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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평군 조종면 폭우 피해 현장
가평군 조종면 폭우 피해 현장 ⓒ 경기도

경기도 가평을 검색해 보면 대부분 이런 사진이 뜬다. 지난 7월 20일 폭우와 산사태로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차도 떠내려간 처참한 풍경. 실제로 산사태로 토사가 글램핑장을 덮쳐 고등학생 아들 1은 다친 채 구조됐으나 40대 아버지는 숨진 채 발견됐고 40대 어머니와 중학생 아들은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런 사진도 있다. 폭우 직후 35도 폭염 속에서도 열심히 수해 복구를 지원하는 자원봉사자들.

 가평군 조종면 수해복구 현장 (2025.7.23)
가평군 조종면 수해복구 현장 (2025.7.23) ⓒ 경기도

이 광경을 보면 감히 가평으로 휴가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은 사라지게 된다. 미안해서... 하지만 제발 가평 휴가 계획을 취소하지 말아달라고 강력히 호소하는 지역민의 목소리를 들었다. 지난 23일(수) 밤 '오늘의 기후 생방송'에서 가평 지역 기후특파원인 정연수 가평자연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은 본인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가평 지역 수해 복구 상황을 전하면서 방송 듣는 청취자들께 꼭 드릴 말씀이 있다며 이렇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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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 복구에 정말 무진 애를 써 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리고요, 중요한 공지가 하나 있습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거든요. 가평의 도로나 피해 시설들도 이제 민관 합동으로 빠르게 복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평 지역으로 여름 휴가를 계획했던 분들 취소하지 마시고 가평에 오셔서 이용해 주셔야 더 빨리 극복됩니다. 네, 정말 올 여름도 가평 많이 찾아 주시면 친절하게 모실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정연수 가평자연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2025.7.23. OBS 오늘의 기후)

휴가를 와주시는 게 복구를 돕는 거라는 그의 말은, 단순히 지역경제 회복 차원의 바람을 넘어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설득력이 있다. 지금 내린 폭우는 '국지성 집중 호우'이다. 국지성, 즉, 매우 좁은 지역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다는 뜻이다.

가평군의 면적(843.66㎢)은 서울특별시(605.25㎢)보다 약 1.4배 넓다. 이번에 집중 피해를 입은 조종면은 가평군에 있는 5개 면 1개 읍 중 하나다. 설악면, 상면, 북면, 청평면, 가평읍 그리고 조종면. 다른 읍면에도 비가 많이 왔지만 조종면에 내린 폭우에 비하면 강도가 현저히 낮았다. 심지어, 같은 조종면 내에서도 폭우의 강도가 달랐다. 조종면의 면적은 311㎢로 서울시의 절반 수준이나 된다. 당시 강수량을 보면 이렇다.

시간당 최대 강우량 110mm (조종면 북쪽에 설치된 가평군 기상관측장비)
시간당 최대 강우량 76mm (조종면 남쪽에 설치된 기상청 기상관측장비)

똑같은 조종면의 강우량이 북쪽 장비와 남쪽 장비 간에 무려 34mm나 차이가 났다. 이 때문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7월 20일, 가평군은 자체 장비 관측 결과를 토대로 시간당 110mm가 왔다고 발표했고, 기상청은 기상청 관측 결과를 토대로 76mm라고 발표해 기자들 사이에서 도대체 같은 지역 관측 수치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느냐며 혹시 축소나 확대한 거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기후위기로 인한 국지성 괴물 폭우는 한쪽에서는 수해 복구와 수색 작업이, 다른 한쪽에서는 예정대로 휴가를 와달라는 일상의 회복 호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흙이 물을 많이 머금고 있다는데 추가 산사태 우려는 없는가? 이에 대해 24일 밤 출연한 이태선 경기도 산림녹지과장은 이런 말을 했다.

낮은 산도 집중호우에 무너지는 광경을 봅니다. 예측할 수 없는 국지성 호우에 대비해 경기도에서는 독거노인, 장애인 등 재난취약계층의 대피 체계를 별도로 구축해 1:1 매칭으로 재해 취약자의 대피를 돕고 있으며, 사방 사업을 산사태 취약 지역 위주로 집중 시행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특히, 토석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사방댐 설치 수가 24년 20개소 → 25년 60개소로 세 배 늘었고, 임도 정비, 숲가꾸기, 사면 보강 등을 통해 산림의 구조적 안정성도 향상되고 있습니다.

산불과 산사태 그리고 탄소흡수원인 산림의 지속가능한 관리. 이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우리 눈 앞에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런 작업이 국가적으로 체계화되고 있고, 이를 어떤 나라에서는 백년 숲 가꾸기로, 어떤 나라에서는 그린딜, 그린뉴딜로 정의하며 국가적 역량과 재정을 투입한다. 우리에게도 걸맞은 논의 구조와 예산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용]
- 김도윤, '가평군 발표 20일 시우량 110㎜…기상청 76㎜와 차이 '갸우뚱' (연합뉴스, 2025.7.24, https://www.yna.co.kr/view/AKR20250724058400060)
- 정연수, '이 시각 가평 날씨와 재해복구 현장연결' (OBS 라디오 오늘의 기후, 2025.7.23.)
- 이태선, '물폭탄 산사태, 예방과 대비' (OBS라디오 오늘의 기후, 2025.7.24,)

덧붙이는 글 | 오늘의 기후는 OBS 라디오( FM 99.9)를 통해 매일 오후 6시~8시 방송되고 있는 지상파 라디오 최초의 기후변화 매일 프로그램입니다.


#기후변화#가평#폭우#산사태#수해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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