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 시내에 내건 현수막 ⓒ 더불어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회 제공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시내에 시민을 비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철거했습니다.
지난 21일 김민석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주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 '시민 조롱' 현수막 대량 설치 논란"이라는 기사를 공유했습니다. 김 총리는 "한수원 월성본부가 제작해서 경주 시내 여러 곳에 설치한 현수막이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며 "벚꽃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라는 문구는 너무 모욕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총리는 "공공 기관의 행사 지원은 '한 푼 던져주는' 그런 것이 아니다"라며 "주민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소통이 아니다. 그런 태도와 비아냥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태의 경위를 확인해 보고, 모든 공직자의 소통 태도와 방식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수원 월성본부는 지난 15일 경주 시내에 16곳에 "이번 벚꽃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 "5년 동안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시 지방세로 2190억을 냈다지요?", "한수원이 5년 동안 법인세만 1조 6천억원을 냈다지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회는 "한수원은 현수막 게시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신속히 공개하라"고 요구했고 "공기업은 감성적 홍보가 아닌 정보공개, 주민참여, 안전확보라는 본질적 책무에 충실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경주시민들과 누리꾼들은 "시민들을 거지로 취급한다"며 분노했고, 김 총리 또한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한수원의 안일한 소통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한수원 "국민과 경주 시민에 큰 상처와 불신 드리게 됐다" 사과

▲답변하는 김민석 국무총리김민석 국무총리가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김 총리가 지적한 다음날인 22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간부회의를 소집해 한수원 현수막 사태를 논의하고 "산업부와 산하 공공기관의 대국민 서비스와 소통에 차질이 없도록 업무를 면밀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날 오후 전대욱 경영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홍보 현수막으로 국민과 경주 시민 여러분께 큰 상처와 불신을 드리게 됐다"며 "한수원의 지원 사업을 알리려는 취지였으나 내용과 표현의 적절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했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전 부사장은 "앞으로 모든 대외 활동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지역 사회의 정서를 더욱 살피고, 내부 검증과 의사 결정 절차를 철저히 재점검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황주호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7일 사직서를 제출했고, 다음날 곧바로 처리됐습니다. 황 전 사장은 이미 지난달 22일 임기가 만료된 상태였고,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불리한 조건으로 '굴욕계약'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