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7월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한국 기업이 투자해 미국에 짓는 공장 현장에서 불법 이민 단속으로 300여 명의 한국인이 체포된 사건과 관련, 대미 외교를 더 적극적으로 하라는 주문이 나왔다. '비자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투자하기 어렵다'거나 관광 비자로 한국에서 취업한 미국인에 대한 조사라도 실시하라는 것이다.
8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긴급현안질의를 얼였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조현 외교부장관에게 "왜 우리는 트럼프의 일방적 요구를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만 얘기하고 왜 우리 요구는 안 내는 거냐"며 "조건부로 비자를 안 주면 투자 못 한다고 왜 얘기를 못 하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관세협상은 이미 성공적이라고는 하지만 실무협상에서 갈등이 많으시지 않느냐, 미국이 요구하는 게 많지 않느냐"며 "그렇다면 우리도 카운터 프로포즈(역제안)를 하셔야 한다. 이거(비자 문제) 안 해주면 투자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말씀하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우리나라에 관광 비자로 들어와서 영어 가르치고 있는 사람이 몇 천 명, 몇 만 명 될 것 같은가? 그 실태조사까지는 해야 된다고 본다. 그래야 미국이 긴장한다"며 "그 사람들 여기 와서 영어 가르치고 관광하고 가는 거는 불법 아닌가? 왜 그렇게 적극적으로 외교하지 못 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외교부 정신 차리십시오. 이것은 관성이고 안일한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돈과 투자 그걸 미국에다 해주면서 이런 취급을 받느냐"며 "당장 조사해 주시기 바란다. 지금 관광 비자 들고 와서 영어 가르치는 건 그냥 간이조사를 해도 2000명이 넘는다"라고 주장했다.
조현 장관은 "존경하는 김준형 의원님의 결기 있는 대처 방안을 저희가 잘 면밀히 검토해 보겠다"라고만 답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도 "해당 공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자기가 유치해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자랑한 곳이다. 미국이 원하는 공장을 짓는 것"이라며 "법과 현실의 괴리로 발생한 문제를 단속하고 공개하는 것도 모자라 홍보까지 한 것은 동맹국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거기에 공장 짓는 기업에 대한 예의나 배려도 전혀 없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미국 측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외교부 차관이 미국 대사에게 유감을 표시한 걸로 충분치 않고 (조 장관이) 미국에 가시면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고 강력하게 입장을 표시해주셔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장관은 "우리로서는 어느 정도 수위를 조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억류돼 있는 국민 300여 명을 조속히 구출하는 것이 더 큰 일이었기 때문에 그렇다"며 "이번에 가서는 의원님 말씀처럼 문제점을 지적하고 미측에 이에 대한 항의성 발언을 분명히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외통위 긴급현안질의 출석한 조현 장관조현 외교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체포된 한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 않는 방향으로 협상 진행 중
조현 장관은 이날 오후 출국해 미국을 방문,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무부장관 등을 만나 구금된 한국인의 자진출국 과정 및 관련된 행정 처리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이번에 구금된 국민들이 자진출국하면 향후 5년 간 미국 입국 금지 조치를 받게 되느냐"고 물었다. 조현 외교부장관은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우리의 의지만이 아니라 상대의 반응도 그렇게 (입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는 말씀이냐"라고 물었고 조 장관은 "네 그렇다"고 답했다.
이용선 민주당 의원도 이 문제를 물어봤는데, 조 장관은 "대강의 합의는 이뤄졌지만 최종 합의를 앞두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