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 시간에 일한 건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어요. 카운터 보고, 서빙하고, 주방 왔다 갔다 하고 하루 종일 일했는데… 그걸 어떻게 하나하나 사진을 찍어요. CCTV를 보면 다 나오지 않나요?"
노동자는 분명 일을 하였다고 말하지만, 이를 증명할 자료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열악한 사업장일수록 출퇴근 기록은 물론이고 근로계약서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고를 하려면 노동자 측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과연 어떻게 노동시간을 증명해야 하는지 고민이 듭니다.
근로기준법에는 근로시간과 관련해서 여러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0조와 제53조에서는 1주 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근로기준법 제56조에서는 연장, 야간 및 휴일 근로를 하였을 때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해서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54조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탄력적 근로시간제(제51조), 선택적 근로시간제(제52조), 간주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시간제(제58조)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노동시간은 임금을 산정하는 기준이며 노동자의 건강과 삶을 지키는 최소한의 기준이기 때문에, 이를 측정하고 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노동시간은 어떻게 산정할 수 있을까요? 소정근로시간(법정근로시간 내에서 노동자와 사용자가 정한 근로시간)은 근로계약서에서 확인할 수 있고, 연장근로시간의 바탕이 되는 실근로시간은 출퇴근 기록, 사업장 출입 내역, 근무 시간표 등 전자기록을 통해 입증할 수 있습니다. 서면이나 전자기록은 대부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입증하기에 용이합니다.
그러나 영세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출퇴근카드나 근무시간 기록이 없고, 심지어 근로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노동자로서는 교통카드 사용 내역, 출퇴근을 보고한 메신저 기록, 채용공고에 기재된 근무시간, 출퇴근과 업무 중 찍은 사진, 근무일지 등 간접자료라도 모아서 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간접자료만으로는 실제 그 시간에 일하였는지는 알기 어려워 객관적인 증거로 인정받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근로시간이란 노동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이기 때문에(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도16228 판결), 노동자가 그 시간에 사업장에 머물러 있었던 것만으로는 근로시간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용자의 근로기준법 위반을 입증하기 위해서 노동자가 노동시간을 증명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여 노동자의 업무 시작시각과 종료시각을 사용자가 의무적으로 기록하고 보존하도록 하는 법률안이 발의된 바도 있습니다(장하나 의원 발의,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 의안번호 1916933, 2015. 09. 23.). 최근 노동시간 단축과 포괄 임금제 폐지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에서, 노동시간을 객관적으로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에세이 속 Q&A]
Q. 선택적 근로시간제란 무엇인가요?
A. 선택적 근로시간제란 업무의 시작 및 종료 시각을 근로자의 결정에 맡기는 유연근무제입니다. 근로자는 1개월(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 업무의 경우에는 3개월) 이내의 정산기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근로시간이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주 40시간, 일 8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수 있습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52조에 따라 근로자대표와 대상근로자의 범위, 정산기간, 정산기간의 총 근로시간, 반드시 근로하여야 할 시간대를 정하는 경우에는 그 시작 및 동료 시각, 근로자가 그의 결정에 따라 근로할 수 있는 시간대를 정하는 경우에는 그 시작 및 종료 시각 등을 정하여 서면 합의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