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조롱이의날 행진 ⓒ 새사람행진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행진단을 맞이하는 문정현신부
새사람행진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행진 20일차인 8월 31일, 새·사람행진단(아래 행진단)이 정한 '황조롱이의 날'이자 '국제연대의 날'이다.
오늘의 출발지인 평택역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전주에서 서울까지 총 250km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긴 행진단은 이날 평택 진위역까지 이르렀다.
더운 날씨 속에서도 얼음물과 간식, 점심식사로 이어지는 연대의 손길은 계속되었고, 방송차와 엠프, 숙소 마련과 연대 조직을 위해 마음을 모아준 여러 단체와 조직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오랜만에 풍물패와 함께한 행렬은 진위역까지 이어졌고 행진단은 더욱 신나게 목소리를 높여 '새만금신공항 철회'를 외쳤다.
진위역에 도착한 행진단은 짧은 휴식 후 곧바로 기자회견과 행진문화제를 준비했다.
전 세계 200여 개 단체의 국제 연대... "새만금신공항 중단하라"

▲국제연대의날 행진문화제 ⓒ 새사람행진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조금 쉬고 풍물패와 다시 행진
새사람행진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오후 3시, 행진단과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은 전세계 200여개 연합단체인 '스테이 그라운디드(Stay Grounded)'가 환경부에 신공항 사업의 즉각 중단과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는 공문을 전북지방환경청에 직접 발송했다고 밝혔다.
스테이 그라운디드는 "새만금 신공항 계획은 한국 갯벌의 중대한 가치를 반영하는데 실패했으며, 조류 서식지에 신공항을 계획하는 것은 조류 충돌 위험으로 항공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사업은 파리협정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내 탄소중립 및 녹색성장기본법에 따라 한국이 져야 할 국제적 의무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라다 드수자 영국 웨스트민스터 법학대학 교수 및 기후범죄 재판소 시민법정 담당자들은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재판부에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에는 갯벌 보존과 더불어 미군기지 확장으로 이어질 신공항 계획이 유엔 헌장과 평화 증진을 명시한 대한민국 헌정상 의무에 위반한다며, 재판부가 국제공공의 이익과 국제법적 의무를 함께 고려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행진단과 공동행동은 "전 세계가 수라갯벌을 주목하고 있다"며 새만금신공항 사기극을 중단하고 지구적 유산 보존, 평화, 생물다양성, 기후정의의 관점에서 새만금신공항 철회를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이후에는 세계 각국에서 보내온 새만금신공항 철회 연대 메시지를 전하며 흥겹게 문화제를 진행했다.
이들은 "Save our SURA!", "조류충돌 막을 수 없다!", "새, 사람 함께 살자!"를 외치며, 행진단은 다시 한번 신공항 철회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행진단은 9월 1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9월 2일 진위역에서 병점성당까지 행진을 이어간다. 오는 9월 5일에는 남태령을 넘어 서울 행정법원까지 큰뒷부리도요새와 함께 걷는다.
황조롱이의 날, 그리고 수라의 생명을 기억하며

▲세계 연대 메세지 ⓒ 새사람행진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세계 연대 메세지 ⓒ 새사람행진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우리는 전북지방환경청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발걸음 앞에, 수라의 뭇 생명을 기억하고 그들이 끝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수라의 외침'을 전한다.
오늘은 '황조롱이의 날'입니다. 새·사람행진 17일차, 천안을 넘어오는 길목에서 우리는 황조롱이가 날아가는 모습을 봤습니다. 밝은 갈색의 황조롱이는 순식간에 행진단 앞을 지나쳐 정지비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한국에는 다양한 맹금류가 서식하고, 황조롱이는 도시 근처에서도 종종 번식이 확인될 정도로 인간 사회와 가깝게 인연을 맺고 있는 맹금류 중 하나입니다.
맹금류는 최상위 포식자인 만큼 자신보다 크기가 작은 새부터 포유류, 어류, 양서·파충류 등 다양한 동물들을 사냥합니다. 특히 황조롱이는 정지비행 능력이 있어 사냥감을 집중력 있게 쫓아 날카로운 발톱과 부리로 낚아챕니다. 무서운 사냥 실력이지만 실제로는 30센티미터 내외의 작은 크기입니다. 몸집의 크기와 상관없이 아주 강력한 사냥 실력을 갖춘 것이죠.
황조롱이는 한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는 새로 수라갯벌에서는 비교적 자주 관찰할 수 있습니다. 황조롱이는 텃새이지만 다른 맹금류들은 주로 가을이 되면 수라갯벌을 찾습니다. 독수리, 검독수리, 잿빛개구리매, 물수리 등 다양한 종류의 맹금류들을 겨울철 수라갯벌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봄에는 도요새가, 여름에는 저어새가, 가을에는 기러기와 오리가, 겨울에는 독수리와 물수리가 찾아드는 수라갯벌은 사시사철 다양한 새들을 만날 수 있는 일종의 전 세계 철새 정거장입니다.
아마도 새만금 사업이 진행되기 전, 새만금 갯벌 전 지역에는 사계절마다 다른 새들이 찾아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까지도 새만금 곳곳에서는 여전히 매립과 개발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정부가 새만금에 '환경생태단지'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안 쪽 매립지에 조성된 단지에는 소나무들이 어색하게 심겨 있습니다. 새만금 환경생태단지에서는 탐조와 야생 동식물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맹금류들을 위한 솟대를 세워 보존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한쪽에서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갯벌을 수시로 파괴하고, 수라갯벌에는 신공항을 짓겠다고 하면서, 또 다른 쪽에서는 인위적으로 매립한 땅을 환경생태단지로 보존한다고 합니다. 남아 있는 것을 그대로 지키면 그것이 곧 환경생태단지가 될 텐데, 굳이 갯벌을 매립해 단지를 조성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이 수라갯벌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새만금신공항 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재판부가 남아 있는 갯벌의 보존에 대해 깊이 숙고하길 바랍니다. 갯벌은 8천 년의 역사를 통해 형성되었지만, 파괴는 한순간이며 파괴된 갯벌을 복원하는 데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파괴한 뒤 보존하겠다는 이중적인 정부의 정책에 재판부가 제동을 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세계연대메세지 ⓒ 새사람행진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세계 연대 메세지
새사람행진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세계 각국 연대 메시지]
https://drive.google.com/file/d/1HpRMywBl0FlLaeq1JIhVbidRtDUumxPO/view?usp=drivesdk
덧붙이는 글 | 새·사람행진단 홍보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