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우 작가는 휠체어로 해외 여러 곳을 여행한 내용을 책 <의심 없는 마음>(2025년 6월 출간)에 담았다.
이 여행기가 내게 가장 와 닿았던 이유는 그의 여행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인정하고, 또 새로운 경험과 도전으로 한계를 지워가는 여정이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신체적 어려움 때문에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넘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김지우, 또 그냥 사람 김지우, 타인과의 관계에서의 김지우를 계속해서 마주하며 깊어지고 넓어져 가는 작가를 책으로 읽는 동안 설레고 두근거렸다.
어쩌면 나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기다려 왔을 지도 모르겠다.

▲책표지 ⓒ 푸른숲
"우리는 도움을 받고, 또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존재예요. 평생 어느 한쪽의 입장에만 서 있을 것이라고 확언 할 수는 없습니다. (중략) 여러분, 우리 함께 마음껏 취약하고 서로 기대면서 살아 봅시다. 도움 많이 받고 많이 주는 사람으로서 말하는데요, 그거 꽤나 괜찮은 삶입니다. 감사합니다."
저자가 작성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의록 중(p.188-189)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꺼려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흔하디 흔한 현대인 마인드를 장착한 나. 가장 최근에 간 해외여행에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방향치, 길치임에도 지도 어플의 도움으로만 길을 찾아 헤맸다.
지도 어플이 훌륭하긴 하지만 간혹 어플로 길을 찾지 못 할 때도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보기보다는 왔던 길을 다시 되짚어 가며 어디에서 내가 길을 잘못 들었는지 파악하려 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내가 '사람들이 친절하다'고 유명한 나라에서 실제로 그 곳 사람들과 대화해본 것이 식당, 카페, 상점에서 했던 최소한의 의사소통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나의 취약함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또 그 취약함은 내가 스스로 고쳐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기 마련이지, 타인에게 도움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하기도 쉽지 않다. 근데 김지우 작가가 말하는, "마음껏 취약하고, 서로 기대면서 사는" 세상이란 얼마나 매력적이고 멋진가 생각해보게 된다. 비단 여행지에서 뿐 아니라 삶에서도 우리는 결국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
책을 읽으며 타인에게 지나치게 무관심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적어도 다음 여행지에서는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고, 도움도 주는 마인드를 장착하고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굴러라 구르님(김지우 작가의 유튜브), 앞으로도 신나는 여행과 글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