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이 확보한 '멋쟁해병' 단톡방 멤버 송호종(대통령경호실 출신)씨의 수기 메모. 송씨는 "삼부"에 대해 "골프 3부"가 아닌 "여수관광단지 토목사업 브릿지 자금", "추천 토목사 물어보는 정도"라고 적었다. ⓒ 추미애 의원실 제공
송호종 : 선배님(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 기자주)이 이제 금융이나 그런 회사들을 많이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삼부 얘기가 나왔나.
이관형 : 이제 그건 필요 없고 그냥 (골프) 3부 라운딩으로 가십시오 그냥.
- 2024년 7월 11일 오후 10시 45분 전화통화 녹취록
'멋쟁해병' 단톡방 멤버 송호종(대통령경호실 출신)씨와 단톡방 멤버들을 지원해 온 이관형씨가 "삼부"를 "골프 3부"로 말을 맞추는 듯한 대화 내용이 확인됐다. 송씨가 "삼부"를 '삼부토건'이란 취지로 이야기하자 이씨는 "그냥 (골프) 3부 라운딩으로 가라"고 조언한 것.
이 통화가 있고 8일 후 국회에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골프 3부" 이야기를 처음 꺼냈고, 세 달 후엔 송씨가 직접 국회에 나가 같은 증언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연이어 "골프 3부" 주장에 동조했다.
(관련기사 : "삼부는 골프 3부" 또 들고 나온 국민의힘 https://omn.kr/2ajd4)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은 위 통화 내용과 송씨 자택에서 압수한 메모를 토대로 단톡방 속 "삼부 내일 체크하고"가 "골프 3부"로 사전 모의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호종-이관형 통화 후 8일 뒤, 국회서 유상범이 "골프 3부" 첫 주장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 순직해병 특검 출석'멋쟁해병' 단체대화방에 참여했던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에 출석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뉴스>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송씨와 이씨는 2024년 7월 11일 두 차례 통화를 하며 '삼부를 골프 3부라고 주장하자'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송씨는 오후 2시 7분 통화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녹취록에 삼부 관련해서 나온다고 하더라"라고 운을 뗐다. 그러자 이씨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아래와 같이 송씨에게 얘기했다.
이관형 : 하여튼 그 삼부는 그 삼부가 아니라 진실이 뭐든 간에 '행사는 토요일부터 시작하는데 만약 금요일날 가면 오후 늦게 떨어지니 3부 골프라도 칠 수 있는지 체크해 보고 (골프를) 칠 수 있으면 금요일날 가고, 아니면 3일 토요일 오전에 가자' 이런 취지였다 이렇게만 대답하시면 돼요. - 2024년 7월 11일 오후 2시 7분 전화통화 녹취록
송씨가 "나도 (중략) 그런 차원에서 생각했는데"라고 호응하자, 이씨는 "그렇게 그냥 말씀하시면 된다"며 "기억이 사실 잘 안 나고 삼부토건하고는 아무 상관 없으니 다른 얘기하지 마시고 그 말이 맞다 이렇게 하시면 된다. 여기서는 이미 그렇게 정해 놓았으니까"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관형씨가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채해병 특검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러한 통화 후 8일 뒤 국회에서 "골프 3부"가 처음 등장했다. 유상범 의원은 2024년 7월 19일 국회 청문회(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청원)에서 "골프장에 (골프 치는 시간대를 의미하는) 3부가 있다. 1부, 2부, 3부가 있다"며 "여기서 왜 삼부토건 이야기가 연결되냐. 골프를 안 쳐서 모르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해병대) 골프장에 3부가 있나, 없나"라는 유 의원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송호종 메모 속 삼부는 "토목사업"
임 전 사단장을 통해 '해병대 골프장에 3부가 없다'는 점이 확인됐음에도 "골프 3부" 주장은 계속 이어졌다. 송씨는 2024년 10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주진우 의원과 아래와 같이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주진우 : (단톡방의) "삼부 내일 체크하고"의 삼부는 무엇을 의미하나.
송호종 : 삼부는, (그 단톡방이) 골프 단톡방이기 때문에 순전히 그 안에서 생각했다. 저희가 금, 토, 일 중에서 1박 2일을 생각했기 때문에 금요일에 가면 오후 늦게라도 운동이 가능한지 그것을 체크하는 단계였고, 토요일에 일찍 가면 그게 필요 없고..." - 2024년 10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7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송씨의 이러한 대답은 세 달 전 통화에서 이씨가 한 말과 대부분 같다. 더해 특검이 확보한 국정감사 전날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이씨는 비슷한 조언을 이어갔다. 이씨는 예상 질문과 이에 대비하는 답변을 차례로 송씨에게 보냈다.
이관형(오전 7시 39분) : '삼부 체크 할게'의 진위는
이관형(오전 7시 41분) : 저는 주식같은 거 안 해서 삼부토건 주가조작이니 뭐니는 알지도 못합니다. 골프 단톡방이니까 당연히 골프 3부를 얘기한 겁니다. 우리가 금요일 오후 늦게 포항으로 출발하면 (오후) 4~5시 정도 도착하니까 그때 혹시 3부 골프 일부라도 칠 수 있게 조치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는 겁니다. 만약 그게 안 되면 토요일 새벽에 내려가려고 했습니다.
이관형(오전 7시 41분) : 골프 모임 추진과 관련해 임성근과 소통한 적 있나
이관형(오전 7시 42분) : 골프를 치고 싶은데 5월이나 6월에 부킹을 부탁한다는 정도의 문자를 보낸 적은 있지만 누구와 내려간다는 얘기는 한 적 없습니다. 임 장군과 저는 그 정도 사이는 됩니다.
- 2024년 10월 13일 카카오톡 대화
특검팀이 확보한 송씨의 수기 메모에도 그가 "삼부"를 "골프 3부"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담겨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12일 송씨 자택에서 수기 메모를 확보했는데, 여기엔 "삼부"에 대해 "여수관광단지 토목사업 브릿지 자금", "추천 토목사 물어보는 정도"라고 적혀 있었다.
삼부 / 사업 정보 교환 차원 → 운동 격려 목적 사업 논의 없었(다)
삼부는 관심은 없다하고 지나가는 얘기로 들었다 정치, 로비 전혀 생각하지 않음
여수관광단지 토목사업 브릿지 자금 추천 토목사 물어보는 정도
- 특검팀이 7월 12일 압수한 송씨 메모
송씨는 2024년 7월 10일 오후 2시 54분 통화에서도 "여수에 있는 무슨 ○○프로젝트가 있다. 그래서 토목공사가 꼭 필요했던"이라며 "내가 따로 선배(이종호)하고 PF(Project Financing) 관련해서 문의할 게 있었다"고 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주 의원은 "삼부"를 "골프 3부"라고 주장했다. ⓒ 남소연
송호종 "이것저것 생각하다 얘기한 것"... 이관형 "정당한 조언"
특검팀은 송씨가 "삼부"를 토목공사 관련 문의로 기억하고 있음에도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허위로 답변했다고 보고 있다. 또 송씨에게 "삼부"를 "골프 3부"로 이야기하게끔 한 이씨가 위증을 교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송씨는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단톡방에 없었던) 이씨가 사건 당사자는 아니지 않나"라며 "단톡방을 만들 때 '(해병대 골프장에) 금요일에 갈래, 토요일에 갈래'라는 얘기가 나왔고 그 얘기를 이씨에게 그대로 해줬다. 이씨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단톡방에서) 삼부를 얘기한 것도 아니고 (문제가 불거진 시점은 단톡방에서 삼부 얘기가 나온 때로부터) 1년쯤 지난 때이니 생각을 이것저것 많이 하다가 (이씨와) 통화하게 된 것"이라며 "앞뒤 정황을 보면 '이런 것도 저런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라고 해서 한 번 물어봤고, (이씨 또한) '처음에 (골프 3부로) 생각했으면 그대로 가는 게 맞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씨는 '국정감사 전날 위증할 목적으로 이씨와 대화한 게 아닌지' 묻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하며 "마치 (내가) 죄를 짓고 있는 것처럼 (묻는데) 저는 그것에 대해 수사를 받았고 (수사기관에) 증거도 줬다. 참 황당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난 23일 <오마이뉴스>에 보낸 서면답변에서 "제가 국정감사 증인인 송씨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법리가 성립하지 않는 억지"라며 "(삼부 관련 언급은) 제 사건도 아니고, 저는 국회 국정감사의 증인도 아니다. 단지, 국정감사 전날 송씨에게 예상 질의에 대한 대응 조언을 한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당한 조언을 위법으로 몰아가는 것은 입막음 수사의 전형"이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던 지난 2024년 10월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병대 골프장에 3부가 없다는 자료를 띄운 채 질의하고 있다. ⓒ 김화빈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024년 10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제시한 '멋진해병 단톡방 메시지' 해명 자료를 보고 있다. ⓒ 남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