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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직장인으로 살다가 퇴사 후 콘텐츠 창작자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3년차의 시행착오와 성장 과정이 콘텐츠 창작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최근 넷플릭스 전 세계 영화 부문 1위에 오른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열풍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영화 속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고, 호랑이 캐릭터와 닮았다고 소문이 난 굿즈를 사기 위해 박물관 '오픈런'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하니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K-팝'과 한국적 문화 요소까지 녹아 든 독창적 세계관이 전 세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만든 영화인 줄 알고 있었는데, 한국계 캐나다인 메기 강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었다. 영화 속 장면들이 의심할 여지없이 한국의 생활 밀착형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몸이 안 좋아지면 한의원에 가서 약 짓는 모습부터,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3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DNA에 각인된 '한국인 바이브(vibe)'까지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어떤 메시지를 영화에 담고 싶었을까? 어떻게 저 장면을 표현한 걸까? 궁금증이 생겨 메기 강 감독의 인터뷰를 찾아봤다. 해외와 국내의 많은 매체를 통한 인터뷰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담아 캐릭터와 이야기의 서사를 만들어갔고, 솔직한 태도와 상황마다 빠지지 않는 유머러스함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영화를 보고 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며 콘텐츠 창작자로서 얻을 수 있는 조언들이 많다고 느꼈다.
초보 창작자가 기억해야할 원칙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 ⓒ IMDB
많은 초보 창작자는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쉽게 멈추거나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독자가 원하는 것은 옳은 말을 보여주는 정답지가 아니다. 오히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솔직한 과정이다.
메기 강 감독은 영화 속 캐릭터에 어설픔과 불완전함을 담아냈다. 실패하고 서툰 모습을 보여주면서 오히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의 캐릭터 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 과정 자체에서도 그런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지난 8월 <글래머>와의 인터뷰에서 "불완전함 속에도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배우기를 바란다"는 그의 말이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초보 창작자인 나도 무언가를 쓸 때는 어렵다. 블로그에 뭔가 올리려고 하면 '이게 맞나?' '너무 유치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결국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이내 잘 쓰려 하지 말고 진솔하게 쓰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완벽하지 않은 글이 어설퍼도 인간적이고 감동을 줄 수 있다. 오히려 불완전함이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까.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의외로 작은 장면일 때가 많다. 감독이 <TIME>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한국 식사 장면'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주인공들이 식당에서 식사할 때 단순히 대화하는 장면이지만, 식탁 위에 놓인 음식이 무엇인지, 한국적인 배경이 느껴지는지 등 작은 디테일이 이야기를 살아 숨쉬게 만든다는 것이다.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먼저 넘어야 할 관문은 "대단한 주제를 써야 한다"는 생각이다. 블로그에 적는 일상 속 사소한 일이 시시해서 누가 읽을까 싶지만, 반응이 좋았던 글은 책을 읽고 마음에 담아둔 문장, 산책로에서 발견한 꽃 사진과 같은 소소한 순간들이었다. 이런 순간을 스쳐 보내지 않고 기록으로 간직해두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사람들은 거창한 철학보다 자신의 경험과 결이 맞는 이야기에 깊이 공감한다는 것을 느꼈다. 오늘 아침 마신 커피, 출근길에 본 하늘, 가족과 나눈 짧은 이야기.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야 말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이야기의 재료가 된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작은 용기
메기 강 감독은 또한 한 인터뷰에서 '스파이더-버스'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고 한국 드라마와 수준 높은 뮤직비디오, 편집 기법과 사진 등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냈다.
이 말에서 용기를 얻었다. 처음 글을 쓸 때 좋아하는 작가의 문체나 형식을 따라서 해보는 것도 창작의 한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중요한 건 거기서 멈추지 않고 조금씩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가는 것이다.
"나라면 이렇게 할 텐데."
"내 경험을 더 해볼까?"
이런 작은 질문들이 쌓여서 결국 나만의 목소리가 만들어진다. 오늘도 글을 쓰려다가 주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이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아니,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더 소중하다.
첫 번째, 불완전함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 솔직함이 오히려 공감을 만든다. 두 번째,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놓치지 말자. 그것들이 나만의 이야기가 된다. 세 번째, 좋아하는 것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해보자. 그러면 차별화된 창작자가 될 수 있다.
'케데헌'이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건 화려한 기술 때문만은 아니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기 강 감독의 따뜻한 메시지가 전해진 것은 아닐까. 나의 불완전한 한 줄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니 즐겁게, 지금 이 자리에서 시작해 보자. 당신의 첫 문장을 누군가는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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