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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국회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도 용인 성지고등학교 오종민 교육행정실장(사무관)이 국회입법조사처가 주최한 '2025년도 입법 및 정책 제안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작년 '군수품관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첫 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번 수상은 단순한 개인의 영예를 넘어서, 학교 현장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국가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그는 최근 '영국 국제 그린애플 환경상(International Green Apple Environment Awards) 2025'에서도 우수상(Commended Winner)을 받았다(관련 기사 : 코로나가 바꾼 운명... 버려진 급식 1톤 목격한 사무관의 혁신).

다음은 지난 16일 오종민 사무관과 이번 수상의 의미를 페북 메신저로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오종민 사무관
오종민 사무관 ⓒ 오종민

매년 4만 톤 페트병, 학교는 왜 예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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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실장이 이번에 제안한 정책은 '학교 및 공공기관 등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및 자원순환 현금보상 시스템 도입'이다. 겉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환경교육과 자원순환 경제를 동시에 실현하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부터 공동주택, 2021년부터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의무화했지만, 정작 학교와 공공기관은 제외되어 있다.

오 실장은 "2024년 한 해 동안 여러 학교와 지자체, 환경단체와 함께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고 학생들과 세척·분리 캠페인을 추진했다"며 "학교 분리수거함 앞에서 학생이 스스로 라벨을 제거하며 웃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작은 움직임이 저를 감동하게 했다"고 제안 동기를 설명했다.

"쓰레기가 돈이 되는" 현금보상 시스템 제안

 쓰레기 처리 문제의 대안
쓰레기 처리 문제의 대안 ⓒ 오종민

그의 제안은 단순한 분리배출을 넘어선다. 환경부 훈령 개정을 통해 학교와 공공기관을 분리배출 의무대상에 포함시키는 동시에, 혁신적인 현금보상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이렇다. 학교와 자원순환 전문업체가 협약을 맺어 투명 페트병을 수거하고, 무게에 따라 현금을 환급 받는다.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해 투명 페트병을 수거하면 무게를 측정한 후 현금이 환급되고, 이는 학교 세외수입으로 편입되어 환경교육이나 학생 지원 등에 재사용되는 선순환 구조다.

이미 수퍼빈의 '네프론' 시스템이 "쓰레기가 돈이 되고, 재활용이 놀이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 창녕교육지원청과의 협력을 통해 학교에서 자원순환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오 실장은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되 교육적 효과까지 노린다.

탄탄한 법적 근거와 단계적 실행계획

오 실장의 제안서가 주목받는 이유는 법적 근거의 탄탄함에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24년 8월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강화를 강조한 결정을 인용했고,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의 법률자문을 통해 지침 개정 시 학교와 공공기관이 의무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결론을 확보했다.

일본의 '자원유효이용촉진법'과 독일의 '순환경제법' 등 해외사례 분석도 빼놓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단기(1년 이내) 환경부 훈령 개정과 시범학교 50개교 선정, 중기(2~3년) 전국 확대, 장기(3~5년) 지역별 자원순환센터 연계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19년간 정책 제안의 달인, 그의 철학

오종민 실장은 지난 2006년 정부 모범공무원(국무총리 표창)을 시작으로 19년간 지속해온 정책 제안 활동으로 유명하다. 2008년 국민·공무원 제안 금상, 2009년 그린코리아 우수 제안 금상과 국무총리 표창 특별승급, 2017년 한국투명성기구 투명사회상, 2024년 제31회 한라환경대상 대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그의 정책 제안 철학은 수상 소감에서 엿볼 수 있다.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닌 '세상에 없을 때 가장 많이 나눈 사람'으로 기억되고자 한다"는 그의 말에서, 개인의 영예보다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은 페트병에서 시작된 큰 변화의 여정"

9월 23일 국회 중앙잔디광장에서 열릴 시상식에 참석 예정인 오 실장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연속 수상의 영광은 저 혼자가 아닌, 현장에서 함께 뛰어 주신 학교·지자체·환경단체·학생·학부모 모든 분들과 나눈 결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법은 제도이자 약속이지만, 그 약속은 사람의 손길과 행동이 없으면 결실을 맺지 못한다"며 "이번 성과가 대한민국의 학교와 공공기관에서 탄소중립과 나눔이 공존하는 '투명한 공간'을 만드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정책이 실현될 경우 학교·공공기관에서 투명 페트병을 100% 분리배출 할 때 연간 수천 톤의 CO₂ 감축과 함께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환경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가치관이 확산되는 교육적 효과가 기대된다.

"앞으로도 저는 작은 페트병 하나에서 시작된 이 여정을 이어가겠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투명해지고, 지구가 더 푸르러질 때까지 나눔과 책임의 길을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시작된 작은 아이디어가 국가정책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준 오종민 실장의 사례는,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와 시민 참여형 정책 수립의 모범이 되고 있다. 그의 2년 연속 수상은 개인의 영예를 넘어, 우리사회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오종민 용인 성지고등학교 교육행정실(사무관)은

2006년 정부 모범공무원(국무총리 표창)
2008년 국민·공무원 제안(금상 수상)
2009년 그린코리아 국민·공무원 우수 제안(금상 수상)
2009년 행안부, 국가사회 발전 제안 채택(국무총리 표창, 특별승급)
2010년 평생교육발전 기여 공로상(교육부장관 표창)
2011년 국민납세의식 고취(공로상 수상)
2011년 경기혁신교육 우수공무원 선정
2014년 학교급식, 사립유치원 특정감사(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 유치원 3법) 활동
2017년 한국투명성기구(투명사회상 수상), 정책 유공 우수공무원 선정
2023년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학교 음식물쓰레기 절감 및 기부 성과 발표, 패널 진행), 법제처 국민아이디어 공모(특별상 수상)
2024년 제31회 한라환경대상 공모(대상, 환경부장관 표창), 가축위생방역 경영혁신 국민아이디어(동상 수상), 강릉시 규제개혁 아이디어(장려상 수상), 그 외 다수 정책 제안 수상
2025년 '영국 국제 그린애플 환경상(International Green Apple Environment Awards)'에서 우수상(Commended Winner)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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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wadans) 내방

<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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