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조경태 당대표 후보가 12.3윤석열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연설을 하자, 일부 참가자들이 야유, 욕설, 손가락 욕설 등을 보내고 있다. ⓒ 권우성
12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장에서는 전한길씨를 찾아볼 수 없었다. 전씨는 앞선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후보를 상대로 "배신자"라고 외치며 당원들을 선동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부산에서 열린 이날 연설회에서도 후보는 물론이고 당원들까지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쪼개졌다. 이들은 서로를 향해 "배신자"라며 힐난을 이어갔다. 반면 연설회 중간엔 "더불어민주당을 해산시키고, 이재명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쫓겨난 전한길 "내가 당헌·당규 어긴 게 뭐 있나"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께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 오디토리움에서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이에 앞서 전한길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합동연설회 포스터와 현장 생중계 방송을 알리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정작 행사장 밖에 잠시 머물렀을 뿐 내부로 진입하지 못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그의 모든 전당대회 출입을 금지 했기 때문이다.
대신 전씨는 합동연설회 시작 직전 행사장 밖에서 찍은 짧은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저의 입장을 금지해 들어갈 수가 없다"면서 "억울한 면도 있지만 평당원으로서 지도부의 결정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다"고 말했다.
또 별도의 공지를 내고 "전한길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다", "언론 비표 수령은 <전한길뉴스> (소속)임을 밝히고 수령한 것이다", "구호를 선동하지 않았다"라는 등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전씨는 이후 행사장에서 약 8km 떨어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으로 이동해 생중계 방송을 이어갔다.
전씨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오는 13일과 14일에 대전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리는 합동연설회를 언급하며 "어차피 안에는 못 들어가지만 근처는 갈 수 있잖나. 당원들이 오니까 (역시 당원인) 저도 갈 수 있다. 또 다른 곳에 가서 생중계를 진행하든지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라고 밝혔다.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한 걸 두고는 "출당이나 당원권 정지 등의 제재는 없을 거라고 본다"며 "전한길이가 당헌·당규를 어긴 게 뭐가 있냐. 추측건대 친한(친한동훈)파 세력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서 전한길을 국민의힘에서 내쫓으려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민주당 해산, 이재명 탄핵"
조경태 "반탄·부정선거·윤 어게인 물러나야"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장동혁 당 대표 후보가 지지자들과 인사하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조경태 당 대표 후보가 지지자들과 인사하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지지자들과 인사하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김문수 당 대표 후보가 지지자들과 인사하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이날 합동연설회장 주변엔 경호원과 경찰들이 가득했다. 전국 각지에서 온 당원들은 손목에 입장 띠를 착용했고, 취재진이나 당 관계자는 비표를 목에 걸고 입장했다. 입장 띠도, 비표도 없었던 한 시민은 입장 도중 저지를 당하자 경호원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행사장 입구를 기준으로 좌측엔 안철수·조경태 당 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이, 우측엔 김문수·장동혁 후보의 지지자들이 도열하며 한때 긴장감이 돌았다. 이들은 각자가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손에 들고 후보 이름을 연호했다. 반탄파 후보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의 지지자 일부는 찬탄파 후보인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지나갈 때 "배신자"라는 구호를 계속해서 외쳤다.
오후 2시가 되자 사회자가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사회자는 사전에 당원들을 향해 "후보들의 정견 발표 때나 소개 시간에는 비록 본인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아닐지라도 그들을 비방, 비난, 야유하지 말라. 또 엉뚱하게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구호를 외치는 걸 삼가달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공지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조경태 당 대표 후보가 12.3윤석열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권우성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조경태 당대표 후보가 12.3윤석열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연설을 하자, 일부 참가자들이 야유, 욕설, 손가락 욕설 등을 보내고 있다. ⓒ 권우성
당 대표 후보들 중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조경태 후보는 당원들이 "배신자"라는 구호를 외치는 탓에 곧바로 연설을 시작하지 못했다. 사회자가 나서 당원들을 진정시킨 후에야 입을 열 수 있었다. 조 후보는 "국민을 배신하고 당원을 배신한 건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면서 "보수 정당은 헌법의 가치와 법치를 지키는 정당이다. 이를 방해하는 윤 전 대통령과 우리는 반드시 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또 "우리 당은 아직도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윤 어게인(YOON AGAIN)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반드시 물러나게 해야 한다", "우리가 이기려면 반드시 제대로 된 혁신과 최고의 인적 청산을 해야 한다", "강력한 야당이 되려면 제가 반드시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당원들은 조 후보의 발언 중간중간 욕설을 내뱉거나 우산을 던지려 하기도 했다.
이어서 무대에 오른 반탄파 장동혁 후보는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이 이참에 보수를 궤멸시키려 하고 있다"며 "보수의 궤멸은 곧 자유민주주의의 궤멸"이라고 외쳤다. 또 "정치 특검은 망나니 칼춤을 추고 있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내란 세력 척결'을 운운하며 정당 해산을 입에 달고 있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입법에 의해 헌법기관인 사법부를 장악하고 검찰을 해체하는 것은 법의 지배를 가장한 계엄이다. 국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사법부를 겁박해서 5개의 재판을 멈춰 세운 것이야말로 소리 없는 계엄"이라면서 "민주당을 해산시키고, 민주당을 앞세워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이재명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당 대표 후보가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권우성
안철수, 전한길 향해 "한 마리 미꾸라지가 난동"
김문수 "독재 막아야... 감옥도 두렵지 않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과 당원들에게 사과하고 반탄파와 전한길씨에게 분노했다. 무대에 오른 그는 먼저 "저희는 정권을 잃었고 두 명의 대통령(박근혜·윤석열)이 임기를 채우지도 못했다. 이재명 민주당에 대통령을 헌납했다"면서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그리고 당 대표 후보로서 부산·울산·경남의 당원 동지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죄송하다"라고 운을 뗐다.
안 후보는 곧이어 반탄파 후보들을 향해서는 "계엄에 찬성하고, 윤 어게인을 신봉하는, 한 줌의 극단 세력에 빌붙어 구차하게 표를 구걸하고 있다"고, 전씨를 향해서는 "한 마리 미꾸라지가 난동을 부렸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친길(친전한길) 당 대표, 윤 어게인 당 대표를 세우면 이재명 민주당이 파놓은 계엄 정당·내란 정당의 늪에 그대로 빠질 것"이라며 "혁신 당 대표 안철수가 최전선에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김문수 후보는 "(지난 6.3 조기 대선에서) 제가 당선되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당원들을 향해 큰절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지난 대선에서 받았던 득표율 이상의 지지를 국민의힘이 다시 얻도록 확실하게 책임지겠다"고 외쳤다. 당원들 일부는 김 후보의 발언 중간마다 그의 이름을 연호하거나 환호를 보내는 것으로 답했다.
김 후보는 "지금 우리 당 국회의원 수가 107명"이라며 "개헌 저지선인 100석이 무너지는 순간 이재명 대통령은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을 할 것이다. 독재를 막기 위해 모든 국민과 손잡고 우리는 막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저 김문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감옥도 두렵지 않다. 제가 앞장서겠다"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최우성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12.3윤석열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권우성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최우성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12.3윤석열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연설을 한 뒤 자리에 앉자 한 참가자가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최우성 후보는 손가락 하트를 날리고 있다. ⓒ 권우성
당원들은 이들보다 앞서 발언한 최고위원 후보들에게도 비난을 보냈다. 최우성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연설에서 "내 자유를 존중받기 위해서는 타인의 자유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며 "지난 TK(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타인의 자유를 파괴한 전한길은 자유의 적"이라고 했다. 몇몇 당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려오라"거나 "야 이 XX야 민주당하고 싸워라"라고 소리쳤다. 또 몇몇은 손으로 엑스(X) 표시를 하거나 엄지손가락을 내리며 야유했다.
지난 합동연설회에서 전한길씨의 표적이 됐던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무대에 올라 "여러분, 배신자 김근식입니다"라고 인사한 뒤 "지난 금요일 연설회에서 (전씨 등이) 저에게 '배신자'라고 연호하면서 연설을 방해하고 전당대회를 망쳤다. 그 쓸모없는 배신자 파동으로 싸우는 사이에 이 대통령은 8·15 특사로 조국, 윤미향 등을 석방했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이 인사하고 있다. ⓒ 권우성

▲12일 오후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인사하고 있다. ⓒ 권우성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후보들 역시 상대 후보를 견제하는 모습이었다. 안철수 후보는 장동혁 후보의 '민주당 해산, 이재명 대통령 탄핵' 주장을 두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주장"이라며 "선거용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는 조경태 후보를 두고 "말씀이 과한 점이 많다"며 "내란 세력이 많아서 도저히 여기(국민의힘)는 창피하다? 그러면 (조 후보 본인이) 당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3일과 14일엔 충청·호남 및 수도권·강원·제주로 권역을 구분해 합동연설회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