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이성만 전 의원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19 ⓒ 연합뉴스
결과가 뒤집혔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이성만 전 의원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9일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이재권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에게 경선 캠프 운영비, 지역본부장 살포 명목으로 총 1100만 원을 건네고 송영길 지지 의원 모임에서 윤관석 전 의원으로부터 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핵심 이유는, 1심에서 유죄의 핵심 증거로 쓰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취록이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거 이 전 부총장 알선수재 혐의 수사 과정에서 제출된 휴대전화 녹취록을, 별개 사건인 이 전 의원 사건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는 지난 1월, 같은 사안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의 1심 재판부 판단과 동일한 맥락이다.
이날 재판부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정근이 휴대전화 제출 당시 알선수재 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까지 제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검사가 이정근의 알선수재 사건을 넘어서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까지 압수한 것은 위법하다.
임의제출된 정보저장 매체를 탐색하던 중 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전자정보를 발견한 경우 중단해야 한다는 법리는 이 사건 수사 당시 확립돼 있었다. 법리에 따른 절차는 반드시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재판부는 "검사는 알선수재 혐의와 무관한 별도의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영장을 새로 발부받아야 함에도 이정근의 휴대전화를 보관하고 있다가 새로운 사건인 송영길 전 대표 사건과 이 사건 재판의 증거로 제출했다"라며 "이정근의 휴대전화에서 (알선수재 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는 배제하는 게 타당하다"라고 판시했다.
검찰이 별건 사건의 증거를 활용해 무리하게 수사·기소한 관행에 법원이 제동을 건 셈이다. 이정근 녹취록의 증거 인정 여부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허종식 민주당 의원 재판 등 유사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허 의원은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3개월에 집행 유예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편,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직접 들은 이 전 의원은 눈물을 보이며 무죄 판결의 공시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