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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스마트상점 기술 전시 및 상담 행사'가 한창이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필자의 눈에 띈 것은 '배리어프리 의무화'라는 단어였다.

"내년 1월 28일부터는 기존 키오스크도 다 바꿔야 해요. 안 바꾸면 과태료가 나와요. 15평 이상은 일반 키오스크 못 쓰게 돼요."

업체 담당자들이 이곳을 찾은 소상공인들에게 같은 설명을 반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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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5년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 서울·인천·강원권역 사업을 수행하는 '오렌지나무(주)'주관으로 진행됐다.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은 서빙로봇, 키오스크, 스마트미러, VR·AR, IoT 등 첨단 기술을 소상공인 사업장에 도입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을 돕는 사업이다. 현재는 2025년도 하반기 사업 신청을 받고 있으며 9월 4일까지 진행된다.

 8월 20일 스마트상점 기술 전시 및 상담 행사 현장
8월 20일 스마트상점 기술 전시 및 상담 행사 현장 ⓒ 오렌지나무 제공

장애인을 배려하는 디지털 전환

오렌지나무 지기철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장애인구는 26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를 넘어선다고 한다. "무인화나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키오스크가 공공기관이나 병원, 은행, 지하철, 패스트푸드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고령자나 장애인, 외국인, 저시력자 등은 지금까지 나온 키오스크 사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배리어프리 의무화의 배경이다.

실제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체험해보니 일반 키오스크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낮은 터치 높이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엘리베이션을 통해 화면 높이를 낮출 수 있는 장비도 있었다. 휠체어 접근성을 위해 하부구조를 개선했고,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키패드 각도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다.

 엘리베이션 기능으로 높이 140cm까지 내려오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엘리베이션 기능으로 높이 140cm까지 내려오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 매거진S 윤준식
 휠체어 사용자의 접근성을 고려해 설계한 하부구조
휠체어 사용자의 접근성을 고려해 설계한 하부구조 ⓒ 매거진S 윤준식

장애인을 배려한다고는 하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우선 음성 안내 콘텐츠는 기본이었고, 기기 표면과 키패드에 점자 안내가 새겨져 있었다. 필자에게 가장 궁금했던 건 이어폰 활용이 가능한 단자였다.

"시각장애인분들이 이어폰 단자를 어떻게 찾죠?"

기기 표면에 있는 점자 안내문과 이어폰 단자의 오목한 홈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어폰을 꽂자 "주문 방법을 선택해주세요"라는 음성이 나왔고 이어폰을 빼는 순간 일반 모드로 돌아갔다.

기존 키오스크를 배리어프리 기능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키트도 볼 수 있었다. 원래 키오스크를 버리고 새로 사는 게 아니라 기존 장비에 별도의 모듈을 추가해 기능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기존 키오스크를 개량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업그레이드 키트
기존 키오스크를 개량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업그레이드 키트 ⓒ 매거진S 윤준식
 시각장애인용 점자 키패드와 이어폰 홈
시각장애인용 점자 키패드와 이어폰 홈 ⓒ 매거진S 윤준식

혁신을 거듭하는 디지털전환, AI 전환

다른 부스에서는 기존 QR 주문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해결한 제품을 볼 수 있었다.

"기존 QR코드는 몰래 사진을 찍어 두었다가 외부에서도 주문할 수 있었어요. 이를 악용해 식당을 괴롭히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저희는 몇 분마다 QR코드가 바뀌는 방식으로 보안을 강화했습니다."

실제로 화면에 표시된 QR코드가 수 분 간격으로 새로운 패턴으로 바뀌는 모습은 신기했다. 전자잉크 기술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저전력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크기가 큰 디스플레이의 경우, 작은 매장에서는 키오스크처럼 활용할 수도 있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AI를 활용한 웹사이트 제작 서비스였다. '재밋'이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몇 줄의 텍스트만 입력하면 AI가 자동으로 웹사이트를 설계하고 제작한다.

"프롬프트를 입력하거나 사업소개서를 올리시면 AI가 메뉴 구조부터 각 페이지 내용까지 모두 생성해요. 기존의 인공지능은 홈페이지의 형태와 구조를 보여주는 정도인데, 저희 서비스는 바로 사용 가능한 웹사이트를 만듭니다. 호스팅, 도메인 연결, 관리 시스템까지 모두 포함해서요."

 전자잉크 기술을 이용해 수 분 간격으로 QR 코드 패턴을 바꾸는 주문시스템
전자잉크 기술을 이용해 수 분 간격으로 QR 코드 패턴을 바꾸는 주문시스템 ⓒ 매거진S 윤준식

소상공인들의 현실적 고민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소상공인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비용 문제였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의 경우 대당 600~700만 원이나 한다. 스마트상점 사업을 통해 정부 지원을 받아도 200만 원 정도는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현장 상담을 진행하는 지기철 소장은 이런 바람을 전했다.

"15평 이상의 매장의 경우 2026년부터 배리어프리 기능탑재가 의무화되고, 위반 시 최대 3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것 때문에 법적 의무를 충족시키는 것만 생각하지 마시고,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중요한 변화가 우리 사회 전반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이왕이면 정부 지원 정책으로 소상공인들이 돈을 아낄 수 있었으면 하고, 이런 지원사업이 있다는 걸 모르는 소상공인들이 아직도 주위에 많습니다. 우리 매장만 지원받겠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소상공인들끼리 서로 많이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 과정이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변화의 흐름에 맞는 운영 방식과 고객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으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잡지 「매거진S」에도 실립니다.


#소상공인#배리어프리#디지털전환#스마트상점기술보급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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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식객입니다. 먹고사니즘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담은 독립잡지 <매거진S>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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