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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가면 보통 서울숲을 찾았지만, 지난 24일에는 전시회 관람을 위해 오랜만에 디뮤지엄에 들렀다. 이미 다른 전시를 보기 위해 이전에 여러 번 방문했던지라 낯설지 않았다. 이날 전시는 지난 5월 18일 마무리된 전시 <취향 가옥 : Art in Life, Life in Art> 후속편인 <취향 가옥 : Art in Life, Life in Art 2> 전시였다.

《취향 가옥 Art in Life Life in Art Part2》 전광판
《취향 가옥 Art in Life Life in Art Part2》전광판 ⓒ 최온유

전시장으로 들어서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보라빛으로 변한 거대한 전광판이다. 지난 전시의 푸른색과 대비되는 보라색 전광판에는 이번 전시에 참여한 80여 명의 작가 이름이 빼곡히 들어 있어, 그 규모와 깊이를 짐작하게 한다.

 동양적인 정원
동양적인 정원 ⓒ 최온유

전시장으로 들어간 뒤, 계단을 올라가면 동양적인 정원이 보인다. 이 정원은 디뮤지엄에서 조경한 것으로,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가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따뜻한 색채로 완성된 편안한 공간

M2 관은 총 2개의 공간으로 나눠지는데, 첫 공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끼는 감각은 '따뜻함' 이다. 팬톤이 선정한 2025년 '올해의 컬러' 인 '모카 무스(Mocha Mousse)' 와 조화를 이루는 베이지, 브라운 톤의 작품들이 전시장을 따뜻하게 채운다.

《Split House》 Master Room
《Split House》Master Room ⓒ 최온유

특히 가구 디자이너 조지 나카시마의 라운지 체어와 이우환 작가의 그림이 함께 놓인 공간인 <Master Room> 뒤로는 앞서 보았던 정원이 다시 시야에 들어온다. 그 자체로 고요하고 평온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Split House》 Collector’s Spot
《Split House》Collector’s Spot ⓒ 최온유

<Split House> 에서 뒤쪽으로 가면 <Collector's Spot> 가 있다. 이곳은 앞서 본 편안한 분위기의 방과는 달리, 아트 토이나 스니커즈 등이 있어 키치하고 독특한 방이 연출되어 있다. 의외로 이러한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이 공간은 유달리 인기가 좋았다.

블랙 & 화이트

《Terrace House》 Entrance
《Terrace House》Entrance ⓒ 최온유

한층 더 올라가면 M3 관이다. 이 공간들은 이전 <Split House>과 달리 모던하고 차분하다.

 Entrance 작품들
Entrance 작품들 ⓒ 최온유

M3 관에 들어가기 전, 문 앞 <Entrance> 에서 보이는 작품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앞에 보이는 왜곡된 저택이 그려진 작품은 작가 코엔 테이스의 '주택 혹은 저택' 이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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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주택 사진들을 중첩하고 변형함으로써, 유럽의 대저택이나 궁전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는 정보와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이미지가 현실을 왜곡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를 담고 있다.

조명은 디자이너 듀오 크리스티아나 지오파토, 크리스토퍼 쿰스의 '브루마 샹들리에 캐스케이드 185'라는 수작업으로, 하늘을 뒤덮은 흐릿한 안개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Terrace House》 Living Room
《Terrace House》Living Room ⓒ 최온유

현관을 지나 첫 번째 방인 <Sub Room>을 지나면 <Living Room>인 거실이 보인다. 이곳은 <Terrace House>의 디자인 철학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다양한 작품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디자이너 미셸 듀카로이의 소파다. 듀카로이는 '가구는 눈의 편안함만큼이나 몸의 편안함을 제공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접힌 치약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이 소파를 디자인했다.

인체공학적 설계가 더해져 실제 사용감도 매우 편안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전시를 관람하던 필자 역시 자연스럽게 앉아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만큼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Terrace House》 Terrace
《Terrace House》Terrace ⓒ 최온유

다음 <Terrace> 에서는 디뮤지엄 밖의 풍경과 한국 공예 작가 김준용, 도예 작가 김무열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전시가 아니라면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 공간이다.

《Terrace House》 Kitchen & Dining Room
《Terrace House》Kitchen & Dining Room ⓒ 최온유

앞으로 쭉 가면 <Kitchen & Dining Room> 이 보인다. 고급스러운 공간 분위기에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 조명이 있다. 바로 조명 디자이너 폴 헤닝센의 'PH Artichoke' 이다.

디자인이 독특한데, 국화과에 속하는 식물인 아티초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선지 이 작품은 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조명은 다양한 각도로 빛을 균일하게 퍼뜨려 공간 전체를 은은하게 밝혀준다.

《Terrace House》 Lounge
《Terrace House》Lounge ⓒ 최온유

<Kitchen & Dining Room>을 나와 다른 공간으로 올라가기 전, <Lounge>에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었다. 작가 요아킴 슈미트의 '매우 잡다한' 이라는 작품이다.

작품에는 사람들 사진과 텍스트가 나열되어 있지만, 실제로 이들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들이다. 작가는 한때 중요하게 여겼으나 결국 버려진 사진과 잊혀진 사건들을 조합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현대 사회의 이미지 소비 방식, 기억의 단절, 그리고 가치의 변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과감한 색채로 완성된 레트로 퓨처

《Deplex House》 Storage 백남준 사과나무
《Deplex House》 Storage백남준 사과나무 ⓒ 디뮤지엄

사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취향이 갈릴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Storage> 에 전시된, 우리에게 익숙한 백남준 작가의 작품 '사과나무'다.

작가는 1995년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 기술을 마치 생태계처럼 바라보았으며, 이를 나무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1995년 만들어졌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Deplex House》 living room
《Deplex House》living room ⓒ 최온유

<Deplex Hous>의 거실로 들어서면, 이전 공간과는 달리 복고와 미래가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 공간 중 맨 앞에 보이는 풍선같이 생긴 작품은 양승진 작가의 '블로잉 시리즈'로, 실제 풍선에 에폭시를 여러 겹 발라 단단하게 만든 작품이다.

직접 앉아볼 수 있으며, 더운 곳에 두면 말랑말랑해질 수 있어 디뮤지엄에서도 처음에는 창가 쪽에 두었다가 햇빛이 덜 드는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Deplex House》 Collector’s Spot 미니카
《Deplex House》Collector’s Spot 미니카 ⓒ 최온유

이후 위로 올라가면 <Split House>의 <Collector's Spot> 과 비슷한 공간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곳은 <Deplex House>의 <Collector's Spot>이다. 작가는 빈티지 미니카 수집가로, 총 10만여 점의 미니카를 가지고 있고, 이 컬렉션 중 일부를 미술관으로 옮겨 왔다고 한다.

필자도 어릴 때부터 수집해 놓은 바비 인형이 있는데 이 작가 정도는 아니지만 20개가 넘게 있다. 그래서인가, 이 공간은 유난히 마니아층이 많을 것 같았다.

《Deplex House》 Collector’s Spot 서핑 컬렉션
《Deplex House》Collector’s Spot 서핑 컬렉션 ⓒ 최온유

이 공간을 넘어가면 컬렉터 이종호의 레트로 서핑 컬렉션을 보여주는 공간이 나온다. 이쯤 되면 슬슬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하는데, 그 이유는 전시 뒤로 갈수록 취향이 더욱 다양해진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번 <취향 가옥: Art in Life, Life in Art 2> 전시는 지난 시즌보다 확장된 규모로, 800여 점에 달하는 국내외 거장과 신진 작가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여기에 대림문화재단의 미공개 소장품과 개인 컬렉션이 더해지며, '취향' 이라는 주제가 한층 더 깊고 짙게 다가왔다. 전시는 오는 2026년 2월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에도 실립니다.


#컬렉터#취향#다양성#개성#삶과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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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온유 (dkti1998) 내방

세상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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