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종단 내 단체들이 건설 현장에서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유가족들과 함께 2025 건설의 날 행사가 열리는 건설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임석규
지난 1981년부터 시작돼 건설인들의 화합과 결의를 다진다는 '건설의 날' 행사장 앞에서 종교인들이 건설 현장 산재 사망 노동자들의 유가족들과 함께 건설 현장의 안전 강화를 촉구했다.
개신교·성공회·불교·원불교·천주교 5대 종단 내 단체들이 27일 오전 10시 30분 2025 건설의 날 행사가 열린 건설회관 앞에서 건설 현장에서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유가족들과 함께 '최악의 산재 현장 건설업,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건설업은 오랫동안 산재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업종인데도 정부와 건설사들은 아직도 노동자들이 다치고 죽어가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라고 비판하면서 "건설노동자들이 안전히 일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건설 산업 안전을 더욱 강화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좌측부터 우측 순으로)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및 건설 산업 노동자 안전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유가족 발언에 나선 강효진 씨(故 강대규 씨 딸), 이성민 씨(故 이재현 씨 딸), 문혜연 씨(故 문유식 씨 딸). ⓒ 임석규
유가족 발언에 나선 문혜연씨(고 문유식 인우종합건설 산재 사망 노동자의 딸)는 "오늘날 건설 산업은 여전히 이윤, 공정속도, 회사의 생존이 먼저이고 죽음 앞에서도 비용을 계산하기 급급하다"라고 비판하며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 되고 사람을 잃지 않아도 되는 현장이 건설 산업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화재 복구 공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고 강대규씨의 딸 강효진씨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반대해 왔던 건설사들에 "건설 산업의 활력을 되찾기 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절대적으로 우선돼야 한다"라면서 "다 같이 죽자는 과한 법이라며, 법이 모호해서 노동자들을 지킬 수 없다고, 노동자가 잘못해 목숨을 잃었다는 망언을 더는 하지 마라"고 일갈했다.
인천국제공항 풀무원푸드앤컬처 메이하오 매장에서 비계 설치 중 추락사 한 고 이재현씨의 딸 이성민씨는 "평소 누구보다 건강했던 아버지를 잃은 사고 직후 병원에 찾아온 건설업체 대표는 아버지에게 책임을 돌리는 철면피를 보였다"라고 회고하며 "발주사부터 하청까지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책임을 다하도록 중대재해처벌법이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라고 읍소했다.

▲5대 종단 단체 소속 종교인들은 건설 현장에서 희생된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성과와 성장을 자축하는 건설의 날 행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 임석규
종교계 발언에 나선 류순권 한국교회 인권센터 소장은 "건설 현장에서의 죽음은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무관심과 침묵이 만든 구조적인 비극"이라 짚으며 "오늘 행사장에 참가한 이들은 건설 현장에서 매년 반복되는 죽음의 원인을 외면하고 성과와 업적을 자축하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강현욱 원불교인권위원회 교무도 "지난 2023년 기준 441명이 건설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이는 하루에 한 명 이상이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이라고 개탄하며 "모든 사고는 안전관리의 방기와 원청의 무책임, 하도급 구조 등으로 인한 희생이 낳은 사회적 참사"라고 지적했다.
김영균 프란시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정책국장은 "건설 과정에서 너무도 많은 노동자가 희생됐고, 지금도 수많은 노동자가 위험에 노출됐다"라고 언급하며 "그 어떤 화려한 건물도 사람의 생명보다 귀할 수 없기에 노동자들의 안전을 강화하라"며 실무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김비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건설 노동자들이 없으면 경제도, 기업도, 노동 공동체도 존재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라면서 "특히 정부와 기업은 경제의 논리가 아닌 생명과 안전을 품는 건설을 위해 함께 힘써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기자회견 직후 유가족들은 정부 관계자에게 건설 현장 산재 사고 근절을 위한 대책들이 담긴 제안서를 제출했다. ⓒ 임석규
기자회견 직후 참가자들은 ▲산업재해 근절을 위한 사회적 합의체 구성 ▲건설의 날 식순 내 산재 희생자 추모 묵념 배치 ▲건설의 날을 '건설 안전의 날'로 명칭 변경 ▲현장 내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과 지속적 시행 등이 담긴 제안서를 정부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장에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천 남동구 갑) 등 700여 명이 참석해 건설현장 중대재해 근절과 건설안전 문화 혁신 등을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전체실황 :
https://youtu.be/hRre_dMqf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