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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08 13:48최종 업데이트 25.08.08 13:48

특검 출석 김건희씨가 든 '친환경 가방'이 씁쓸한 까닭

 주가조작·공천개입·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주가조작·공천개입·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검찰 출석 시 어떤 옷을 입고 나올까. 아마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지 않았을까 싶다. 김씨의 명품 목걸이와 가방 논란이 최근 특검 수사와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는 터라 그 어느 때보다 김씨의 패션에 관심이 높았을 것이다.

패션의 가치를 잘 알고 이미지 전략에 능했던 김씨또한 그런 상황을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다. 한편으로 대중들도 김씨가 유명인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경찰이나 검찰에 출석했을 때 착용하는 이른바 '사과패션'의 공식을 따를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예측대로 출석 당일 김씨는 블랙 수트와 흰 셔츠, 미디엄 길이의 스커트를 착용해 차분한 이미지의 옷차림을 연출했다. 헤어는 정수리 볼륨을 살려 하나로 묶은 포니테일 스타일로 단정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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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평소에 비해 상당히 옅었는데, 색조 화장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약간 창백한 느낌이 있었다. 평소 애용하던 블랙과 화이트 계열의 모노톤 스타일을 고수하되 최대한 자신의 존재를 작고 약하게 보이기 위한 패션 전략을 이용한 것으로 보였다.

검찰 출석 포토 라인에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라는 김씨의 발언과도 잘 들어맞는 이미지 연출이었다.

그럼에도 언론의 시선을 끌었던 패션 아이템이 있었다. 검은색 친환경 가방과 명품 구두였다. 김씨가 든 가방은 국내 브랜드 빌리언템의 홉 토트백으로, 100% 리사이클 나일론 원사로 제작된 친환경 아이템이다.

신발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로저비비에'의 펌프스 구두를 착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제품은 출시 당시 100만 원을 웃도는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친환경 가방은 김씨의 패션 활용법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패션 아이템이다. 과거 김씨는 해외 순방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친환경 패션 행보로 언론과 대중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커피 원두 자루를 재활용한 가방과 사과 껍질로 만든 애플 레더 가방 등 김씨가 선보인 친환경 가방만 해도 여러 개다. 2022년 G20 정상회의 배우자 프로그램 참석 당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들었던 커피 자루 가방은 전 컬러 품절사태까지 빚을 정도로 주문이 폭주하기도 했다.

그런데 김씨의 남다른 친환경 패션 행보가 명민한 패션 이미지 전략으로 느껴지는 건 혼자만의 생각일까. 물론 집안에 샤넬 신발 10여 켤레 이상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명품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환경을 생각하는 윤리소비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니 김씨도 친환경 가방을 좋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활용법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간 논문 표절이나 경력 부풀리기 등의 이력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김씨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나 좋은 것을 차용하는 능력이 특별한 사람이다.

힘 없는 모습으로 스스로를 "아무 것도 아닌 사람" 이라고 강조하는 이면에 "내가 정권을 잡으면 무사하지 못할 것" 이라는 무시무시한 과거 김씨의 발언이 있듯이 패션 전략도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 있다.

어쩌면 환경보호의 메시지를 내는 친환경 가방과 정치 뒷거래로 주고받은 명품백 사이의 간극만큼이나 큰 이중성이 김씨의 정체성일지도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KOREA FASHION NEWS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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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패션 관련학과 학사, 석사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 출판사 편집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오랫동안 국내 섬유, 패션 전문지에서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지난해 퇴직했습니다. 개인적인 관심 분야는 패션 외 정치, 도서, 그림 등 문화 전반에 이르기까지 조금 잡다하게 좋아하고 즐기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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