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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30 16:23최종 업데이트 25.08.30 16:23

우리 곁에 온 이방인들, 함께 살아가는 세상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외진 시골길을 지나는 중, 낯선 외국인들이 손을 든다. 멈칫하며 차를 세울까 말까 망설인다. 시골에서도 쉬이 만날 수 있는 풍경들이다. 아침 체육관을 찾았다.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병아리 부화장에서 일하는 네팔인들이란다. 시간이 없어 한 시간만 운동해야 한다며 서두르는 모습에 이젠 세상이 변해 있음을 실감한다.

오래전, 동네 앞엔 미군 트럭이 수없이 다녔다. 트럭 뒤에 앉아 손을 흔드는 군인들의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저런 사람도 있다는 것이 신기해했던 어린 시절이다. 세상은 변했고, 수없이 많은 외국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침부터 동남아 특유의 억양으로 동네가 떠들썩하다.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몇 해 전 앞산 나무의 수종갱신을 위해 벌목을 했다. 벌목한 자리에 작은 자작나무를 심었고, 매년 풀을 깎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투입된 것이다. 일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을 따라 열댓 명이 차에서 내렸다. 모두가 익숙한 듯이 예초기를 메고 산으로 올라간다. 주고받는 말들이 떠들썩하다. 동남아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특유의 억양이다. 외국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사회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국제적인 교류가 원활해지고, 국제 결혼과 노동력의 이동으로 인해 국가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사회가 된지 오래다. 모두가 함께하는 이웃으로 공동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사회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국제적인 교류가 원활해지고, 국제 결혼과 노동력의 이동으로 인해 국가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사회가 된지 오래다. 모두가 함께하는 이웃으로 공동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 박희종

외국인들과 함께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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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도 살고 있고, 시골에서도 쉬이 만날 수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을 떠나왔다. 가끔 찾아가는 고향엔 친구가 농사를 짓고 있다. 오이농사를 지으며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면 일을 해낼 수 없다며 안타까워한다. 한국인 노동자들은 많은 임금이라도 어려운 일을 하지 않는단다.

아내와 근처 식당을 찾았다. 토종 다슬기집, 언제나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비는 곳이다. 식당에 들어서자 동남아 특유의 억양으로 가득하다. 사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외국인 종업원이 주인이 되어 진두지휘하고 있다. 모든 종업원이 외국인으로 조용한 식당 분위기는 오간데 없다. 세상이 변해 여기에도 외국인이 가득한 현실에 깜짝 놀라고 만다.

운동을 하러 나서는 길, 한 무리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에서 내린다. 옥수수를 수확하고 난 밭에 배추를 심으러 온 것이다. 한 사람이 나서서 땅을 파면 뒤를 따르며 배추를 심는다. 능수능란하게 해내는 모습이 이채롭다. 순식간에 커다란 밭을 푸르게 심어 놓고 이동한다. 돈을 벌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온 것이다.

오래전, 독일로 돈을 벌러 떠났던 광부들이 생각난다. 살기 위해 멀고도 먼 이국땅으로 떠났다. 먹고살기 힘든 세월에 한을 안고 떠난 돈벌이였다. 파독 간호원들의 삶이 가끔 소개됨에 숙연해지기도 한다. 이젠 이 땅에 외국인들이 돈을 위해 찾은 것이다. 외국인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어려운 일엔 온통 외국인 노동자들의 힘이 더해저야 한다. 농촌의 일에서부터 식당은 잔심부름까지 그들의 힘을 얻어야 살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지난해 가을, 우즈베키스탄여행을 했다. 여행 중에 만난 현지인은 한국인임에 너무 반가워한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 부자가 되었단다. 한국이 최고라며 엄지 척이다. 현찰을 세는 시늉을 하며 엄청 부자라며 자랑이다. 노동현장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외국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함께하는 사회 사람들의 삶은 다양해졌다. 다변화시대가 되면서 다른 민족과 국가가 어우러지며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사회가 된지 오래다. 국제결혼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여러문화의 사람들이 어우러지며 살아가는 사회, 이젠 이민족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서로 돕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한다.
함께하는 사회사람들의 삶은 다양해졌다. 다변화시대가 되면서 다른 민족과 국가가 어우러지며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사회가 된지 오래다. 국제결혼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여러문화의 사람들이 어우러지며 살아가는 사회, 이젠 이민족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서로 돕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한다. ⓒ pixabay

학교에서도 많은 외국인 자녀들이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세상이 변해 어쩔 수 없이 어우러지며 살아야 하는 시절이다. 쉽게 어우러지는 젊은 세대와는 달리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어색한 풍경이다. 체육관에서도 만나고, 길거리에서도 만난다. 식당에서도 접하고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접할 수 있는 외국인들이 어색하기도 하다.

오래전, 돈을 벌기 위해 독일로 떠났던 나라다. 열사의 나라 사우디에서 돈을 벌어와야 했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현대화를 이루고 삶은 풍족해졌다. 지난날의 고단함을 잊지 말고, 함께 어우러지며 살아야 하는 이유다. 조금은 어색해하는 세대이지만, 세상은 바뀌었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없으면 삶이 곤란해지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고희의 삶에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풍경이다.

무더운 여름철에 산을 오르며 풀을 깎고 있다. 냄새나고 더운 부화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하기 싫어하는 짓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한편으론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다. 그들의 삶을 존중해 주고 고마워해야 하는 이유이다. 얼른 냉장고 문을 열었다. 시원한 음료를 꺼내 풀을 깎는 외국인들에게 건넸다.

푹푹 찌는 듯한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풀을 깎는 사람들, 고마워 어쩔 줄을 모른다. 자그마한 음료수 하나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머나먼 나라에 왔다. 새벽부터 돈을 벌기 위해 산말랭이를 헤매고 있다. 누가 봐도 안쓰러운 그들의 모습, 자식 같은 생각에 숙연해지는 아침이다.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는 외국인 노동자들, 누가 이들을 홀대할 수 있을까? 감사함에 함께 어우러지는 삶이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외국인#노동#근로자#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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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종 (ko4246) 내방

고희무렵의 늙어가는 청춘, 준비없는 은퇴 후에 전원에서 취미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가끔 색소폰연주와 수채화를 그리며 다양한 운동으로 몸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세월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고 싶어 '늙어가는 청춘'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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