이라고 말하는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일지 모른다.

세대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건 그 갈등을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바꾸느냐이다.

한 기업은 '세대 믹스 팀'을 운영했다. 20대부터 50대까지 마치 인생의 대표팀 같은 구성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6개월 후 결과물은 놀라웠다. 젊은 직원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시니어의 현실 감각이 더해지자 성과가 30% 향상됐다. 마치 서로 다른 슈퍼파워를 가진 어벤져스가 모인 것 같았다. 처음에는 소통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서로의 언어를 배우며 팀의 완성도는 한층 높아졌다. 구글의 연구에 따르면 연령 다양성이 높은 팀일수록 더 창의적이고 성과도 높다. 다양한 시선이 모일 때,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나이 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두려워만 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건강하게 오래 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서로에게 배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당신은 오늘 누군가를 나이로 판단하지 않았는가? 혹시 속으로 "꼰대 같아", "젊은 게 뭘 알아"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잠시 멈춰서 생각해보자. 그 사람의 나이가 아니라, 그가 가진 고유한 경험과 관점을 바라보면 어떨까?

초고령사회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그저 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되는 변화일 뿐이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더 많은 배우가 함께 모여 한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아니면 감독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역할의 크기가 아니라 함께 멋진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세대다양성#세대갈등#초고령사회#세대통합#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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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형 (valuevis) 내방

"개인의 행복과 사회 성장을 잇는 다리"를 지향하는 필자는 개인-조직-사회가 하나로 연결된 여정을 탐구한다. DEIB(다양성·형평성·포용성·소속감)의 한국적 재해석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을 모색한다. 긍정심리학과 HRD의 학문적 배경으로 셀프리더십, 여성리더십, 포용적 리더십, 세대 간 소통 등 실용적 콘텐츠를 통해 행복과 성장의 균형점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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