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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어쩔수가없다> 팀의 인기가 심상찮다. 8월 29일 오전(현지시각 기준) 기자 및 영화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프레스 시사가 진행됐고, 오후 2시 10분 팔라초 델 카지노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취재진들이 몰린 것.

베니스 카 포스카리 대학의 엘레나 폴라키 교수(E. pollacchi)가 진행을 맡은 해당 간담회엔 박찬욱 감독,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했다. 간담회 시작 전부터 자리를 맡으려는 기자들이 순서대로 쏟아져 들어왔고, 기자들은 저마다 오전에 본 영화 관련 질문을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손을 드는 모습이었다.

박찬욱 "예산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8월 29일 오전(현지시각 기준) 제 82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 프레스 시사가 진행됐다.
8월 29일 오전(현지시각 기준) 제 82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 프레스 시사가 진행됐다. ⓒ 베니스영화제

알려진 대로 <어쩔수가없다>는 미스터리 소설가로 잘 알려진 웨스트레이크(Donald E. Westlake)의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다. 박찬욱 감독이 가장 만들고 싶어했던 영화였고, 처음 원작 소설을 접한 지 20년 만에 연출했다는 사연 또한 진행자가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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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폴라키가 (제작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묻자 박찬욱 감독은 "한 단어로 하면 돈 때문"이라며 재치있게 답했다. 박 감독은 "영화라는 게 언제나 그렇지만 예산이 아주 없던 게 아닌데 제가 필요로 하는 예산이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며 "(<친절한 금자씨> 이후) 베니스영화제 경쟁에 온 게 20년 만인데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겠다 결심한 것도 20년 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답변을 이어받아 한 외신 기자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운을 떼며 "주인공이 겪는 고용 불안이 왠지 지금의 영화계와 닮은 것 같다. 다른 문화권에서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박찬욱 감독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감독 또한 작품 하나가 끝나면 잠재적 실직 상태고, 몇 달 혹은 몇 년을 기다리게 된다. 투자자를 만나 기획 설명을 하는 것도 구직자들이 하는 인터뷰와 비슷하다"며 "이 작품을 20년간 포기하지 않은 이유도 주제를 말하면 어느 시기, 어느 나라 사람이든 정말 공감이 간다고 해줘서다. 시의적절함이 있어서 언젠가 만들 수 있겠다 확신했다"고 답했다.

다른 외신 기자는 "영화 산업에 실직 현상이 벌어져 결국 산업이 끝나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감독의 생각을 물었다.

이에 박 감독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형태의 문화가 언제든 끝나거나 위축될 수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영화라는 예술이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제가 만드는 방식을 할 수 있는 예산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스마트폰이라는 게 있으니 그걸로 계속 영화를 해나갈 것"이라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다른 기자는 박찬욱 감독 작품 특유의 아름다운 장면과 우아한 연출을 짚었다. 박찬욱 감독은 "우아한 촬영이나 화면의 아름다움에 집착하진 않는다. 제가 집착하는 건 해당 이야기와 캐릭터의 감정이 가장 정확하게 표현되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라며 "정확성과 철저함 두 가지가 중요하다. 아무리 추한 피사체라도 정확하게 찍기 위해 철저하게 노력한다면 궁극적으론 아름다운 이미지가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8월 29일 오전(현지시각 기준) 제 82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 프레스 시사가 진행됐다.
8월 29일 오전(현지시각 기준) 제 82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 프레스 시사가 진행됐다. ⓒ 베니스영화제

마지막 질문 기회를 얻은 한 프랑스 기자는 이병헌에게 물었다. 극중 해고 당한 유만수 역을 맡은 이병헌에게 기자는 "초반엔 가족과 함께 만수가 행복해 보이는데 원하는 걸 이룬 마지막 장면에서는 정작 행복하게만 보이진 않았다. 어떻게 해석하며 준비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병헌은 "감독님과 가장 많이 얘기하고 고민한 지점"이라며 "이 평범한 가장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너무 힘들지만 자기가 세운 목표를 하나하나 이루며 점점 똑똑한 범죄자가 된다. 그걸 정당화하면서 결말로 나아가는데 겉으론 모든 걸 이뤘지만, 결국 자신과 가족의 정신 상태는 피폐해져 아무 것도 안 남은 상태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답했다.

뜨거운 열기 실감, 사인 받기 위해 줄 서는 진풍경도

한편 이날 기자 간담회는 28일 29일 열린 다른 영화들 간담회와 비교했을 때도 뜨거운 열기였다. 오전 11시 30분 할리우드 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하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연출한 <애프터 더 헌트> 간담회 때 취재진의 대기줄이 이어졌고 줄리아 로버츠에게 사인을 받으려는 기자들이 한때 몰려가기도 했는데 <어쩔수가없다> 또한 같은 풍경이 연출된 것. 특히 간담회 직후 퇴장하는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손예진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앞서 오후 1시 30분에 경쟁 부문 진출작 < At Work >나 다른 영화들의 간담회가 진행됐는데 마련된 좌석의 절반도 차지 않아 대조되는 분위기였다. 제82회 베니스영화제 흥행 주역이 할리우드 및 한국영화임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어쩔수가없다>는 같은 날 29일 저녁 9시 45분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통해 관객들에게 공개된다.

#베니스영화제#어쩔수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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