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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 재판 박정희 대통령 ‘시해’ 혐의로 재판정에 선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모습
김재규 재판박정희 대통령 ‘시해’ 혐의로 재판정에 선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모습 ⓒ 국가기록원

이른바 '10.26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형사재판 재심이 시작된 가운데, 부마민주항쟁 관련 단체들이 "박정희 유신독재의 본질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과거 유신에 저항한 당사자들이 재심 관련 성명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45년 만의 재심에 부마항쟁 단체가 성명을 낸 이유

22일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에 따르면, 하루 전 재단을 포함해 부마민주항쟁경남동지회·부마민주항쟁마산동지회·부마민주항쟁부산동지회·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10.16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등 7개 단체가 김 전 부장의 재심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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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집행 45년 만에 다시 법원이 사건 재검토에 나서자 부마 단체들은 "우리는 김재규와 관련 5인의 재심이 단지 개인의 명예 회복에 그치지 않고 유신체제가 만들어낸 국가 폭력의 본질 재조명,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고통받은 수많은 민중의 역사와 고통을 복원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유신체제는 삼권 장악을 통해 박정희 일인 종신 집권을 꾀한 상시적인 내란 체제였다"라며 김 전 부장의 결단이 독재의 종말을 앞당겼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는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부마민주항쟁의 정신과 궤를 같이하는 면이 있다"라고 추가적 의미를 부여했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에게 총을 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같은 해 12월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후 대법원 상고가 기각되면서 사건 6개월 만인 이듬해 5월 형이 집행됐다. 박 전 대통령의 사망은 날짜의 상징성 때문에 '10.26 사건'으로도 불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재심을 결정한 법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재심을 결정한 법원. ⓒ 김보성

이를 놓고 김 전 부장의 유족은 "사법부 치욕의 역사"라고 주장해왔다. 2020년 시작한 재심 청구가 4년 만에 받아들여진 뒤 지난 7월 열린 재심 첫 공판에서 동생인 김정숙(86)씨는 오빠의 발언을 열거하며 "내란 목적 살인죄의 무죄"를 촉구했다. 당시 김 전 부장은 "국민의 많은 희생을 막기 위해 내가 혁명을 한 것"이라고 최후 진술했다.

변호인단 또한 유신독재에 마침표를 찍은 행위에 대한 재평가와 비상계엄 위헌·위법성과 졸속 군사재판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무죄 논리를 전개했다. 무엇보다 "새롭게 들어선 신군부가 정권 탈취 의도에서 내란 프레임을 씌우고 사건을 왜곡했다"라고 지적했다.

부마단체는 김 전 부장이 독재 유지·강화에 관여한 핵심 권력자 중 한 명으로 그 책임에선 자유롭지 않지만, '박정희 시대'의 종식을 만들어낸 것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이런 이유로 이번 재심이 민주주의 파괴로 얼룩졌던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본다.

김종기 부마재단 상임이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재심을 둘러싼 부마 단체의 첫 성명"이라며 "김재규가 핵심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법살인의 희생자였던 만큼 이를 바로 잡고 동시에 유신의 폭압, 반인권, 반민주성을 동시에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더 컸다"라고 말했다.

한편, '10.26 사건' 전인 1979년 10월 16일 부산과 경남 마산(창원)에서 일어난 부마항쟁은 시민들이 박정희 유신독재에 격렬하게 항거한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말한다. 지역에서 '유신 철폐' '독재 타도'를 외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박 전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하며 이를 강제로 억눌렀다. 이 과정에서 정권의 심장부에서 내분이 일었고, 열흘 후 김 전 부장이 박 전 대통령을 저격하면서 유신체제가 붕괴했다.

#김재규#재심#박정희#부마민주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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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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