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6 당시 만찬에 배석했던 가수 심수봉씨가 2009년 3월 30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심수봉 데뷔 30주년 기념 투어 제작발표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1979년 10.26 사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사망 현장에 있었던 가수 심수봉씨가 고 김재규씨 재심 증인으로 신청될 예정이다. 검찰은 심씨 증인신문 등 충분한 심리를 거쳐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 부장판사)가 진행한 재심 2차 공판에서 검찰 쪽은 "본 사건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며 "대법원 선고 후 약 45년이 경과했고, 그동안 새로운 자료와 의견이 축적됐으므로 무엇보다 충분한 심리가 필요한 사건이라 사료된다"고 했다. 또한 "검찰도 이 사건에 대해 예단이나 선입견을 갖지 않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공판절차에 참여하고, 변론 종결 후 의견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검찰은 이 사건의 쟁점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씨 쪽에서 ▲ 공소 자체에 문제가 있으므로 공소 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는 것인지 ▲ 과거 판결에 쓰인 증거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인지 ▲ '내란 목적 살인'이라는 혐의에서 '내란 목적이 없었다'는 것만 주장하는지 아니면 ▲ 살인죄 자체도 무죄라는 것인지 정리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재판부도 비슷한 생각을 품은 모습이었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사진은 1980년 1월 23일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항소심 2차 공판 당시 사진. ⓒ 연합뉴스
조영선 변호사는 "우선은 (1979년 10.27) 비상계엄의 위헌성에 따른 공소기각을 구하는 것이고 더불어 내란목적 살인도 내란 목적이 없다는 것을 다툰다"고 말했다. 김재규씨는 10.27 비상계엄 선포 당일에 체포돼 군법회의로 넘겨졌고 군사재판에서 1심을 받은 뒤 곧바로 대법원 확정판결로 사형이 집행됐다. 변호인단은 재심 청구 단계부터 10.27 비상계엄 자체가 위헌·위법하므로 이를 근거로 이뤄진 공소 제기부터 잘못됐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상희 변호사는 다만 "공소기각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심 대상 당시에도 비상계엄이 적법한지 문제를 제기했고, 비상계엄 자체가 위헌이라면 사건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서 공소기각을 주장하는 것인데, 종국적으로 청구인이 요청하는 내용은 무죄 주장"임을 명확히 밝혔다. 이 변호사는 다른 10.27 비상계엄 관련 사건들과 달리 이 사건은 계엄 공고에 따른 수사·재판 관할권 문제도 있다며 재판부에 "전향적으로 판결해주시면 좋겠다"고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일단 수사·재판 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김재규씨 재판 당시 국군보안사령부가 몰래 녹음한 테이프를 확보해 취재한 봉지욱 기자의 증인신문을 9월 17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옛 공판조서 등의 증거능력을 판단할 수 있도록 검찰이 당시 조사에 관여했던 인물이나 '내란목적 살인' 또는 '살인'의 성립 여부를 따지기 위한 증인을 신청해 달라고 정리했다. 검찰은 "살인부분까지 다툰다면 증언이 필요하다"며 심수봉씨 증인 신청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