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라갯벌문정현신부 대모잠자리 서각 ⓒ 새사람행진단
행진 11일 차인 23일 세종에 도착한 '새,사람행진단'은 군산미군기지 확장을 막고 팽나무를 지키기 위한 56차 팽팽문화제를 진행했다. 그리고 24일 다시 떠날 행진을 위한 재정비를 하고, 25일 오전 8시 세종 금암삼거리에 모여 대모잠자리 수라의 외침을 함께 낭독하고 이제 서울법원까지의 여정을 다시 시작했다.
행진단은 국토부로 가는 도중 세종보 상류에 1년 넘게 세종보 해체를 위해 세종충북 환경단체가 투쟁중인 농성장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세종보가 홍수와 가뭄 해결도 하고, 배를 띄우고 친수도시를 만들고 4400명이 1년간 쓸 전기를 생산하겠다며 보를 세워 물을 가둔 것. 이는 전라북도의 만능 도깨비 방망이 새만금 사업과 닮아 있었다.
서각기도를 하며 행진해 온 문정현 신부는 "강물이 흐르는 곳에 뭇생명이 우글우글"이라는 글을 새긴 서각을 선물하기도 했다.

▲수라갯벌세종시내 들어서며 ⓒ 새사람행진단 새만금신공항백지화 공동행동

▲수라갯벌뭇생명이 우글우글 서각선물 ⓒ 새사람행진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SNS를 통해서 행진하는 걸 보고 함께 하게됐다는 고양에서 온 류소연씨는 "사람들이 한 땀 한 땀 손수 만든 울퉁불퉁하고 제 각각인 새모자와 깃발, 몸자보 등이 너무 좋았고, 행진할 때는 사람만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과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걸을 수 있어 참 좋다"며 행진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이어 "사람들이 공항을 지으면 무조건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생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개발보다 생명들이 다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조금만 더 생각한다면 '수라갯벌을 보존하자'는 이런 이야기들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수라갯벌을 보존하기 위해 "같이 걷는 것만으로 연대가 될 수 있고, 사람 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행진은 정말 멋진 경험"이라며 행진 참여를 권하기도 했다.
전주MBC라디오의 목서윤 기자는 행진을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기 위해 시간이 나는 대로 행진에 참여하고 있단다. 목서윤 기자는 "새,사람행진을 한다고 했을 때 이게 어떤 의미이고, 이 더운 날 전주에서 서울까지 간다는 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결의가 필요한 것인지 알기 때문에 이 과정을 팔로우업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행진단의 힘에 대해 설명했다.
"행진 뒤편에서 사람들이 걷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덥고 힘든데도 발걸음이 되게 경쾌하다. 손뼉도 치면서 율동도 하면서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지고 그게 하나의 풍경으로 예쁜 그림처럼 느껴진다. 행진단 자체, 그게 너무 신기하고, 또 원동력이 되어서 힘을 내게 하는 것 같다."
행진단과 발을 맞춰 가면서 이야기를 모으고 있는 목소윤 기자는 "이 과정이 고되지만 즐겁고, 보람되다. 매일 참여하지 못해도 행진이 끝날 때까지 함께 할 예정"이라며 발랄한 웃음으로 말했다.
국토교통부를 향하는 이날 행진에는 정부의 제주 제2공항 건설 강행으로 싸우고 있는 제주의 강정 지킴이들도 함께했다. 제주 강정마을에서 온 인해는 "충북이 고향인데 금강을 바라보면서 세종에 들어오는 게 감회가 새로웠다. 세종시에서 이렇게 다리 밑에서 1년이 넘도록 세종보를 트자는 운동을 하는 분들을 보면서 뭉클하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주도민 과반수가 제2공항을 반대하고 있는데도 정부나 도지사가 바뀌어도 모두 똑같이 제2공항 건설을 강행하려고 한다. 새만금신공항이 군산미군기지 확장인 것처럼 제주 제2공항도 미군의 대중국 전초기지로서 공군기지를 지으려는 목적이 뚜렷하다. 기지를 확장하고자 하는 확실한 목적이 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포함해서 제주 남쪽에 레이더 기지, 동쪽에 공군기지 등 제주를 기지화하려고 한다.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보존해야 한다."

▲세종보 강물은 흘러야한다 ⓒ 새사람행진단
'금강이 흐르는 농성장에 사람들이 우글우글' 했다. 이런 마음으로 모여 행진해 온 이들은 세종 정부청사에 다다르며 환경부와 국토부를 향해 새만금신공항 부동의와 백지화를 목소리 높여 외쳤다.
바로 이어 진행된 4시 새만금신공항 규탄 국토교통부 규탄 집회에서는 미군기지확장전략이자 또 하나의 무안공항참사를 막기 위해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와 법원의 취소 판결을 강력촉구하며 규탄발언과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새,사람행진단의 딸기 행진팀장은 "오는 9월 5일 남태령을 넘어 서울에 도착한다. 윤석열 내란 탄핵의 열기에 이어 큰뒷부리, 뭇생명, 인간, 비인간이 함께 넘어 개발과 성장론에 종지부를 찍고 생명과 안전을 위한 행진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함께 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국 곳곳에서 참여를 비롯해 간식과 도시락, 숙소, 그리고 물과 식사 등 너무 많은 각각의 연대로 행진에 동참하는 모든 단체와 활동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행진단은 비가 예보된 26일에는 국토부에서 조치원역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국토부 규탄 제주 제2 공항 저지 활동가들 공연 ⓒ 새사람행진단

▲수라갯벌국토부 규탄 딸기 남태령을 넘어 ⓒ 새사람행진단

▲수라갯벌세종보 함께모여 ⓒ 새사람행진단/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긴 여름의 가장자리를 걸으며 어디에서나 잠자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친숙한 곤충중 하나인 잠자리는 알고보면 육식성 곤충입니다. 어려서는 유충을 커서는 작은 곤충을 사냥합니다. 그중 대모잠자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야생생물로 전 세계적으로 한국과, 북한, 중국, 일본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서해안의 저지대 연못이나 습지가 대모잠자리의 보금자리 입니다. 수라갯벌도 그 보금자리 중 한 곳입니다. 데모가 활발한 이곳에서 만난 대모잠자리라 더욱 반갑기만 합니다.
대모잠자리라는 이름은 날개에 세개의 흑갈색 반점이 있는 것에서 유례했는데 이 무늬가 대모바다거북(매부리바다거북)의 등딱지 무늬와 비슷해 대모라는 이름이 붙었다 합니다. 산란된 알이 1주일후 부화해 12번의 탈피를 거쳐 번데기가 되기 직전의 상태로 겨울을 보냅니다. 그후 봄에 성충이 되어 나타나는데 한달정도 살며 짝짓기와 산란을 한 후 여름이 오기 전 생을 마감합니다. 대모잠자리의 날개짓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한달 정도라니 아쉽기도 합니다. 인간인 우리들의 눈에는 언제나 짧은 찰나의 아름다움만이 남겠지만 자연의 시간속에서는 그 모든 과정이 아름답게 깃들어 있겠지요.
올해 5월,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에서는 '수라갯벌 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대모잠자리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에 나서게 된 이유는 새만금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대모잠자리 서식이 누락됐고 환경영향평가 초안에는 10개체만이 확인됐다고 서술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동행동에서 2024년 수라의 일부 지역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만난 대모잠자리는 500개체 이상이었다고 하니 정부의 환경영향평가는 수라갯벌의 댜양한 생물상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진행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크고 작은 개발사업에는 항상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집니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는 많은 경우 개발사업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대모잠자리를 비롯한 수라갯벌에 살아가는 수많은 동식물은 정부 행정절차의 마지막 단계에서 여전히 보호되지 못합니다. 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생물등 법적으로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환경과 생명보호의 의무보다 개발의 이익이 언제나 앞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새만금신공항 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행정법원이 자본의 이윤보다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길 바랍니다. 우리는 내년 봄에도 수라갯벌에서 대모잠자리를 찾아 나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