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지상준 학생의 어머니 강지은씨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세월호참사 희생자 임경빈 군 구조지연 및 해경 구조방기 관련 법원의 항소심 일부 기각 판결 선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임경빈 학생의 어머니 전인숙씨를 위로하고 있다. ⓒ 유성호
1심에 이어 다시 승소했지만,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임경빈군의 어머니 전인숙씨는 쏟아지는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5-2부(재판장 염기창)는 고 임경빈 군의 유족이 국가와 해경 지휘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에서 "국가가 원고 2명에게 각 1000만 원씩 총 2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망인(임경빈)은 구조 후 적절한 응급조치와 신속한 이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원고들은 마지막 남은 실낱같은 아들의 생존 기회가 박탈당했다는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라고 판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항소심의 가장 큰 이슈였던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김수현 전 서해해경청장,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이재두 전 3009함장 등 해경 지휘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망인(임경빈)이 인계될 당시에 이미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볼 정황이 있었다"며 "(지휘부 개인에게) 고의나 현저한 주의 의무 위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선고 말미에 "이 법원은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남긴 깊은 상처와 유족의 아픔에 깊이 공감한다"며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기관들이 각 단계에서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정에 있던 한 방청객은 "그러면 공무원(개인)은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것이냐"며 항의했다.
2019년 10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군은 2014년 4월 16일 오후 5시 24분 해경 단정에 발견됐다. 이후 오후 5시 30분께 3009함으로 인계돼 응급구조사로부터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헬기 이송을 기다렸다. 그러나 임군은 당일 오후 10시 5분에야 병원에 도착했고, 결국 사망했다. 당시 임군은 헬기로 20분이면 갈 수 있었던 거리를 4시간 40여 분 동안 함정을 갈아타며 이동해야 했다.
유족은 당시 해경 지휘부가 임군을 해상에서 발견한 뒤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기려는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지휘부와 국가를 상대로 2022년 8월 총 2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지난해 6월 1심 결과는 국가 배상 2000만 원, 지휘부 손배는 기각이었다. 이 판결은 항소심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선고 후 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임군 어머니 전인숙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4145일이 지난 지금도 아들을 잃은 그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또다시 억울함을 안고 싸워야 하는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판결, 사고가 나도 생명을 우선시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주는 판결, 공무원이 임의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일깨워주는 판결, 매뉴얼을 따를 수 있는 판결이길 바랐다"면서 "결국 재판부는 공무원이 구조 과정에서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도, 생명을 살리지 못해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진상규명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과 이 재판을 이어가는 엄마인 나는 이 판결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그는 "끝까지 이 엄마는 아들을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국가 배상 2천 판결에도... 세월호 유족 "싸우겠다" 울먹인 까닭
유성호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임경빈 학생의 어머니 전인숙씨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4.16연대 등 시민들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경의 구조 지연 및 방기 책임을 묻지 않은 법원의 항소심 일부 기각 판결을 규탄했다. 이날 이들은 "해경의 중과실 책임을 묻지 않은 재판부를 규탄한다", "304명의 억울한 희생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재판부를 규탄한다"고 항의했다. ⓒ 유성호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4.16연대 등 시민들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세월호참사 희생자 임경빈 군 구조지연 및 해경 구조방기 관련 법원의 항소심 일부 기각 판결 선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임경빈 학생의 어머니 전인숙씨를 위로하고 있다.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