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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 남소연

이재명 정부의 초대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로 이진숙 전 충남대학교 총장이 내정돼 인사청문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고등학교에서 30년 가까이 재직하며 수업, 담임, 입시지도, 행정까지 두루 경험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교육'을 쉽게 단언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나는 어디 가서 감히 교육 전문가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런데 언론에 등장하는 이른바 교육전문가들을 보면 이렇게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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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근처에도 못 가는데, 저 사람은 어떤 경력으로 전문가라 불리는 걸까?'

27년차 교사인 나에게도 이번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두 딸이 중학생 시절 미국 유학을 떠난 뒤 줄곧 미국 학교만 다녔다는 사실, 유학 기간 불법 체류 의혹, 6억 원이 넘는 유학비용, 논문 표절과 제자 논문 도용 의혹 등은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충분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더 근본적인 의문은 '과연 이 후보자가 대한민국 교육을 이끌 자격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교사로서, 또 교육운동 주변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입장에서 보아도 이진숙 후보자에게서 교육 관련 공개 활동이나 발언, 시민단체 연계, 교육정책에 제언 등의 경력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고등교육기관 총장 재직 이력이 있긴 하지만, 유·초·중등 교육과 관련된 구체적인 행보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일부 보도를 보면 이 후보자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추진에 관여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 한 가지 이력만으로 대한민국 교육 전체를 책임지기엔 역부족이다.

교육부는 유아부터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관할한다. 장관 후보자에게 모든 분야의 전문성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교육에 대한 이해와 현장에 대한 감각은 요구되는 자질이다. 적어도 '초중등 교육'에 일정 부분 발을 담근 경력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최소한 초·중등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 활동, 학부모 단체나 교육 시민단체 활동, 교육정책과 관련한 서명운동 참여 아니면 칼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교육 문제를 제기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정보로는 이런 활동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진숙 장관 후보자가 내세우는 수많은 경력 중 교육운동과 관련된 이력 또한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만약 있다면 보도자료나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당당히 자랑해 주길 바란다. 도대체 어떤 근거로 이 분이 대한민국 교육의 수장 자격이 있다고 판단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역대 교육부 장관 중 교사 출신 사실상 '0명'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런 우려는 드러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질의 속에서 드러난 한숨과 아쉬움은 교육부 수장으로서 후보자의 역량에 대한 불신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이진숙 장관 후보자는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유보통합,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고교학점제 등 핵심 정책 질문에 대해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전문성이나 최소한의 관심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부족한 점이 많다"고 인정하는 자세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태도만으로 교육부 장관으로서의 자질을 입증하긴 어렵다.

이번 교육부 장관 내정 발표와 청문 과정을 보면서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라는 의아함과 더불어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또 교수인가'였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내가 교사라는 이유 때문은 아닐 것이다.

물론 교육부가 유치원 이전 단계부터 초·중·고등학교, 대학교와 대학원, 나아가 평생교육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관할한다는 점에서 초·중등 교육 관련자나 교사 출신이 반드시 교육부 장관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절대적인 당위라 할 수 없다.

그러나 최소한 한 번쯤은 교사 출신이나 유·초·중등 교육 전문가가 교육부 장관을 맡는 것도 필요하다는 주장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번 장관 인선과 동시에 발표된 교육부 차관 역시 고등교육(대학교육정책) 담당자인 점을 고려할 때,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런 주장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역대 교육부 장관의 면면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정치권과 권력자들이 교사를 어떻게 생각해왔는지, 지금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역대교육부 장관과 경력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현재까지의 역대 교육부 장관과 그 주요 경력. 교사 출신이 사실상 "0명"이다. 왜 그럴까? 그들이 교사를 어떻게 보는지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증거 아닌가?
역대교육부 장관과 경력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현재까지의 역대 교육부 장관과 그 주요 경력. 교사 출신이 사실상 "0명"이다. 왜 그럴까? 그들이 교사를 어떻게 보는지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증거 아닌가? ⓒ 김행수

초대 안호상, 2대 백낙준, 3대 김법린, 4대 이선근, 5대 최규남, 6대 최재유, 7대 이병도, 8대 오천석, 9대 윤택중, 10대 문희석, 11대 김상협, 12대 박일경, 13대 이종우, 14대 고광만, 15대 윤천주, 16대 권오병, 17대 문홍주, 18대 권오병, 19대 홍종철, 20대 민관식, 21대 유기춘, 22대 황산덕, 23대 박찬현, 24대 김옥길, 25대 이규호, 26대 권이혁, 27대 손제석, 28대 서명원, 29대 김영식, 30대 정원식, 31대 윤형섭, 32대 조완규, 33대 오병문, 34대 김숙희, 35대 박영식, 36대 안병영, 37대 이명현, 38대 이해찬, 39대 김덕중, 40대 문용린, 41대 송자, 42대 이돈희, 43대 한완상, 44대 이상주, 45대 윤덕홍, 46대 안병영, 47대 이기준, 48대 김진표, 49대 김병준, 50대 김신일, 51대 김도연, 52대 안병만, 53대 이주호, 54대~55대 서남수, 56대 황우여, 57대 이준식, 58대 김상곤, 59대 유은혜, 60대 박순애, 61대 이주호 (역대 교육부 장관 순)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진숙 장관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제62대 교육부 장관이 된다. 이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7년이 흐르는 동안 교육부 장관은 61번 교체되었다는 뜻이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하면서 정작 교육부 수장의 평균 임기가 1년 1개월밖에 안 된다는 의미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더욱 놀라운 점은 61대에 이르는 교육부 장관 중에서 '형식적'으로라도 교사 출신은 단 5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중 3명(이승만 정부 4대 이선근, 장면 정부 8대 오천석, 박정희 정부 14대 고광만)은 일제강점기 시절 교사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즉, 해방 이후 사실상 교사 출신 교육부 장관은 단 2명(김영삼 정부 33대 오병문, 노무현 정부 45대 윤덕홍)에 불과하다. 물론 교사 경력이 있지만 이를 크게 내세우지 않아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일제강점기 교사 경력은 당시 고등학교와 대학의 구분조차 없던 시절이어서 논외로 치더라도, 해방 이후 교사 경력이 있는 두 장관 역시 '교사 출신'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하다. 오병문 장관은 약 3년, 윤덕홍 장관은 대학 졸업 직후 약 12년 교사 생활을 했지만, 두 사람은 대부분의 경력을 대학교수와 총장으로 쌓았고, 이러한 경력이 교육부 장관 임명의 배경이 되었다. 교사 경력만으로 장관이 되었다고 할 수 없다.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육부 장관은 교수, 학장, 총장 등 고등교육계 인사였으며, 이들의 전공도 교육분야보다 경제, 경영, 법학, 행정 등 비교육 분야가 훨씬 많았다. 이해찬, 유은혜 전 장관처럼 교육 관련 경력이 없는 정치인 출신도 적지 않고, 군사독재 시절에는 문희석, 홍종철처럼 군인 출신, 검사, 판사 출신 교육부 장관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61대 교육부 장관 중 초·중등 교육 배경과 경력을 바탕으로 교육 수장을 맡은 사람은 '사실상 한 명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교육과 초·중등 교육 경력을 나누어 봤을 때 적어도 절반 정도는 해당 경력을 가진 인사가 있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일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최소한 1/4, 혹은 몇 명이라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실상은 '0명'에 가깝다. 왜 그럴까?

이는 단순히 '교수는 박사, 교사는 학사'라는 학력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 과거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박사 학위를 지닌 교사도 많다. 또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교육행정을 경험한 교사 출신도 적지 않다.

직접 이름을 밝히진 않겠지만, 최근 국회의 비례대표 예비후보 중에도 교사 출신이 있고, 전국 각지에서 교사 출신 교육감도 배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이들은 교육부 장관 후보로 검토조차, 거론조차 안 되는 것일까?

'그들에게 묻고 싶은 학교, 교사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교육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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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수 (hs1578) 내방

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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