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0월 30일 새벽 참사 현장의 모습. 핼러윈 축제가 열리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0월 29일 밤 10시22분경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1백여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참사가 발생한 좁은 골목길 바닥에 사람들의 소지품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 권우성
30일 이태원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검찰과 경찰의 합동수사팀이 공식 출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족들을 만나 약속한 데 따른 후속조치 성격이다. 20여 명 규모로 구성된 합동수사팀은 앞으로 이미 출범한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특조위)를 도와 참사 전반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 2차 가해에 대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강제수사권이 없어 우려의 시선을 받았던 특조위 활동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측은 "다행"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오전 대검찰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검·경 합동수사팀'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하준호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사법원수원 37기)를 팀장으로 검사와 경찰 20여 명 규모다. 서울서부지검에 사무실을 두되 지휘는 대검 형사부에서 한다.
대검은 "합동수사팀은 특조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유족 의견을 폭넓게 경청함으로써, ▲특조위 진상규명조사국의 조사 결과에 따른 고발·수사요청 사건 ▲유족 면담 및 기존 기록 검토 등을 통해 확인된 수사 필요사항 ▲피해자 및 유족의 주요 고소·고발 사건 등을 집중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검은 "2024년 9월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였으나 특조위에 강제수사권이 없어 사실관계 규명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검·경 합동수사팀을 발족하여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함으로써 참사 전반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피해자 및 유족들에 대한 2차 가해 사건에도 엄정하게 대응하고자 한다"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사회적 참사 유가족 간담회를 하며 참석 유가족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합동수사팀 출범은 지난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4대 사회적 참사(세월호·이태원·오송지하차도·제주항공) 유가족 207명을 만난 지 2주 만에 나온 후속조치다. 당시 유가족들에게 깊이 허리 숙여 사죄의 인사를 한 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조위가 출범했지만) 수사권이 없으니 유족들이 답답해 한다"라면서 검찰·경찰로 구성된 조사단을 파견해 사실상의 강제수사권을 확보토록 하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또한 2차 가해 방지를 언급한 유가족의 요청에 "반드시 상설 전담 수사 조직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합동수사팀 출범에 대해 송해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한 통화에서 "충분히 잘된 일이고, 다행"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특조위 조사가 강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이런 부분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도 공감한 거 같다"라며 "이 대통령의 의지나 진정성이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조위가 활동 중인 상황에서 합동수사팀이 발족하는) 이런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특조위가 이제 조사를 막 시작한 상황이라 합동수사팀과의 연계가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지난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 한 골목에 핼러윈데이 축제로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158명이 사망하고 312명이 다친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23명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됐지만, 유가족 측은 경찰과 검찰의 진상규명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여야 합의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이 통과되고 9월 특조위가 공식 출범했지만, 사무처장·조사관 임명 지연 등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지난달 17일에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특조위 활동 기간은 내년 6월까지이고 종료 후 3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