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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한 개인의 입당에 대해 호들갑 떨 것 없습니다." - 송언석 7월 17일 페이스북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속히 결론 내려달라." - 송언석 8월 1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발언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를 두고 "한 개인의 입당에 호들갑 떨 것 없다"던 국민의힘 지도부의 태도가 이같이 바뀌었다. 전당대회가 2주도 채 안 남았건만, 여전히 전씨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전씨가 선동을 일삼자 지도부는 "전씨의 죄질이 매우 엄중하다"라며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향해 조속한 결론을 내릴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불과 한 달 전 전씨가 국회를 찾아 윤석열을 옹호하거나 부정선거를 주장했을 때와는 분명히 다른 반응이다.

심지어는 국민과 당원에게까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후보자들을 표로 검증해 달라"는 메시지를 내기에 이르렀다.

"당 분열·갈등 조장하는 선동 행위, 용납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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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벌어진 전씨의 선동 행위를 질타했다.

그는 "전당대회에서 소란 피우고,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당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선동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라며 "전씨는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방청석 연단에 올라 집단적 야유와 고함을 공공연히 선동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엄중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 윤리위를 향해 "전씨와 관련한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조속히 결론을 내려주길 당부한다"라고 촉구했다.

앞서 송 비대위원장은 지난 9일 긴급 공지를 내고 "당원 전유관(예명 전한길)씨 조사를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서 중앙윤리위원회로 이첩하여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송 비대위원장은 또 모든 후보자를 향해 "전당대회에 어긋나는 과도한 상호 비방 발언과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삼가달라"라며 "특히 당 품격과 전대 분위기를 해치는 지지자들의 야유나 고함은 현장에서 즉각 자제시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예 국민과 당원을 향해서도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후보자들은 표로 검증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리위 결론과 무관하게 전씨의 전당대회 관련 행사장 주변 출입은 당 차원에서 이미 엄격히 금지했다"라며 "앞으로 당 지도부에서도 보다 엄격하게 전당대회 과정을 주시하고 관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대구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찾은 전한길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8.8
대구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찾은 전한길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8.8 ⓒ 연합뉴스

 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 조정훈

"즉각 출당" 목소리 뭉갰던 송언석

송 비대위원장은 당 윤리위를 향해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조속히 결론을 내려주길 당부한다"고 했지만, 이미 한 달 전 본인 역시 비슷한 요구를 당 안팎에서 받은 바 있다.

지난달 14일 전씨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힘 입당 사실을 밝히고 ▲ 윤석열 옹호 ▲ 부정선거 주장 따위의 축사를 했다. 당시 수많은 국민의힘 인사들이 해당 토론회에 참석한 지도부를 지적하며 "전씨를 즉각 출당시키라"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송 비대위원장은 토론회 사흘 뒤인 지난달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개인의 입당에 대해 호들갑 떨 것 없다"라며 "국민의힘의 자정능력을 믿어주기 바란다"라고 썼다. 당이 극우 유튜버에 휘둘리는 데 지도부의 안일한 판단이 한몫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7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박물관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7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박물관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박수림


한편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당 관련 취재 활동은 중앙당 출입 등록 규칙에 따라서 공보실에 취재 등록을 마친 기자만 가능하다. 확인해 보니 <전한길 뉴스>는 미등록 상태라 합동연설회 취재 신청 자격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전씨가 행사장 밖에서 소란을 피울 가능성을 두고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당이 갖고 있는 장치들을 동원할 것이다. 불상사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관리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전씨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언론인 비표를 받고 참석해 당원들을 선동했다. 그는 반탄(탄핵 반대) 후보의 연설 때는 "잘했다"며 손뼉을 쳤고, 찬탄(탄핵 찬성) 후보의 연설 때는 "배신자"라면서 당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당시 현장에선 당원들의 고함이 이어지며 소동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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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국민의힘#전당대회#송언석#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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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서 국민의힘을 취재합니다. srsrsrim@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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