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충남 내포신도시 전교조 충남지부 회의실에서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문제점을 다룬 토론회가 열렸다. ⓒ 이재환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제공
충남도와 대전시가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역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전충남 행정 통합이 '표면적인 덩치 키우기', '지자체 장의 재선용에 불과하다'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3일 충남 내포신도시에 위치한 전교조충남지부 회의실에서는 '대전 충남 행정통합,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자로 나선 곽현근 대전대 교수는 "행정통합이라는 해법이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거론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통합이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위기의 해법처럼 포장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앙정부 정책 실험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는 주민 삶의 문제를 단체장 정치 경력과 맞바꾸는 무책임한 행정 실험"이라고 비판했다.
곽 교수는 또 "현재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통합'이라는 대형 기획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재선 기반을 다지고, 당내 입지를 확대하려는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야당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한 대전에 비해 보수세가 강한 충남을 통합함으로써 정당 지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재편할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대전과 충남의 생활 기반과 경제적 특징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도 행정통합이 어려운 이유로 꼽혔다.
곽 교수는 "대전은 대덕연구단지, 카이스트 등 연구개발 및 첨단산업중심의 도시형행정 수요를 갖고 있다. 시민들은 문화, 교육, 과학기술 중심의 도시 정책성을 공유한다"면서 "반면 충남은 서해안의 해양산업, 내륙의 농업, 아산과 천안의 신흥 산업단지 등 시군마다 고유한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역의 정체성이 분명히 다른 대전과 충남을 하나로 묶는다고 해도 행정의 효율성이 극대화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발언 중인 하승수 변호사 ⓒ 이재환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제공
이날 토론에 참석한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변호사는 "지역의 중요한 문제인 광역지방자치단체 간의 통합을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야말로 지역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대충' 밀어 붙이겠다는 것이다.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 변호사는 또 "도시화 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의 통합은 주변부 지역의 소외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하 변호사에 따르면 앞서 일본은 지난 1999년부터 10년간 인구가 적은 지방자치단체들을 대대적으로 통합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도시화된 지역과 비도시 지역의 통합으로 외각 지역이 더욱더 소외되었다. 도시화된 대전과 농어촌 지역이 많은 충남 역시 행정의 '대전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하 변호사는 "대전 충남 통합은 국회에서의 법률제정도 필요하고, 중앙정부의 협조 없이 진행될 수 없는 일이다. 이재명 정부는 대전 충남 졸속 통합 논의에 대해 불가 방침을 명확하게 하고, 국회도 소모적인 논의가 지속되지 않도록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이르면 9월 국회에 입법 발의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승수 변호사가 지적한 것처럼 정치권에서는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