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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나온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청문회 나온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이런 인사청문회라면 굳이 필요할까?'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나만의 느낌도 아니며, 이번 인사청문회만의 문제도 아닐 것이다. 후보자를 가운데 앉혀 놓고는 야당은 갖가지 이유를 들어 헐뜯고, 여당은 무조건 엄호하며 고성이 오가는 풍경은 차라리 자연스럽다.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된 때가 2000년이니, 무려 25년 동안 우리 국민은 '굳이 왜 하는지 모를' 인사청문회를 혀를 끌끌 차며 지켜봐 왔다. 지상파 채널과 케이블 국회 방송을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현실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도덕적 결함에 매몰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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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 후보자의 역량을 검증한다는 본래의 기능은 이미 상실했다. 어떻게든 후보자의 흠결을 들춰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켜 부정적 여론을 확산시키려는 정치적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인사청문회를 통해 '반사 이익'을 누리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사과 또 사과, 죄송 연발, 소나기 피하기.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언론들의 평가다. 일부에선 '사과'가 최교진의 '호'가 됐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야당 위원들의 문제 제기에 후보자가 내내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만 하다 끝난 청문회였다.

최 후보자는 과거 자신의 SNS에 천안함 폭침 사건 음모론과 제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특정 지역민을 폄훼한 글을 공유한 사실을 사과했다. 또 음주 운전 이력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명색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 도덕적 결함으로 지탄받을 만한 사안임엔 분명하다.

그러나 전 국민 앞에 생중계되는 인사청문회라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했다. 종일 도덕적 결함에만 매몰되어 뭇매를 가하다 보니 정작 후보자의 교육 철학과 정책 과제에 대해선 사실상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하나 마나 한 원론적인 질문과 답변만 오가다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교육부 장관은 오랫동안 공석으로 남아있었다. 이진숙 전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박사 논문 표절 의혹과 자녀의 위법 유학 문제 등으로 낙마한 뒤여서 차기 교육부 장관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이 후보자의 경우, 교육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는 게 치명타였다.

지난해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내란까지 겪은 마당에 우리 국민은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한 인물을 바라진 않는다. 우리에겐 한 인물의 살아온 이력에서 공과를 구분하여 헤아릴 줄 아는 판단력 정도는 있다.

각자 공과를 가늠하는 기준은 다를 테지만 누구든 '100 대 0'을 전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우리 국민 중엔 역사적 평가가 극단적일지언정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영웅'이나 '악당'으로 단정하는 이들은 소수다. 다만 개인별로 공과 중 어느 쪽이 더 크다고 인식할 따름이다.

같은 맥락에서 후보자의 흠결은 흠결대로 파헤치되 그가 품고 있는 정책적 비전 정도는 국민에게 알릴 기회는 제공되어야 한다. '사과'라는 단어 하나만 떠올리게 만든 인사청문회라면 굳이 열 필요가 없었다. 고작 사과 하나 받자고 생중계 내내 귀를 쫑긋 세운 이는 없을 테다.

현직 교사로서 누구보다 관심이 컸던 인사청문회여서 허탈감이 배로 컸다. 설령 후보자가 현 정부의 초대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그가 그릴 교육 정책의 밑그림을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논쟁을 벌일 만한 사안조차 사과로 일관하는 모습에서 비루함마저 느껴졌다.

정치적 대립의 장, 인사청문회의 본질을 잃다

그는 야당에서 제기하는 '색깔론'에 수세적으로 대응하면서 '친북 좌파'라는 낙인까지 찍히는 수모를 당했다. 야당 위원들은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이력을 문제 삼는가 하면 '북한의 VIP'라는 막말까지 쏟아냈다. 당시 합법적인 방북 신청 절차를 거쳤는데도 막무가내였다.

전가의 보도처럼 '대한민국의 주적이 어디냐'는 질문도 어김없이 나왔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내용인데도 전교조 교사 출신인 그에겐 숙명과도 같은 예상 질문이었다. 이를 지켜본 이들에겐 마치 반북, 반공 교육을 강화하라는 퇴행적 요구처럼 들렸다.

교육 현안에 대한 그의 견해는 언론에서조차 가십거리처럼 다뤄졌다. 원론적인 질문과 대답이 오갔기에 특기할 만한 게 없다고 본 것이다. 위원들의 질문 수준이 떨어지다 보니 후보자의 답변 내용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교사의 눈에 비친 인사청문회는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하다의 줄임말)'의 연속이었다.

고교학점제 폐지에 관한 질문엔 취소할 일이 아니라며 제도의 보완과 교사 증원 등을 통해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에 대해선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치열한 토론이 벌어질 만한 주제였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의 교육 활동을 보호하는 방안을 묻는 질문엔 교사 개인이 응대할 게 아니라 학교에 민원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미 학교마다 민원 대응팀이 꾸려져 있다는 사실을 위원들도 후보자도 몰랐던 거다. 기실 실효성의 문제를 지적해야 마땅했다.

그나마 건질 만한 거라곤 '4세 고시'라는 말까지 낳은 영유아 영어 교육에 대한 후보자의 확고한 인식이다. 그는 영유아에 대한 영어, 외국어 교육 자체가 아동 학대일 수 있다고 답했다. 세종시 교육감 재직 당시의 경험을 소개하며 초등 3학년부터 공부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단언컨대 '맹탕' 인사청문회의 주범은 위원들의 전문성 부족이다. 마치 흥신소 직원처럼 후보자의 뒤를 캐는 데는 일가견이 있지만, 정작 현안에 관해 후보자와 토론을 벌일 만한 깜냥이 못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후보자도 과거의 도덕적 흠결을 해명하는 데만 온 힘을 쏟는다.

전 국민 앞에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위원들에겐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후보자와의 토론보다 일방적인 공격에 매진하는 게 남는 장사일 테다. 더욱이 사회가 양극단으로 갈라진 현실에서 인사청문회는 여야가 치받는 대리전의 최전선이다. 위원들의 '무한 갑질'이 용인되는 이유다.

현직 교사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월 1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월 1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금 우리의 공교육 현실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엉망인 상태다. 고교학점제의 부작용, 폐교의 증가와 지방 소멸, 학령 인구의 격감과 교원 수급 혼란, 스마트폰 소지 및 사용 제한에 따른 갈등, 학교폭력 해결의 사법 의존 그리고 교실의 극우화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을 뿐더러 하나같이 촌각을 다투는 문제다. 교육 개혁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안이 태반이지만, 그렇다고 나중에 숟가락 얹을 요량으로 마냥 기다리는 건 무책임한 짓이다. 해결의 실마리라도 찾으려면 어떻든 교육부 장관이 깃발을 들고 앞장서야만 한다.

엉뚱한 상상이지만,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현직 교사가 참여한다면 어떨까? 후보자의 도덕적 결함을 파헤치는 데 집중하는 대신 실질적인 교육 정책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공교육의 현실과 그에 대한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진정으로 필요하다.

#최교진교육부장관후보자#인사청문회#색깔론#교육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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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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