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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단체사진 집수리 활동 후 함께 찍은 단체 사진. 더위와 땀으로 얼룩진 얼굴이지만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1기 단체사진집수리 활동 후 함께 찍은 단체 사진. 더위와 땀으로 얼룩진 얼굴이지만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 (유)사각사각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무엇일까. 바로 의(衣), 식(食), 주(住)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 삶의 기반이 되는 '집'은 누구에게나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조건이다.

여기, 누구나의 가장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간이 되는 '집'의 보장을 위해 여름의 더위를 훈훈한 온기와 땀으로 이겨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집수리 공동체 프로젝트 '온기 작업단' 1기에 참여한 12인의 지역주민과 타지 청년, 그리고 프로그램을 이끈 (유)사각사각이다.

'온기 작업단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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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 작업단' 1기가 14일부터 2주간의 여정을 마치고 지난 25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사각사각이 기획하고 MG새마을금고의 'MG희망나눔 청년로컬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활동은 생활 기술(집수리) 교육과 실제 지역 내 노후주택을 집수리하는 직접 실천을 통해 지역 맞춤형 공헌 활동 모델을 발굴함과 동시에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은 연대와 공동체성을 실험한 뜻깊은 시도였다.

익산은 인구 27만 선이 무너진 인구소멸 관심 지역이다. 사각사각의 주변으로 옛 영광이 찬란했던, 지금은 구도심이 된 중앙동과 익산의 주요 거주지 중 하나로 골목골목 빽빽하게 오래된 주택들이 즐비해 있는 남중동이 있다. 노후화된 주택을 보며 '잘하는 기술로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온기 작업단'이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기술이 모이면, 지역을 천천히 따뜻하게 바꿔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프로그램의 출발점이 되었다.

세대와 지역을 넘은 연대, 익산에서 만난 '낯선 이들의 두터운 연대'

'온기 작업단' 1기는 익산 지역민과 금고 조합원 6인, 서울에서 온 타지 청년 6인으로 구성된 12인의 한 팀이다. MG원광새마을금고 및 익산시청, 청년시청 등 행정기관이 참가자 모집을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지방 소도시 특성상 교육 기회가 적은 만큼, 주민들의 참여 열기는 매우 높았다. 한 참가자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익산으로 전입신고까지 마쳤을 정도였다.

서울 등 수도권 청년들은 사각사각이 운영하는 행정안전부 청년마을인 '지구장이마을'을 통해 익산이라는 도시에 닿았다. 교육 기회가 많은 수도권을 떠나, 낯선 지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무거운 짐을 이끌고 참여한 이들이었다.

낯선 이들과의 2주간의 시간. 걱정도 잠시, 12인은 빠르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한 팀이 되었다. 지역민은 타지 청년에게 새로운 부모와 친구가 되었고, 타지 청년은 지역민에게 이방인이 아닌 지역을 함께 바꾸어나갈 동료가 되었다. "처음엔 나이 차이도 있고, 친해질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매 회차 진심으로 임하는 청년들의 모습에 더 열심히 참여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거듭 참가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기술과 더불어의 삶을 배운 시간

'온기 작업단'의 집수리 교육은 실제 생활에서 자주 마주하는 수리 상황을 반영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었다. 총 10회차로 문고리 교체, 전기 회로 이해를 통한 전등 교체, 양변기 및 세면대 수리, 여름철 방충망 교체, 싱크대 설치 등 이론 8시간 / 실습 16시간 / 현장실습인 봉사활동 8시간으로 구성된 실습 중심의 수준 높은 교육이 이루어졌다. 모든 수업은 사각사각의 집수리 전용 교육장에서 실제 자재를 활용해 생동감 있게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늦은 저녁까지도 서로 돕고 배우며 활기차게 임했다. 특히 자기 집 방충망을 가져와 직접 교체해 본 방충망 수업은 가장 높은 호응을 얻었다. 외부 전문가의 지도가 더해져 기술의 전문성을 높인 이 수업은 참가자들에게 기술 활용의 실질적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실습 중심으로 설계된 교육을 통해 참가자들은 생활 속 다양한 수리 기술을 익히고, 실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수준의 숙련도를 갖출 수 있었다. 사각사각의 집 수리 교육 이수 확인을 위한 수료증도 함께 발급되어 참가자들이 집수리 기술을 자신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집수리 교육 수업사진 월-금 저녁 6시 반부터 9시 반까지 3시간 동안 이루어진 수업에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열정을 불태우던 참가자들
집수리 교육 수업사진월-금 저녁 6시 반부터 9시 반까지 3시간 동안 이루어진 수업에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열정을 불태우던 참가자들 ⓒ (유)사각사각

교육 마지막 단계에서는 지역 내 실제 노후주택을 수리하는 봉사활동이 진행됐다. 남중동 행정복지센터와 노인복지센터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 2곳의 노후 주택에서 주방 공간 리폼을 진행했다. 낡은 싱크대의 철거와 교체, 수전과 수도관도 교체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전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 환경으로 바꾸는 팔을 걷으며 온몸으로 지역의 문제를 이해하고 보듬는 시간을 가졌다.

이 중 한 수혜 가구는 공간 전체의 환경이 노후하여 예정에 없던 바닥 미장과 벽면 페인트 작업까지 더해졌다. 이를 위해 타지의 청년들이 3일간의 사전 작업을 통해 철거와 미장, 페인트 작업까지 구슬땀을 흘리며 진행했다. 더운 날에도 불구하고 자기 집처럼 분주히 움직이던 청년들에게 집주인은 차가운 물과 함께 오랫동안 수집하며 아껴온 LP판들을 내주었다. 철거하며 한쪽 구석에 있던 LP판을 눈여겨보던 한 청년의 모습을 잊지 않고 "무엇이라도 챙겨주고 싶었다"라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 순간이었다.

집수리 활동 현장 궂은 일도 너 나 없이 먼저 나서서 하던 참가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집수리 활동 현장궂은 일도 너 나 없이 먼저 나서서 하던 참가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유)사각사각
집수리 수혜가정 Before & After 익산시 남중동과 모현동에 위치한 수혜가정의 주방 공간을 개선해주었다.
집수리 수혜가정 Before & After익산시 남중동과 모현동에 위치한 수혜가정의 주방 공간을 개선해주었다. ⓒ (유)사각사각
뜻밖의 선물 세월이 묻은 LP판을 선물 받은 청년들.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진지한 논의를 하는 과정을 거쳐 장국영의 LP를 받고 신난 청년의 웃음이 모두를 기분 좋게 했다.
뜻밖의 선물세월이 묻은 LP판을 선물 받은 청년들.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진지한 논의를 하는 과정을 거쳐 장국영의 LP를 받고 신난 청년의 웃음이 모두를 기분 좋게 했다. ⓒ (유)사각사각

"이제 익산은 우리 모두의 고향"

2주간의 활동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알리는 수료식. 함께 고생하며 웃었던 지난날의 옆 동료에 대한 고마움과 소감을 한마디씩 전하고 수료증과 함께 감사함을 담아 준비한 온기패(감사패)를 받았다. 타지 청년은 "함께 살고 함께 고친 시간이 낯선 지역을 낯설지 않게 만들었다"고 말을 전했고, 지역민은 "이제 익산은 우리 모두의 고향이 되었으니 언제든 오고 싶을 땐 오라"며 품을 내주었다. 모든 이가 함께 자리한 채팅방에 종종 안부를 묻고 지내자는 약속도 더했다.

익산의 내 집, 그리고 원래 살던 도시로 돌아간 이들은 지금도 꿈 같았던 익산에서 '온기 작업단' 활동을 기억하며 새로운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에서 온 청년들은 서로의 뜻을 맞추어 7월의 마지막 날, 쪽방촌의 집 수리 봉사활동을 떠나기로 했다. 지역에 머무는 지역민들은 지역 안에서의 또 다른 집 수리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단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 가능성'을 기대하며 진행했던 이번 프로젝트의 또다른 결실이 맺어지는 방법이다.

'온기 작업단' 1기 성과공유회 헤어짐의 아쉬움과 다음을 기약한 성과공유회. 수료증과 더불어 마음을 더해 전한 온기패(감사패)를 자랑스럽게 들었다.
'온기 작업단' 1기 성과공유회헤어짐의 아쉬움과 다음을 기약한 성과공유회. 수료증과 더불어 마음을 더해 전한 온기패(감사패)를 자랑스럽게 들었다. ⓒ (유)사각사각

'온기 작업단'과 사각사각, 지역의 씨앗이 되다

이번 '온기 작업단' 1기는 단순한 집수리 관련 활동을 넘어 지역과 지역 사람, 그리고 연고 없던 타지 사람이 만나 낼 수 있는 시너지의 정도를 확인하는 구조 실험, 기술 기반 공동체 만들기, 공간과 감정의 회복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로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사각사각 또한 지역에 뿌리내린 사회적기업으로서, 단순한 기술 교육 전수를 넘어 지역사회 내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확장해 가는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기술을 매개로 한 세대 간의 연대, 타지 청년과 지역민 간의 교류, 그리고 지역공헌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며 사회적기업이 지역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은 지속 가능한 2차 가치로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 방향을 고민해 나가는 일은 사각사각에 또 하나의 즐거운 과제가 되었다.

사각사각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온기 작업단 2기'와 후속 활동을 구상 중이며, 이를 통해 기술과 공동체, 청년과 지역이 연결되는 구조를 더욱 튼튼히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 또한 예상보다 더 만족스러웠던 프로그램 진행에 칭찬하며 입을 모아 주변인들에게 적극 홍보하겠노라 약속했다. 더러는 이름을 바꾸고 다시 신청하겠다는 진담 반농담을 건네는 참가자도 있었다. 지역을 위한 활동에 힘이 되는 또 하나의 동지들이 생긴 셈이다.

'온기 작업단'은 단지 기술로 집을 고치는 활동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복원하는 프로젝트이다. 공동체, 더불어의 의미를 잃고 살아가는 나와 우리 주변, 나아가 사회 전체에 이 온기들이 전해져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많은 이들의 손길이 더해지길 바란다.

7월의 어벤져스 익산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낸 12인의 어벤져스. 각각의 개성이 모여 든든한 한 팀을 이뤄낸 그들의 모습이 든든하다.
7월의 어벤져스익산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낸 12인의 어벤져스. 각각의 개성이 모여 든든한 한 팀을 이뤄낸 그들의 모습이 든든하다. ⓒ (유)사각사각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겨레신문, 이로운넷,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라이프인, 복지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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