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표지 ⓒ 애플북스
'행복'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어떤 사람은 많은 걸 갖는 것을 행복이라 할 거고, 어떤 사람은 더 높은 직위를 얻는 게 행복이라 할 것이다. 특히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한 지금 세상에서는 더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행복'하다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진정한 행복일까? 오히려 그런 것을 추구하면서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저자인 메건 헤이즈(Megan C. Hayes)는 행복 심리학을 연구한 학자로, 전 세계 다양한 언어와 단어들이 어떻게 행복을 창조하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왔다. 그녀는 행복과 정체성 간의 관계를 탐구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포지티브 저널(Positive Journal)을 통해 긍정 심리학과 개인의 글쓰기를 결합한 온라인 자기계발 도구를 운영하고 있다.
과연 저자가 말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그녀가 말하는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의 일상 속,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작은 순간들이다. 이 책은 특히 다양한 문화권의 언어를 통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행복의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는 복잡한 삶 속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준다.
책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2021년 4월 출간)는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챕터: 집과 환경
2챕터: 공동체와 인간관계
3챕터: 성품과 영혼
4챕터: 기쁨과 영적 깨달음
5챕터: 균형과 평온
각 챕터에서는 전 세계 곳곳의 언어 속에서 '행복'과 관련된 아름답고 독특한 의미를 지닌 단어 50가지를 소개한다. 단어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와 의미를 통해, 우리는 자신만의 행복을 다시 정의하고, 삶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는 영감을 얻게 된다. 물론 다른 파트들도 좋았지만, 특히 챕터3의 <성품과 영혼>과 챕터5의 <균형과 평온>이 유독 마음에 와닿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성품을 지니려면 기질이 강직하고 행동이 고결해야 한다고 하며 행복과 인품의 밀접한 관계를 주제로 다루었다.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 Chapter 3 - 84p
챕터3 <성품과 영혼>에서 소개된 단어중에는 이디시어인 'מענטש' '멘츄(99p)'라는 단어가 인상이 깊었다. '훌륭한 사람'을 뜻하는 '멘츄'는 단순히 '훌륭한 사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믿고 존중하며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공정함, 위엄, 인간미, 인정 많음, 너그러움, 그리고 속이 꽉 찬 사람이라는 특성이 포함된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멘츄'가 된다는 것이 단순히 높은 지위나 부유함, 또는 존경받는 직함을 얻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멘츄'는 타인에게 친절과 선행을 베풀고, 자신의 위치나 권력이 아닌 인품으로 사람들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을 이끌어내는 사람을 의미한다. 아마 현대사회에서 가장 잃기 쉬우면서도, 동시에 모두가 추구하고 싶은 삶의 자세이자 성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챕터3의 또 다른 단어중 마음에 들었던 단어는 산스크리트어인 'आत्मन्' '아트만(103p)'이었다. '진정한 자아'라는 뜻의 '아트만'은 에고(Ego)보다 훨씬 깊은 의미를 지닌 영속적이고 본질적인 자아를 가리키며, 현대 사람들이 종종 투영하는 거짓 자아보다 훨씬 상위에 존재하는 자아를 말한다. 현대사회에 살다보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질적인' 자신을 잃어갈 때가 많다. 특히 '더 많은'것을 추구할 때는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조차 모른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인간은 본래의 자신을 잃었을 때 사회적으로는 행복해 보일 수 있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는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자아'를 뜻하는 '아트만'은 오늘날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그리고 '진정한 자아' 'आत्मन्' '아트만' 으로 '훌륭한 사람' 'מענטש' '멘츄'가 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자연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에도 들어왔다가 빠지고 찼다가 기울고 피었다가 지는 주기가 있다.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 Chapter 5 -154p
다음은 챕터5인 <균형과 평온>이다. 사실 최근 너무 바빠서 삶의 균형을 잃은 것 같아 더욱 와닿았다. 인간은 일과 휴식의 균형을 통해 더 창의적이고 일에 대한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출근, 야근에 시달리며, 휴식을 취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특히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스웨덴, 덴마크)은 일과 휴식의 균형을 잘 맞추고 있으며, 이는 그들이 사용하는 단어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두 개의 단어가 특히 인상 깊었다.
챕터5 에서는 스웨덴어인 'Lagom' '라곰(155p)'이라는 단어가 특히 와닿았다. '딱 맞은, 적당한'이라는 뜻을 지닌 이 단어는 일과 휴식의 균형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풍요롭다'못해 '넘쳐나는' 것을 방지해주는 단어이기도 하다.
넘쳐나는 행복은 일시적인 신선함에 불과하며, 소비 지향적인 삶을 살다 보면 진정한 일상에서 오는 행복을 놓치게 된다. 결국, 이런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바쁘게 살다보면 삶의 균형을 잃게 되고 진정한 행복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래서 이 단어는 행복치수가 항상 높은 스웨덴어인만큼 '행복'의 '적당함'에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이다.
다음은 스웨덴과 같이 행복치수가 높은 나라인 덴마크다. 이곳의 단어중 'Arbejdsglæde' '아르바이스글레데(175p)' 라는 단어가 있는데, 뜻은 '일하는 즐거움' 이다. 덴마크는 휴가가 상당히 길고 근무 시간이 합리적이어서 북미 사람들보다 1년에 평균 250시간 덜 일한다고 한다. 바로 그렇기에 '워라밸'이 보장되어 균형이 잡혀 행복지수가 높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덴마크에서는 상하 관계가 느슨해서 직장인들이 더 많은 자율성을 누린다고 한다. 한국처럼 상사가 '절대자'와 동급인 것과는 다른 점이다. 이렇게 소소한 존중으로도 행복이 증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인상깊었던 4개의 단어들만 소개했지만, 실제론 이것보다 더 많은 단어들이 이 책에 있다. 그래서 전세계의 수많은 '행복'을 나타내는 단어를 소개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결국 세상 곳곳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더 좋고' '더 많은'것을 추구하다가 '진정한 행복'을 잃은 사람들이 현대 사회에 얼마나 있을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면서 현대사회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거짓 자아'가 아닌 '진정한 자아'를 찾는 게 행복으로 나아가는 첫 단추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메건 헤이즈의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행복'의 본질을 찾기 위해 삶의 작은 순간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해주며, '행복'이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결국 행복을 느끼는 것도 자기 자신이기에, 내면을 깊이 탐구해보고 싶거나 행복의 다양한 관점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에도 실립니다.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